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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윤 Jul 06. 2021

공황장애수기 #2

저녁약을 복용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어질어질하다. CD플레이어로 산울림의 베스트앨범 1장을 듣는다. 돈이 아까워서 음원어플을 쓰지 않고 있는데, 이런 레트로한 취미가 생기기도 하네. 담백하고 느긋한 음악.


공황은 불시에 놀라면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인데, 이게 시도 때도 없이 심각하게 발생하면 문제가 된다. 이유가 없진 않더라. 아주 사소한 것도 스위치가 켜지는 원인이 된다.


저녁에 먹는 약은 매우 독하다. 복용 후 12시간은 기절하듯 잠을 잔다. 두통이 심하고 거동이 어렵다. 백혈구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하다.


너무 어지러운데 잠이 안올 때는 고통스럽다.


잠에서 깼다. 어지럽다. 처음 약을 복용했던 그날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쓰러지려고 한다. 움직이는 게 매우 위험하다. 화장실 다녀오기조차 어렵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이시간을 추억할 수 있을까.


새벽에 또 잠에서 깼다. 약의 부작용으로 두통이 매우 심하고 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다. 그저 다시 잠이 들기를 바랄뿐이다. 이렇게 기록한 것이 훗날 작은 추억이 되기를...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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