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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Mar 22. 2022

재미있게 이해하는 블록체인의 역사 - 1편

블록체인을 마을로 비유하다 

재미있게 이해하는 블록체인 역사 시리즈 - 1편 


이제는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에 대해서 들어봤겠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 주제를 어려워한다. 나도 블록체인을 처음 알게 된 건 2017년이었지만 진지하게 공부를 시작한 건 작년이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재미없었다. 결국 꾸역꾸역 정보를 머릿속에 밀어 넣었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블록체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들을 작성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재미있게 이해하는 블록체인 역사 시리즈 - 1편>에서는 블록체인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블록체인은 왜 혁신적인지 이 두 가지만 다뤄보도록 하겠다. 




#1. 블록체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블록체인 개념은 20세기부터 고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주목을 받지 못했었는데 이는 당시의 대중들이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사람들은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자본주의 체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중앙 집권화된 권력체계들이 정보와 힘을 독점하면서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서 탈중앙화의 필요성이 화두 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조직들은 중앙 집권화된 조직체계들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CEO와 이사진의 의사결정에 따라 움직이고 (권력의 중앙집권화)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온라인 서비스들은 서비스 제공자가 콘텐츠를 통제한다 (정보의 중앙집권화). 페이스북이 원한다면 게시글을 검열할 수 있고 아마존이 고객정보들을 활용하여 돈을 벌듯 중앙 집권화된 조직들은 권력과 정보를 장악하여 이익을 창출해왔다. 


중앙화 된 집단 VS 탈중앙화 된 집단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놀랍지는 않다. 소수의 인원이 다수의 조직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구조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왕과 백성들, 대통령과 시민들, 사장과 직원들, 사회 대부분 조직구조들은 그 구성원들의 명칭만 달라졌을 뿐이지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어 왔었다. 이는 나쁜 구조만은 아니다. 효율적이고 간단명료하니까. 



중앙화 된 조직의 문제점 : 공격에 대한 취약성, 도덕적 해이, 의사결정 구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앙화 된 조직들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금융위기에서 은행들을 통해 단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는데, 크게는 다음 세 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공격에 대한 취약성 

권력과 정보가 조직의 심장부에 집중되면서 이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요즘은 해킹 등 인터넷을 활용한 공격이 늘어나면서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해진 공격들을 막아내기가 어려워졌다. 이는 조직의 금전적 손해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도덕적 해이 및 권력 남용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자신들이 어떤 리스크에 노출되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은행이 잃은 돈은 은행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기에 제대로 돈을 관리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를 무시한 채 탐욕에 빠져 더 많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되었다. 


도덕적 해이는 물론 테크 기업들에서는 권력 남용의 사례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글로벌 테크 대기업들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심지어 이 데이터를 판매하기까지도 한다. 과연 기업들은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남용할 권리가 있는가?


조직에서 소외된 다수의 구성원들

중앙화 된 조직에서 구성원은 별다른 힘이 없다. 조직이 자신의 의견과 상반되는 결정을 하더라도 구성원들은 그저 따를 수밖에 없다. 대중들은 이러한 구조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프랑스혁명이 하나의 예시겠지만 세계사는 수많은 쿠데타의 역사로 쓰여있다. 



비트코인의 탄생으로 주목받게 된 블록체인, 중앙 집권화된 조직에 대한 도전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사람/조직이 P2P 전자화폐 시스템인 비트코인에 관한 논문을 공개하였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탈중앙화 된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우리는 "미들맨"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미들맨은 중개자, 중재의 역할을 하는 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동안 거의 모든 금융거래에서는 미들맨이 존재했다. 내가 친구에게 돈을 이체할 때 은행이나 토스와 같은 페이 시스템으로 거래를 하는 것처럼 미들맨은 그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런데 미들맨이 수수료를 떼고, 중앙 집권화된 조직의 단점을 보이면서 그들은 다른 이름으로 둔갑하여 우리 곁에서 좀 더 친근한 이름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사토시는 최초로 플랫폼 없는 거래방식을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은행을 예시로 들면, 은행들은 내가 친구에게 돈을 보낼 때 내 계좌에 있는 돈을 차감하고 친구의 계좌에 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Book Keeper (원장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은행 없이 돈을 보내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여기서부터가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이다. 


세상에 "블록체인 마을"이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블록체인 마을에서는 미들맨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 간의 거래 기록을 한 곳에서 보관하지 않는다. 대신 거래가 발생하면 이 정보를 모든 마을 주민들에게 알린다. 내가 친구에게 돈을 보냈으면 이 사실이 마을 구성원 모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매번 모든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하면 마을이 꽤나 시끄러워질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10분마다 마을에 일어난 거래들을 기록하여 이 정보들을 블록에 담기로 했다. 10분마다 생겨난 블록들은 서로 연결되어 블록체인을 이루게 된다. 


어느 날, 유명한 해커집단이 블록체인 마을을 찾아왔다. 이 해커집단은 "플랫폼 마을"의 중앙은행을 해킹하여 모든 장부들을 조작해 "플랫폼 마을"의 금융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이걸로 재미를 본 해커집단은 블록체인 마을에서도 해킹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이내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킹을 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블록체인 마을에서는 다수의 인원을 동시에 해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사 해커들이 나의 장부를 조작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다른 마을 주민들이 제시하는 동일한 장부가 있기에 나의 장부와 비교해보면 내 장부가 잘못된 장부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심지어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이 시스템을 해킹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부분은 코인 채굴에 관한 부분인데, 더 상세하게 얘기하지 않고 넘어가겠다). 


결국 블록체인 마을은 은행 없이도 마을 사람들 간의 거래를 할 수 있었으며 해커들의 위협에서도 안전할 수 있었다. 같은 시기에 "플랫폼 마을"은 해커들에게 해킹을 당했고, 부정부패로 유명한 "탐욕 마을"에서는 은행 담당자들이 마을 사람들의 돈을 잘못 투자하여 돈을 날려먹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블록체인 마을 사람들은 투명하고 안전한 장부 거래를 통해서 수많은 위협 속에 안전할 수 있었다. 


행복한 블록체인 마을 사람들 


#2. 블록체인은 왜 혁신적인가?


위 예시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이 왜 혁신적인지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기술의 혁신성은 기술의 파급력과 직결된다. 세상을 더 많이 바꾸고 더 큰 영향을 가져올수록 그 기술은 혁신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까? 


가장 먼저 바뀌는 건 전통 금융 시스템이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예치된 돈을 투자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였다. 금융에서 블록체인은 은행의 전통적인 역할들을 대체함은 물론이고 기존 핀테크 회사들의 영역까지도 넘볼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및 국외 송금, 자금 예치, 통화거래 등 모든 금융활동들에 사정권에 있다. 미들맨이 없어지면서 참여 구성원들의 역할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의 글에서 다루겠지만 이제는 구성원들이 직접 돈을 빌려주고,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안전성에 기여하고 중요한 안건에 대해 투표하는 등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낼 것이다. 그리고 커뮤니티는 커뮤니티에 기여한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상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바뀌는 것은 인터넷 비즈니스들이다. 플랫폼 경제들은 모두 블록체인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유저들끼리 알아서 연결되는 우버, 애어 비앤비,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구글 등 모든 카테고리의 비즈니스들이 블록체인 기업에 의해 무너지거나 블록체인 기술로 재편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수천 년 동안 믿고 따라왔던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사상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설사 기존 중앙 집권화된 체계들이 유지되더라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세스가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아니더라도 학교나 정부 등 많은 조직들이 예전보다 덜 중앙화 된 모습으로 개편하게 될 것이다. 시민들은 더 이상 투표 조작, 미디어 검열, 부정부패 등 소수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다수를 지배하는 광경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의 힘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대가 올 것이다. 다가오는 블록체인 세계에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자산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고 (NFT), 출판사나 기획사 없이 콘텐츠를 창조하며, 기업과 사회가 만든 불합리함을 발견하고 지적할 수 있으며 더 이상 목소리가 묻히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체계들과 전혀 다른 블록체인이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지에 대해 앞으로의 콘텐츠들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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