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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 이야기집 Oct 14. 2024

쿠심 인터뷰 비하인드

2021. 10. 4 발행글

�예림 | 나는 뭔가 이 전체? 본 느낌이 재윤이가 진짜 여행을 잘 다녀왔구나- 일단 이런 느낌을 받은 것 같애. 이런 느낌을 좀 받은 것 같고, 뭔가 되게 편안한 여행? 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그런 느낌들을 받았던. 아 뭔가 되게 평화롭게? 되게 소음이 별로 안 느껴지는 느낌?

�쿠심 | 뭐가 별로 안 느껴져요? 소음! 아 맞죠.

�예림 | 뭔가 소음이 별로 없는. 소음이 뭔가 별로 안 느껴지는 느낌. 그러니까 뭔가 되게..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그 진공 상태에 있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나도 그냥 말하면서 그냥..

�쿠심 | 아 조용할 테기는 해요. 네 그 생각을 못하긴 했는데. 시끄러운 곳도 아니고.

�예림 | 어. 그래서 약간 난 그런 느낌을 일단 좀 받았던 것 같아

�예림 | 그래서 나는. 사실 어떻게 보면은 결국에 이런 사진전 같은 거는 셔터를 딱 누르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좀 든 거야. 그래서 이 사진을 찍은 사람한테 그걸 물어보고 싶더라고. 뭔가 이 서터를 누른 타이밍이 언젠지. 그러니까 내가 셔터를 누르게 만든 것들이 무엇인지가 궁금했어

�쿠심 | 어디부터 드려야 하지 일단 저 작품 전시 설명 드리겠어요.





TAKE 1

<그 곶>인 이유가. 만, 곶할 때 곶이거든요.

나 혼자 뭔가 너무 돌출되어서.

Photo by KUSIM

�쿠심 | 지금 일단 메인 전시는 이건데 조그맣게 저걸 해놓은 게. 전시 일부에요. 구석에 둔 이유가 확실하게 좀 분리된 느낌을 주려고

�예림 | 다른 얘기라서?

�쿠심 | 그러니까 약간 상반되는 그런 것 같아요. 메인은 이건데 약간 서브로 끌고

�쿠심 | 지금 여행하는 것들이 다 제가 마음이 편했던 거도 맞고

�쿠심 | 이제 군대를 좀 직장인들이 많은 군대를 갔다 오다 보니

�예림 | 직장인들이 많은 군대?

�쿠심 | 그러니까 소방서에서 인연이 있다 보니 어쨌건 소방서 사람들이랑 계속 부대꼈을 거 아니에요.

�쿠심 | 네 이제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가서 그걸 겪으니까 저한테도 좀 영향이 컸어가지고

�쿠심 | 열등감이 오히려 더 커지고. 빨리 탄탄대로 달려서 좀 기득권층으로 올라갈 발판을 약간 항상 그런 제로섬 게임의 느낌으로 퍼스트(?? 잘 못들음)를 하면서 1년을 보냈는데 독일에 교환학생을 가면서 정반대의 상황에서 보여준 거죠. 어차피 여기서는 내가 뭘 준비할 수 있는 게 없고. 정말 온전히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이잖아요.

�예림 | 교환 학생이라는 시간이

�쿠심 | 어떠한 곳에 소속이 안 되어 있고 완전한 이방인이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관계도 없고. 그게 너무 자유로워서 너무 행복하고 정말 소음 하나 없는 그런 정적이고 행복한 순간인데, 그 과정에서 이제 여행들을 했는데 이 사진 한 곳 한 곳들이 대부분 관광지 여행 스팟이라고 보이는 곳에 서 찍은 그 반대편이에요

�예림 | 반대편? 그게 무슨 의미야. 완전 반대편? 횡단보도를. 뭔가 건너편에 있는 느낌.

�쿠심 | 가령 누나가 파리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에펠탑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지만 에펠탑 앞에 서서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찍는 그런 느낌인 거죠. 네. 에펠탑만큼 공공 명소가 아닌 경우가 많긴 한데.

�쿠심 | 저는 관광객이니까. 관광 스팟을 갔는데, (관광 스팟이) 너무 좋은데 관광스팟보다 그냥 그 반대편에서 자기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더 눈에 가는 거야. 

�예림 | 왜?

�쿠심 | 뭔가 조금이라도 소속되고 싶어서

�예림 | 그 일상에 있는 사람들한테

�쿠심 | 네네 난 지금 너무 행복하고. 너무 자유로워서 좋은데,

�쿠심 | 이방인이기도 하고 좋은데 그러면서도 뭔가 조금이라도 소속되고 싶은? 그런 느낌. 왜냐하면 정말 철저하게 소속이 안 돼 있는 6개월이다보니까. 살면서 처음으로. 근데 그런 양가 감정을 느꼈고 또 반대로 여기 분리된 이 사람들은 이제 이 사진이 여기에 담긴 사람들은 아무도 저를 의식하지 않았어요 근데 벽 구석에 있는 사람들은 죄다 저를 의식한 사람들이예요.

�예림 | 그게 무슨 뜻이야. 

�쿠심 | 제 카메라. 저를 의식한 사람. 그러니까 이쪽에 찍힌 사람보면 나 풍경 사진이다 막 이런 식으로 말을 많이 하는데, 풍경 사진 아니고 저게 다 사람 사진이거든.

�쿠심 | 풍경이 크게 나왔을 뿐 결국 저는 다 그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찍고 있어요. 여기도 저기도 저기도

�예림 | 모든 사진의 공통점이.


Photo by KUSIM

�쿠심 | 근데 이제 여기 여기 저기 있는 조그마한 쪼마난 사진들은 말 그대로 제가 카메라를 찍는다~? 하고 카메라를 의식을 한 사진들인데 결국에 저 사람들이 제 카메라를 의식하는 그 행위. 저와 그 저를 바라보는 그 시선 자체가 저랑 커넥션이고 관계고 저한테 소속감을 부여하는 거잖아요.

�예림 | 그치 그치

�쿠심 | 근데 이제 지금쯤 나이가 됐을 때 누가 저한테 막 언제 취직하니. 뭐 이런 강요를 하지 않더라도 제가 저한테 소속감을 주고. 원래부터 저와 유지해왔던 그 커넥션 때문에 자꾸 제가 비교하게 되고. 뭔가 힘듦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이쪽에서도 양가 감정을 느끼는 거죠. 저쪽에서는 너무 소속되지 않아서 행복하면서도, 뭔가 그런 불안함.? 이쪽에서는 소속이 되었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함. 그래서 전시 제목이. 그 곶인 이유가. 만, 곶할 때 곶이거든요. 나 혼자 뭔가 너무 돌출되어서. 연결은 돼 있는데 혼자 너무 돌출돼서 떨어진 느낌이 아닌가? 그런 거였어요. 아직 그렇다고 섬은 아닌데 내가





TAKE 2

뭔가 같이 뭔가 맞물려서 돌아가고 싶다라는 느낌


�예림 | 음~ 나 궁금한 게 아까 이런 사진들을 찍는 게. 어쨌든 또 재윤이의 배경을 일단 얘기를 해줬고, 그 배경에서 어떤 소속함을 느끼고 싶었다라고 한 게,  어쨌든 더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던 사람들이 교환 학생으로 온 이 장소?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 그 현지인들을 말하는 거잖아 근데 난 궁금한 게 이 장소에는. 그 진짜 독일인이면 독일인도 있을 거고 아니면

�쿠심 | 다른 관광객일 수도 있어요.

�예림 | 그치 관광객 일 수도 있는 거잖아. 여기 가령 에펠탑에 온 한인들. 한국인들일 수도 있는 건데 왜. 너는 어떻게 보면은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으로 그 사람들과의 좀 더.. 연결을 더 유대감을 느끼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왜 한국인이 아니라 이 현지인들한테서 그런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던 거야?

�쿠심 | 사실 거기에 사는 한국인들도 현지인들이에요 제가 저기서 찍은 사진 사람들 중에 저처럼 여행객일 수도 있고 외지인일 수도 있고 아무도 몰라요. 근데 그냥 막연하게 이방인인 제 눈에 봤을 때는 현지인인 거죠. 제가 특정하게 독일 태생의 독일 국적의 누군가와 소속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너무 이방인인 내 눈에 이 사람들은 모두가 현지인이기 때문에.

�쿠심 | 좀 막연하게나마 여기가 너무 좋고 나 정말 잘 즐기고 있지만, 뭔가 같이 뭔가 맞물려서 돌아가고 싶다라는 느낌?

�예림 | 뭔가 딱히 명확한 구분을 짓는다기보다는 진짜 그냥 그런 바램이 좀 더 확고한..

�쿠심 | 여기서도 이 도시도 동양인이 꽤 많았고.





TAKE 3

영화 크레딧 자막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정말 너무 좋은 영화를 본.

Photo by KUSIM

�예림 | 난 궁금한 게 네가 이렇게 셔터를 뒤에서 딱 누르게 됐던, 그러니까 언제 그렇게 셔터를 누르게 돼?

�쿠심 | 이거 같은 경우엔 사람이 있잖아요

�예림 | 풍선든 사람?

�쿠심 | 제가 약간 편의점? 같은 데서 빵을 먹고 있었는데 저 사람이 제 앞으로 이렇게 지나가는 거예요. 이렇게 많이 들고 저 풍선 이렇게 막 들고 자꾸 이렇게 지나가는 거예요. 뭐지 이러면서. 카메라 들고 먹다가 이렇게 따라가 봤죠

�예림 | 항상 카메라를 들고 있는구나

�쿠심 | 같이 여행가도 되는데 혼자 여행을 했어요 제가 거의

�예림 | 근데 원래 무언가를 찍으려고 이렇게 들고 다니는 거 같아

�쿠심 | 확신은 못하죠. 찍을 게 있으면 찍겠다는 거죠. 왜냐하면 언제 다시 올 여행인지도 모르고 여행을 혼자 하다 보니까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얼마든지 찍을 수 있으니까 네. 어디 가방에 넣으면 빼내기가 싫거든. 그냥 지나치게 돼서 그냥 항상 들고 다니는 거지 그래서 저 풍선 든 남자를 따라가는데 저 할아버지가 이렇게 반대편으로 걸어오더라고요 근데 뭔가 저는 딱 이 구도가 너무 순간 깔끔하고 예뻤어요

�예림 | 구도가.

�쿠심 | 저 할아버지도 출근하시는지 뭐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딱 그날의 딱 분위기? 정말 딱 식사하고 있는 그 거리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분위기였고요. 오히려 저 풍선든 사람은 제가 일부러 집어넣은 캐릭터 같았다- 내가 굳이 고용한 사람인 것마냥

�예림 | 진짜? 되게 뭔가 인상깊었던 게 집어넣은 캐릭터 같다고 했잖아. 그럼 너는. 어떻게 보면 인위적인 느낌?인 거잖아. 그럼 너는 이 집어넣는 행위로 뭔가를 뭔가 좀 얘기해 주고 싶은 게 있었던 거야?

�쿠심 |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어차피 사진을 그렇게까지 생각을 할 시간이. 기회를 안 주니까 일단 찍고 나서 나중에 이것도 처음에는 편집을 안 했었던 사진이었을 거예요. 나중에 보다가 어 이거 괜찮은데 하고 다시 편집을 한.

�쿠심 | 네 결국에 저 풍선 든 사람을 쫓아가서 찍은 사진인데 결국 메인 모델은 할아버지가 됐죠. 저 풍선 든 사람 얼굴도 안 보여.


�쿠심 | 그 옆에 사진은. 함부르크에 있는 약간 예술의 전당 같은 그런 건물인데 10시 반까지 개장을 하는 전망대를 열어줘요. 카페들 막 5시에 닫고 이러는데 10시 반이면 진짜 그거 밖에 없거든

�예림 | 두 번째 거.

�쿠심 | 저기도 관광지이자 사무 공간이 모여 있는 공간이었는데 저기 해가 느껴져서 여름에 저때 저 시간이 10시 25분인가 그래요. 진짜 아-무도 없어요. 낮에 모든 관광객들 일하는 사람들 다 오는 장소인데 나밖에 없어요. 거기 오는 곳에서도 직원들이 저 이렇게 다 쳐다보고 있어요. 쟤 언제 나가나. 딱 저만 남겨진 그런 상황이었어요. 저 차가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이 빠져나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이제 딱 나랑 이 공간, 이 거리만 남겨진 그런 느낌이었어요. 저 뒤에는 해가 있잖아요. 저 하늘 쪽에는 아직.. 건물 사이사이는 이미 해가 끝난 시점이거든요. 어 현지인들이 낮에, 항상 수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머물다 가는 공간인데. 그냥 다 빠져나가고 이렇게 혼자 남은 느낌? 약간 영화로 치면은 이렇게 평소에 자기가 생활하는 거린데 사람들 다 없어지고 자기 혼자 이렇게 시간을 멈추고 돌아다니는 그런 느낌?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마냥 노을이 이쁘다 해서 올라갔는데 느낌이 진짜 다르더라고요. 제가 저 장소를 한 3일 연속으로 제가 왔었거든요.

�예림 | 왜 3일 연속 왔어?

�쿠심 | 숙소랑 가깝기도 했고 저기가 옛날부터 있던 장소예요 옛날에 한자 동맹 배우셨을지 모르겠는데. 정말 돛단배 달고 막 무역하던 그 시절부터 있던 항구 산업 동네라서 또 함부르크 하면 보통 거기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되게 특이한 벽돌로만 좀 건물이 규칙적으로 있어가지고 그래서 아마 작품 이름이 남겨진 것들이거든요

�예림 | 두 번째 사진. 남겨진 것들. 왜 그렇게 지었어요.

�쿠심 | 뭐 방금 말한 그것들을 그냥 요약하면 딱 그 말이었어요. 어쨌건 사람은 없었거든요. 저기에. 진짜 거리에 사람이 텅텅 비었어요. 정말 유명한 관광지. 가령 그런 느낌인 거예요. 광화문 거리인데 나밖에 없는 거야.

�쿠심 | 아무도 없는 거야. 낮에 그렇게 사람이 많았던 곳인데. 그래서 마찬가지로 일상이었지만 이제 다들 빠져나간 곳? 거기 혼자 남아서 이렇게 혼자 천천히 둘러보는 느낌?

�예림 | 근데 너는 그럴 때 어쨌든 이 장면을 딱 찍은 사람이잖아. 너는 어떤 기분이나 감정? 그런 거를 느꼈어. 약간 사진이랑 비슷한가?

�쿠심 | 이때는 좀 막.. 좀 막 벅차 올랐던 것 같아요. 

�예림 | 왜?

�쿠심 | 일단 저기가 생각보다 되게 높아요. 높고 한눈에 쫙 스카이라인이 다 보이거든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예림 | 어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되게 파노라마처럼 보고 싶다.

�쿠심 | 네 바람도 막.

�예림 | 뭔가 약간 너밖에 없다는 느낌에서 뭔가 좀 벅차 오름을 느낀 것 같애

�쿠심 | 좀 많이 자기 중심적인 생각으로 말을 하자면 나 마음껏 보라고 다 사람들이 채워놓은 느낌

�예림 | 어~~

�쿠심 | 저 사진으론 표현할 수 없는데 공기와.. 그 햇빛 질감이 너무 좋았어. 솔직히 노을을 밤 11시 다 돼서 그런 노을을 본 적이 있어요? 살면서?

�예림 | 밤 11시에?

�쿠심 | 밤 10시 반이라니까. 저기?

�예림 | 정말?

�쿠심 | 네 이제 하루가 끝나는 시점인데

�예림 | 오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쿠심 | 영화 크레딧 자막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정말 너무 좋은 영화를 본.

�예림 | 되게 그 표현 인상 깊다

�쿠심 | 아까 자리에서 못 일어나는 그런 영화 있잖아.

�예림 | 그런 영화는 뭐였어? 뜬금없는 질문.

�쿠심 | 최근에 영화관에서 본 것 중에.. 아 영화관 잘 안 가는구나. 몇 년 동안

�예림 | 그렇지

�쿠심 | 일구일칠 봤어요 일구일칠 네

�예림 | 그게 약간 저 사진처럼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최근의 영화였다

�쿠심 | 영화관에서 본 것 중에

�예림 | 영화관에서

�쿠심 | 어제 밤에.. 늦잠의 결과인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되게 영화 좋았어요.

�예림 | 그래서 오늘 늦게 일어난 거였어??

�쿠심 | 오후에 틀었다가 못 끊겠는 거야 너-무 좋아가지고

�예림 | 오케 오케 오케 오케. 그런데 이렇게 직접 얘기 들으니까 너무 재밌다





TAKE 4

대부분의 사진들이 찍을 당시에는 생각할 틈이 잘 없죠.

왜냐하면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끝이니까

Photo by KUSIM

�쿠심 | 저거는 포르투갈의 포르투..인데

�예림 | 포르투갈도 갔었어?

�쿠심 | 네. 이것 때문에 시험을 하나 날렸죠?

�예림 | 와 나 포르투 진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왜냐하면

�쿠심 | 너무 좋아요

�예림 | 거기가 약간 브랜딩 잘 돼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쿠심 | 맞아요. 도시 하나가 통째로 그냥.. 딱 포르투라는. 어쨌건 저기 가면은 꼭 가는 그런 다리가 하나 있어요. 다리가 이렇게

�쿠심 | 땅이 이렇게 있으면 이렇게 움푹 패인 강이거든요? 그래서 거길 연결해주는 다리예요. 거기 다리 위에서 아래를 보고 찍은 건데 사실 큰 생각은 없었고 이때가 오후 7시 쯤이에요. 그 사람들 그림자 방향이 한 오후 7시쯤 되더라고.

�예림 | 어. 그러니까 그게 되게 인상 깊었어 나도

�쿠심 | 맞아요. 그냥 저 액자 이름도 심플하게 그냥 그렇게 지었어요. 아.. 뭐 였지? 한글로는 그거였는데. 그냥 포르투 해시계? 약간 반 유먼데. 그래서 일부러 좀 그림자 좀 진하게 편집을 해가지고-

�예림 | 아~ 저런 것도 일부러 강조하려고 그림자를 의도대로 진하게 표시한 거구나~

�쿠심 | 자세히 보면 이제 저게 강이고 이런 게 구분이 가는데 그렇게 보지 않으면 일단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거는 그냥 이 구도랑 그림자거든요.

�예림 | 음~ 뭔가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뭔가 어떤 해시계의 일부를 잘라서 넣은 것 같기도 하다~

�쿠심 | 그래서 사실 그 이상의 의미로 찍은 건 아니었고, 대부분의 사진들이 찍을 당시에는 생각할 틈이 잘 없죠. 왜냐하면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끝이니까


�쿠심 | 그 중간 거는 베를린인데

�예림 | 네 번째 거

�쿠심 | 네. Do you read me?라는 유명한 힙!한 서점이 있어요. 서점이 있는데 그게 정유미가 거기 에코백을 들고 다니면서 한국 사람들한테 유명해진 거야.

�예림 | 코팩?

�쿠심 | 에코백. 약간 서점 굿즈 같은 그런 느낌으로

�쿠심 | 그래서 저도 한번 가봤는데 뭐 없는 거야 생각보다. 에코백 말고 살 게 없는 거야. 그래서 그 문을 딱 열고 나왔는데..! 그 순간이었어요. 건너편. 서점 저기가 갤러리거든요. 서점 건너 갤러리라는 뜻이 그 작품인데. 그냥 저는........ 네 그냥 가게를 열고 나왔는데 뭔가.... 그 순간.. 딱 보인.. 그 딱 앞에 놓인 게 너무 예뻐가지고

�예림 | 버스 같은 거? 차?

�쿠심 | 근처 앞에 있는 사람이라든지 건물이라든지 이제 분위기라든지?

�예림 |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쿠심 | 어쨌건 저는 서점을 찾아왔는데, 뭔가.. 이 반대편에 또 한참 눈여겨보게 되는. 그냥 그런 순간이었어요.

�예림 | 그런데 저렇게 저걸 포착하는 것도 되게..

�쿠심 | 계속 들고 있어야 됩니다 카메라. 여행할 때 좋은 장면을 보고 싶으면 카메라를 가방에 넣으세요. 그럼 갑자기 좋은 장면이 나와요.ㅋㅋ 이제 카메라 꺼내면 다시 사라져. ㅋㅋ 꼭 그래 항상 그래.. 무조건


�쿠심 | 그리고, 제일 왼쪽은 트라이 독일 최남단의 프라이브르크라는 동네인데, 저기가 좀 환경도시 이런 걸로 유명하고

�예림 | 오 맞아 맞아 맞아 맞아 맞아

�쿠심 | 실제로 자전거 타는 사람도 진짜 많고 자전거 가게도 엄청 많고

�예림 | 나 자전거 좋아하는데. 네

�쿠심 | 너무 평화로워요. 정말 뭐 볼 거 없는데, 그나마 제가 저기 서 있는 곳이 그.. 우리나라로 치면 음.. 팔달문 같이? 좀 옛날부터 있는 구시가지 입구? 문이거든요. 그 문에서 반대편을 찍은 거예요

�예림 | 음~

�쿠심 | 저 모습이 뭔가 제일 그 프라이부르크 같았어요. 

�예림 | 왜 왜?

�쿠심 | 저기 가까이 가서 보면 뒤에 있는 가게가 자전거 가게에다가

�쿠심 | 저 그늘 밑에 가게가 하나 있을 거예요. 거기가 자전거 가게거든요? 거기 막 고치는 사람 보이고.. 사람들 차들이랑 같이 자전거 막 어울려서 지나가고- 저 푸릇푸릇한 나무 막 곳곳에 있고.. 제일 프라이브루크 답고, 많이 뭔가 부러웠죠. 저기서도. 속하고 싶다

�예림 | 내가 여기 살고 싶다라는 느낌이야?

�쿠심 | 음 꼭 언제 얼만큼 살고 막 이런 것보다도, 그냥 저 중에 일부였으면 좋겠다 나도?

�예림 | 약간 저런 여유로움과 평화를 누리고 싶어서?

�쿠심 | 명확한 이유로 했었던 것 같진 않아요. 사실 어떤 사람이 부럽다라고 했을 때 얘가 이쁘다라고 했을 때 이 빨간색 톤이 일반 빨간색 톤보다 미묘하게 옅지만 강렬하고 이렇게 예쁘지는 않잖아요. 그냥 예쁘다라고 하는 거지.

�예림 | 그냥 너의 느낌?

�쿠심 | 네 그랬어요. 그때가.. 기숙사에서 친해진 동생인 친구가 저기 고향이라서 같이 갔다가, 그 친구랑 하루 놀고, 그 다음에 혼자 걸을 때였거든요. 둘이 있다가 혼자 있으면 또.. 같이 여행할 때가 더 재밌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인 찰나에 또 그 친구 같은 사람들이 막~ 이렇게 지나다니니까 좋았어요.

�예림 | 근데 진짜 나도.. 진짜 다 모든 사진들이 되게 진짜. 크게 움직임... 아 어쨌든 사진이 정지돼 있는 거니까 움직임은 없겠지만 그냥 뭔가 되게 고요하고.

�쿠심 | 아침에 나와서 동네 유명한 빵집가서 줄서가지고 빵 산 다음에- 옆에 교회 앞에 잔디밭에 앉아서 빵 먹고.. 여기 약간 산 같은 데 올라가서.. 팔달산 같은. 팔달산 같은 데 올라가 가지고 2시간씩 쫙 본 다음에- 내려와서 저거 찍고, 저기 한인 카페가 하나 있어가지고 여기 한인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테이크 아웃 한 다음에, 거기.. 도시 한가운데 물이 흘러요 개울처럼. 인공수론데 그러니까 옛날에 불나고 이러면 바로 끄는 시스템이거든요.

�예림 | 거기

�쿠심 | 네. 거기 발 담고서 그냥 앉아서 커피 먹고

�예림 | 근데 뭔가 되게 대충대충 말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진짜 부럽냐. ㅋㅋㅋㅋㅋㅋㅋ 너가 말한 그 부러움이 뭔지 알 것 같애

�쿠심 | 처음에, 그 친구가.. 걔가 좀 되게 천진난만한 애였어요. 처음에 걔가 저기 구시가지 데려간 다음에 여길 오면 꼭 왼발로 거기 개울을 걸어야 된다는 거야.

�예림 | 아 진짜~

�쿠심 | 따라 했는데.. 아-무도 안 그러는 거야. 걔랑 나랑만 그러고 사람 다 쳐다보는 거지. 야 이렇게 해야 된다매? 자기가 어렸을 때 동생이랑 하던 거래.

�예림 | 진짜? 그 친구 외국인이야?

�쿠심 | 독일 사람. 

�예림 |  아~ 독일 사람

�쿠심 | 아 그러냐 이랬는데 다음 날에 저 혼자 그러고 있는 거죠. 아무도 안 그러고 있는데.. 앞에 차들 막 지나가고.. 다 한번씩 쳐다보고 있어. 저 동양인이 혼자서 뭐 하는 거지..? 막 이렇게 쳐다 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고 있고





TAKE 5

한 순간만 꼭 영원히 기억해야 되면

저는 계속 저 장소를 기억해야 될 것 같아요.

Photo by KUSIM

�예림 | 여섯 번째는 이거야? 초원 같은 거?

�쿠심 | 네. 저기가, 말 그대로 저기 왼쪽 주택가 넘어는 다 주택가예요. 싹 다

�예림 | 근데 저기가 진짜 되게 좋아 보여.. 저기 어디야?

�쿠심 | 저 살았던 데

�예림 | 위치 위치

�쿠심 | 슈투트가르트에서 전철 같은 거 타고 30분

�예림 | ㅋㅋㅋㅋ 오래 가네

�쿠심 | 진짜 인구 3만 정도 되게 쪼만한 도시예요. 도시 외곽 가면 저런 게 있는 거죠. 매일.. 그러니까 처음에는 락다운이 6월 중순까지 가가지고, 3 4 5 6월을 제가 도를 못 벗어나는 상황이고, 어디 놀러가도 가게들이 닫혀 있어서 뭘 못했어요. 그러니까 내..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수업 켜놓고, 커피 타서 빵 구워서 먹다가.. 먹으면서 수업 듣다가, 수업 끝나면은 이제 주방 가서 점심 준비하면서, 거기 친구 있으면 나와서 좀 떠들다가, 이제 다시 영어 수업 듣고, 또 끝나면 장 보고 와서, 저녁 해 먹고, 수다 떨다가, 이제 여름이니까 해가 늦게 진다 했잖아요. 막 10시 막 이렇게.. 그러니까.. 이제 한 저녁 8, 9시쯤 저길 산책하는 거예요. 한 바퀴 쭉. 자전거를 타거나 러닝을 하거나, 걷거나.

�예림 | 저녁 8시쯤이요?

�쿠심 | 저기가.. 아마 저녁 8시쯤일 거예요. 저기 북위도라서 겨울에는 해가 빨리지죠. 근데.. 저기 왼쪽- 저기가 약간.. 산책이 끝나는 지점이었거든요? 항상 제가 매일 루틴으로 도는? 근데, 저기 왼쪽에 조그마하게 네모난 사각형이 있을 거예요. 저기가 교회 종탑인데, 이거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종이 치고 있었어요. 이렇게 쫘아아아악 바람 불면서 종소리가 들리는데.. 저기 오른쪽 가운데 보시면은 부부가 이렇게 올라가고 있거든요.

�예림 | 부부가 올라가고 있다고? 오른쪽 가운데? 저게 언덕이야? 들판처럼 보이는데-

�쿠심 | 네 들판인데 약간 내리막길. 저기도 근데.. 딱 그 시간대가.. 약간 밀레의 만종 알죠. 이렇게 농지에서 농민 부부가 이렇게.. 농노죠 그 당시엔. 농노 부부가 이렇게 기도하고 있는 그림.

�예림 | 알 것 같은데

�쿠심 | 보면은. 모를 수 없어요. 모를 수 있어요.

�예림 | 나 갑자기 든 생각인데. 네가 이 사진을 찍었을 때, 그 현장 있잖아. 그런 것들을 문장으로 서술해줘도..

�쿠심 |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상황이잖아요.

�예림 | 어

�쿠심 | 근데 이 당시에는 그래도.. 공권 국가였고 했으니까- 이제 이런 모습이었지만, 저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그때랑 되게 대조된다 하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찍을 때 당시에는 와... 이거였는데ㅋㅋ

�예림 | 나중에 생각하고

�쿠심 | 나 편집할 때. 다시 한국에서 편집..

�쿠심 | 딱 그때

�예림 | 근데 나는 진짜.. 아까도 말하다 끊겼지만- 네가 느꼈던.. 솔직히 모르잖아.. 우리가 같이 그냥 사진, 그것도 특히나 그냥 이미지로만 봤을 때는 뭐 저 종이 울렸던지 이런 거 모르잖아. 근데 그런 것들을 써서 붙여놔도 좋을 것 같은데-


�예림 | 저게 왜 중요한 순간이었어? 저 초원 같은 게?

�쿠심 | 제가 거기서 제일 많이 본 장소예요

�예림 | 제일 많이 본 장소~

�쿠심 | 제일 많이 보고, 제일 많이 걷고, 제일 많이 생각했고, 친구들이랑도 다 거기서 친해진 친구들 하나씩 계속 다 저기 있고. 뭔가 한 순간만 꼭 영원히 기억해야 되면 저는 계속 저 장소를 기억해야 될 것 같아요.





비하인드의 비하인드


�예림 | 음~ 어쨌든 이제 전체적으로의.. 이 사진에 대한 설명이 끝났네요. 궁금한 거는.. 어쨌든 너가 그러면은 이 전체 사진을 셀렉하기 위해서 봤던 사진들이 총 몇 장이야? 그냥 대략적으로? 몇 천 장 되겠지?

�쿠심 | 한... 200장?

�예림 | 아 그래? 생각보다 별로 없네?

�쿠심 | 천장까지는 안 돼요. 왜냐면 제 카메라를.. 그러니까 원래 필름 카메라만 찍다가- 독일 가기 전에 제가 중고로 하나 샀어요. 샀는데 바빠서 거의 못 쓴 거예요. 그리고 독일에 가서 처음 사용법을 터득한 거야 그리고.. 처음에 막 락다운 있고 막 맨-날 비 와가지고.. 봄에 사진을 찍을 기회도 없어서.. 많지 않아.

�쿠심 | 일단 갤러리면 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지는데- 카페의 분위기에 맞아야 되고, 그리고 카페에 본다면은 배치 같은 거? 예를 들면 저 사진을 제가 크~게 뽑아서 약간 가운데 빡 놓고 싶었는데

�예림 | 집 같은 오두막 같은 사진?


Photo by KUSIM

�쿠심 | 저.. 딱 질감이 너무 좋아가지고..그러니까 어쨌건 오두막이랑 숲이랑 풀을 찍은 건데-

�쿠심 | 하나하나 질감이 너무 느껴지는? 사진이라 가운데 빡 넣고, 옆에 좀 조그맣게 하고 싶었는데.. 카페 구조 특성상 이중으로 할 수도 없고.. 가운데 액자를 놓으면 손님이 부딪히고 막. 뭐도 안 된다, 뭐도 안 된다, 뭐도 안 된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된 거예요.

�예림 | 그런 비하인드가 있었구나~ 저거를 제일 메인으로 하고 싶었어?

�쿠심 | 그랬던 적도 있어요.

�예림 | 왜?

�쿠심 | 저거랑, 저거랑... 또 다른 거 하나가 있었는데

�예림 | 저 오두막은 왜?

�쿠심 | 저거랑 이거랑 다른 그림 하나 세트였어

�예림 | 아 세트로~

�쿠심 | 영상이랑 다





사진은.. 어쨌건 가끔 찍더라도

꾸준히 방점처럼 남거든요


�예림 | 근데 약간 어떻게 보면 조금 어거지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전체.. 전시회의 기획이 어쨌든 Better day잖아~ 그거와, 너의 전시 이름이 "그 곶"이잖아. 그거랑 어떤 연관성이나? 그런 포인트가 있다면?

�쿠심 | 사람들마다, 다~ 일단 저 사진을.. 일기를.. 그렇게 꾸준히 쓰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예림 | 네

�쿠심 | 일기는.. 약간 몇 달 동안 쓰다가 또 한 동안에 안 쓰고.. 몇 달 동안 쓰다가 안 쓰는 이런 느낌

�예림 | 맞아 맞아.

�쿠심 | 사진은.. 어쨌건 가끔 찍더라도 꾸준히 방점처럼 남거든요? 근데 사진을.. 난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사진 찍을 때 제가 어떤 상태였고, 어떤 기억이 있고를 확실하게 느낀단 말이죠. 그러고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고르고, 이런 과정에서 다시 제 이미지에.. 기억에 제대로 박히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쿠심 | 뭔가.. 과거를 돌아보는 방점? 지표 같은 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이제.. 앞으로? 내일을 생각할 때? 이게 보통 다 어제와 오늘을 생각한 기반으로 내일을 생각하게 되는

�예림 | 음~

�쿠심 | 중요한 방점이 되지 않을까-





일단 무엇보다.. 주변의 소음보다

내 마음속에 소음이 없었던 시기라서-


�예림 | 맞아 나 그것도 궁금했어. 내가 약간 이 사진들을 딱 보고 나서 너한테 되게 사진들이 다~ 소음이 없는 것 같다, 약간 이런 나만의 어떤 감상품 같은 걸 얘기했잖아- 그거를 뭔가 들었을 때 너의 느낌은 어땠어?

�쿠심 | 일단은 누가 사진을 보고 해석.. 자기 해석을 내놓는 게 처음이라서

�예림 | 어 그래

�쿠심 | 자기 인상, 느낌은 말하는데 뭔가 그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해석?

�예림 | 그것까지는 아니었는데 사실. 그냥 내가, 나도 느껴지는 느낌?

�쿠심 | 심지어 그게 맞아. 그랬었어요 조용했고- 일단 무엇보다.. 주변의 소음보다 내 마음속에 소음이 없었던 시기라서-





근데 그런 걸 받아들여야 되는데-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잖아요.


�예림 | 약간 이번 전시 준비하면서, 뭐가 제일 힘들고 뭐에 제일 공들였어?

�쿠심 | 어느 선까지 내가..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되고, 어느 선까지 받아들여야 되고, 그런 과정이 좀 많이 힘들었죠.

�예림 | 그러면 너가 제약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면?

�쿠심 | 그것보다는 제약이 좀 있는 게 나을 거예요. 저는 제약이 무인 상태인 게 오히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예림 |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거는. 물어보고 싶었던 거는. 그냥 어느 정도 적절한 제약이 있다고 했을 때 너가 그냥 정말.. 완벽한 어떤 이상 같은 느낌의 전시회를 꾸며본다면 이 사진들로?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은지?

�쿠심 | 일단.. 카페에는 안 할 것 같고요

�예림 | 그냥 정말 전시장 이런 데?

�쿠심 | 갤러리였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카페라면 조금 더.. 뭔가 이렇게 인테리어가 된 카페라기보다.. 좀 더 여백이 많은?

�예림 | 오 여백이 많은.. 사진이 약간 그런 거라서 그런 건가?

�쿠심 | 어.. 이제 뭔가- 기존에 들어와 있는 게 많으니까, 여기 분위기에 맞춰야 됐으니까. 좀 여백이 많으면 내가 원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갈 수가 있는데. 그럼 제가 하나하나 다 할 것 같아요. 음악도 제가 다 선택을 하고.

�예림 | 아 그러네~ 그것도 다 선택할 수 있구나~

�쿠심 | 어떻게 디스플레이 하냐가 진짜 너무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 사진 사이즈부터 시작해서-

�예림 | 그렇네

�쿠심 | 사진 액자.. 재질을 나무로 할 것이냐, 알루미늄으로 할 것이냐-

�예림 | 그건 또 무슨 차이야? 그냥 내가 보여주고 싶은 느낌?

�쿠심 | 네

�쿠심 | 주변에 또 올리고. 돈의 차이도 있고. 저거는 나 우드로 하고 싶었는데, 우드가 너무 비싸요. 두 배예요.

�예림 | 또 좋은 정보 알아가네요

�쿠심 |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 어떻게 다른 그 공간에 스며들면서, 내 공간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냐.

�예림 | 근데 그럼 약간 이런 조명 같은 것도, 누가 좀 세팅을 한 거지?

�쿠심 | 그런 방향은 제가 해달라는 대로 했죠.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존에 할 수 있는 범위 선에서 제가 조명을 좀 돌려놨죠.

�예림 | 근데 원래 조명 있었던 거지?

�쿠심 | 있긴 있었어요. 근데 이제.. 보통 이런 꽃 이런 걸 비추고.. 벽을 이쪽에 비추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예림 | 너가 아까.. 어쨌든 그러면은, 제일 공들였던 부분이 내 그림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라고 한 거잖아. 그럼 결국에는 거기 의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쿠심 | 네 주제를 명확히 잡아야 돼.

�예림 | 그 주제가 곶?

�쿠심 | 그리고 와서 어떻게 설명해 줄 거냐- 하고 싶은 거 많았어요. 예를 들면.. 저기 아예 막.. 위스키 하나 갖다 놓고, 오는 지인이 있으면 바로 하이볼 말아가지고 주든가

�예림 | 뭔가 좀 멋을 아는 친구야?

�쿠심 | 네

�쿠심 | 그런 걸 하고 싶기에는.. 좀 너무 이 카페가 제약이 많았어. 근데 그런 걸 받아들여야 되는데-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내가 여기다가 온전한 에너지를 다 쏟아부을 수도 없는 거고.


�예림 | 그럼 이거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병행한 일들이 있어?

�쿠심 | 컴퓨터 활용 능력 1급..이랑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과 함께..

�예림 | 그래 또 이런 전시만 보는 사람은.. 이 사람이 이걸 위해서 어떤.. 이렇게 발장구를 쳤는지 모르니까-

�예림 | 만족스러워? 이렇게 해보니까?

�쿠심 | 다시 떼고 가져갈 생각에.. 좀 힘들긴 한데.. 택시비 얼마 나올까..?(ㅋㅋ) 수원까지 이거 들고 가면.. 5만 원 6만 원 나올라나? 얼마나 돼요? 서울에서 택시 타고 수원 간 적이 없었어




Interviewed by 예림

Photo by KU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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