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by Iknownothing

탄소 기반의 생명체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조금 더 작은 존재로.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몸뚱이는 무겁고 둔탁하다.


단테의 신곡 중 고통이라는 생명력에 팔딱거리는 지옥을 본 후, 천국편을 읽자마자 상상치 못했던 모습에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다. 빛. 빛이 된 인간.


그리하여 단테는 찬란한 빛의 강물을 보게 되었다. 영혼의 불꽃들이 이로부터 나와 꽃 위에 앉고 다시 심연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괴테, 신곡


사람은 사람으로 채워질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능하다고 믿고 소소하게 보듬는 모습들은 사랑스럽다. 그런 사람이 아니면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평생을 비밀을 파헤치며 살아온 자들이 존경스럽다. 28살을 먹은 지금에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억울하고 슬프지만, 그래 지금이라도 생각하는 게 어디야.





작가의 이전글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