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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Jul 14. 2019

덕후시점 넷플릭스 오리지널<기묘한 이야기3> 관전포인트

내가 꼽은 넷플릭스 띵작 에버, 스포 & 결말 주의

기묘한 이야기 덕후로서, 아무것도 모르고 봤을 때 재미가 극에 달하는 스토리기 때문에 최소 시즌1은 정주행한 뒤 이 글을 읽어주시길 조심스레 추천합니다..ㅎ 


기묘한 이야기에 입덕하다.


재작년인가 넷플릭스 한 달 무료보기를 했다가, 생각보다 잘 안 보게 되길래 취소시켰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지난달,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가 그렇게 재밌더라는 소문이 돌았고, 팔랑귀인 나는 또다시 넷플릭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웬걸? 너무 재미있는 것 아닌가 


재미 + 스릴 + 액션 + 미스테리한 스토리 + 매력 넘치는 등장인물들까지 모든 것이 내 취향을 저격했고, 시즌1과 시즌2를 일주일 만에 정주행 하며 매일 아침 충혈된 눈으로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기묘한 이야기 포스터

지난 시즌1-2를 요약하자면, 1980년대 미국 인디애나주 호킨스 마을에서 발생한 윌의 실종사건과 초능력을 가진 엘의 등장과 함께 말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들이 발생한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이크와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은 하나 둘 단서를 찾아가는데, 찾을 수록 기묘하다 기묘해. 모든 사건은 뒤집힌 세계에서 온 괴물 데모고르곤과 중심에서 무수한 데모고르곤들을 조종하는 마인드플레이어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고, 그들과 맞서기 위해 각종 공포스러운 상황들을 겪는다. 다행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엘의 초능력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고, 뒤집힌 세계와 현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를 닫아버리며 시즌2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시즌1 때는 이 영문 모를 사건들이 대체 왜 일어나는 건지 몰입해서 보느라,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실마리가 풀려갈 때마다 소오름이 돋으며 그 와중에 재미와 스릴이 넘쳤다면, 시즌2는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떨어졌던 것 같다. 그러나 시즌1이 너무 강렬했을 뿐, 결코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스토리 전개나 스릴은 여전했고 분명히 재밌었다. 




<기묘한 이야기> 팝업 스토어, 넷플릭스 열일했다.


정주행이 끝나고, 짧았지만 달콤했던 '기묘한 앓이'에 대한 후유증으로 아쉬워하던 중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소식을 듣게 되었고(1차 흥분), 심지어 한국의! 홍대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2차 흥분!) 주말이 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갔다.


<기묘한 이야기> 곳곳을 재현해둔 팝업 스토어

넷플릭스가 열일했다. 이 곳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마치 어린 시절을 함께 해온 해리포터 마을의 실사판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직접 봤을 때의 벅찬 두근거림과 유사하달까?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재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팝업스토어에선 시즌3에 대한 스포보다는, 시즌1-2에서 볼 수 있었던 아이템들을 많이 담으려 했던 흔적이 보였다.




그리고 7월 4일, 

<기묘한 이야기>시즌3 공개!



그렇게 기다리던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떴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사실 하루 만에 다 볼 수도 있었지만 정말 아끼고 절제해서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에 하루 하나씩 보려 했다. 기사에 의하면 <기묘한 이야기> 시즌3 공개 4일 만에 4천만 시청 가구를 끌어들이며, 넷플릭스 작품 중 최고 시청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역시 갓b


한 달(내 기준으로)을 손꼽아 기다린 보람이 있다. 스릴, 공포, 재미, 감동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다 갖춘 게 시즌3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내가 꼽은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볼까 한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팬 서비스 충만했던 캐릭터 소개


<기묘한 이야기 1>의 귀여운 엘
<기묘한 이야기3>의 예쁨 돋는 엘과 맥스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확 와 닿았던 부분은 마냥 애기애기했던 등장인물들이 훌쩍 커버렸다는 것이다. 어릴 적 매일 몇 시간씩 즐겨하던 보드게임은 시시해하고, 연애를 하고 이성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하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캐릭터와 함께 성장한 배우들의 모습에서도 조금씩 성숙미가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특히 시즌1,2의 장면이 회상될 때 더욱 잘 와 닿는다. 보는 내내 잘 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전히 귀엽다ㅋㅋ


특히 이번 시즌은 팬서비스 차원인 건지 모르겠지만(?) 초반에 캐릭터 소개를 꽤 디테일하게 보여주며 주인공들을 오랫동안 그리워해 온 팬들을 위한 장면들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에선 거의 등장인물 소개가 나왔던 것 같은데 '우리 많이 보고 싶었지? 실컷 봐~'하는 느낌이 있다. 덕후는 행복합니다ㅠㅠ




1980년대 배경의 레트로풍의 다채로운 컬러, 왜 이렇게 트렌디해?


<기묘한 이야기3>의 1980년대 다채로운 컬러

<기묘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 시즌 대비 시즌3에서 특히 돋보이는 건 영상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컬러다. 레트로 하면서도 비비드하고 강렬한 색감이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예쁘다. 의상과 배경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시즌3에선 화려한 스타코트 쇼핑몰을 배경으로 한 사건이 많아서인지 더욱 찰떡이다. 


매 시즌 파격적으로 변신하는 엘의 스타일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다. 꼬맹이인데 나보다 옷을 잘 입는 것 같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다음날 나도 모르게 비비드 한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내 모습을 보며 혼자 피식해버림..ㅎ  


<기묘한 이야기 2>의 1980년대 모노톤의 컬러



<기묘한 이야기>에서 없으면 서운한 동시다발적인 단서 찾기와 새로운 그룹의 추가


<기묘한 이야기> 매 시즌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각 인물들이 그룹으로 흩어져서 동시다발적으로 단서를 찾고, 마지막 순간에 다 같이 모여 단서를 조합하는 방식의 전개이다. 그 와중에 각 그룹은 전 연령을 다 어우르는데, 아이들부터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 부모님들까지 있다. 시즌3에선 여기에 매력 넘치는 그룹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여러 그룹이 있다고 해서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헷갈리거나 방해되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각 그룹에서 볼 수 있는 대화와 고민거리, 그리고 그들만의 케미는 더욱 재미를 더한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모든 그룹이 하나로 모여 단서가 조합될 때의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첫 번째 그룹(아이들) - 엘, 마이크, 루카스, 윌, 맥스
두 번째 그룹(사회초년생) - 마이크 누나 낸시, 윌 형 조나단
세 번째 그룹(어른) - 경찰서장이자 이제는 엘의 새아빠 짐, 윌 엄마 조이스
네 번째 그룹(NEW) - 의외의 꿀 조합 로빈, 스티브, 더스틴, 그리고 사진엔 없지만 루카스 동생 에리카




데모고르곤은 날로 진화하고, 이제 엘도 벅차다


데모고르곤이 점차 버거워지는 엘

괴물 데모고르곤은 매 시즌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등장했다. 그래서 더욱 심장을 쫄깃하게 하고, '다음 에피소드 바로 재생'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지난 시즌에선 결정적인 순간마다 엘의 초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면(장면마다 폭발하는 언니미는 정말이지 심쿵ㅎ) 시즌3에서 엘은 초능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기존에 엘에게 의존하고 주로 서포트해왔던 인물들이, 이번 시즌에선 엘을 보호하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힘이 되며 함께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이 데모고르곤에게 발목이 붙잡혀 끌려가는 아찔한 순간에 총을 쏘고 도끼로 내리찍으며 구해주는가 하면, 다시 한번 마주하는 엘의 위기의 순간엔 폭죽을 터트리며 주위를 분산시켜 구출해낸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에서는 엘의 초능력 없이 기기를 멈춤으로써, 뒤집힌 세계와 현 세계의 통로를 막아 마인드플레이어와의 연결을 끊어버리며 아이들을 구출하는 조이스와 짐의 활약이 돋보인다. 물론 짐이..(아니다 이건 밑에서 다시 언급하겠다ㅠㅠ)


어찌 되었든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 버린 엘의 초능력, 그리고 그렇게 시즌3가 끝나버렸는데. 엘도 점차 초능력을 잃으며 평범한 아이들처럼 지낼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 다음 시즌이 살짝 걱정되기도 하다. 물론 다음 시즌엔 초능력이 돌아오겠죠..? 몰라 벌써 궁금하다ㅠㅠ


 


결말이 너무 슬프잖아


사실 지난 시즌에서도 희생되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주 역할을 하던 인물이라기보다는 갑자기 등장해서 서브 역할을 해왔던 인물들이었기에 안타깝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즌3에서는 너무 결정적인 인물들이 죽는다. 진짜 예상도 못했던 인물들이.


시즌3에서 데모고르곤의 메인 숙주였던 빌리

처음부터 나쁜 사람 없다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점점 삐뚤어졌던 빌리. 언제나 맥스를 괴롭히며 악역으로 비쳤지만, 사실 그도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비록 마인드플레이어의 숙주 역할을 하며 시즌3 내내 너무나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짓을 해온 그였지만, 마지막 순간 엘을 지키기 위해 맨손으로 맞서 싸우며 본인을 희생한다. 그걸 바라보며 울부짖는 여동생 맥스.. 하 이렇게 죽이지 말라구욧 



짐의 마지막 순간

무한 자신감에 센 척 폭발 경찰서장 짐 호퍼. 폭력적이긴 하지만 언제나 직접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하고, 엘 앞에선 서툴지만 자상한 아빠의 역할을, 조이스에겐 쪼잔하지만 멋진 남자가 되고 싶었던 그. 아찔한 순간에 늘 그가 있었지만 언제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기에 <기묘한 이야기>의 최강 캐릭터가 되겠군 예상했었다. 근데 왜.. 짐이 죽어요.. 그렇게 고대하던 조이스에게 데이트 신청도 받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짐의 편지를 읽으며 엘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내레이션으로 전달될 땐 너무 슬퍼서 미친 거 아니야 생각했고, "이런 나를 생각해서 방문은 10cm만 열어둬라." 하는 마지막 문장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버렸다 꺽꺽ㅠㅠ


엘도 드디어 좋은 아버지를 만나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나 했는데 다시 혼자가 되는 것 같아 더욱 슬펐고, 만나는 사람마다 목숨을 잃는 조이스 역시 평생 아들을 바라보며 혼자 지내야 하는 건가 안타까웠다. 다행히 조이스네가 엘을 거두고 이들은 호킨스 마을을 떠나며 시즌3가 종료되었다. 시즌4가 나올 예정이라는 게 너무나 명확한 결말이었지만, 아 몰라 너무 슬프잖아.. 정말 예상치 못한 인물의 죽음이었다. 


라고 했지만,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러시아인의 "아니, 미국인 말고" 라는 대사와 함께 짐이 아직 살아 있다는 내용을 암시한다. 날 정말 들었다 놨다하는 <기묘한 이야기>다 휴






그렇게 재미와 스릴, 감동 모든 것이 완벽했던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정주행을 완료하게 되었다. 또다시 도져버린 '기묘한 앓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정주행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볼 생각이다ㅠㅠ 


<기묘한 이야기> 때문에 넷플릭스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대한 기대치도 엄청 높아졌다.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무엇을 보며 이 헛헛함을 달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묘한 이야기 다음 시즌을 손꼽아 기다리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일이 많아 피곤한 와중에도 <기묘한 이야기> 볼 생각에 퇴근 시간을 떠올리며 활기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고마워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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