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파우치박사가 미의회 청문회에서 "6피트 (=2미터) 거리두기"라는 것이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단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실토했군요. 유행 초기부터 대표적인 음모론으로 몰아갔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우한 실험실 기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정하고요.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다른 핵심적인 질문에 대하여서는 모두 "I don't recall", 즉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피해 갔다고 합니다.
현재 파우치박사의 청문회 소식은 많은 해외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데, 대표적인 주류언론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 저널의 오피니언 기사 제목이”Anthony Fauci Fesses Up”이더군요. Confess라는 평범한 단어가 아닌 fess up이라는 슬랭에 가까운 표현을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6피트 거리 두기는 물론이고 학교폐쇄, 마스크 의무화, 백신 반강제 접종 등도 과학적 근거가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실험실 혹은 단기간 특정장소에서 보였던 마스크 효과가 마스크 의무화제도의 과학적 근거로 둔갑하고, 고작 몇 개월 보이고 사라졌던 백신의 감염 및 전파방지 효과가 백신 패스의 과학적 근거로 둔갑했던 지난 세월은 천동설이 지배했던 암흑기와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고 저항했던 목소리에 대하여 마녀사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흡사했습니다.
그들이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벌였던 일은 인류 역사상 가장 어리석고도 기만적이며 파괴적인 행위 증 하나로, 여기에 대하여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한국의 방역정책은 그 기만성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유행 초기 잠시 집단 착각에 빠졌던 것은 전 세계가 그 지경이었으니 이해해 줄 수도 있지만, 2020년 여름 이후부터 벌어졌던 일은 감염병 유행을 자신들의 기회로 삼고자 하지 않았다면 벌어질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봅니다.
현시점 한국 질병청에서 전 국민에게 강제했던 소위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걸 다시 한번 되돌아볼까요? 아래는 2020년 11월에 나온 제4판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제4판은 총 223쪽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모든 장소와 모든 활동에 대하여 국민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빽빽하게 적고 있습니다. 무증상, 경한 증상이 대부분인 호흡기계 바이러스를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다는 집단 망상에 사로잡힌 그들이 만들어놓은 지침을 거부하면 벌금, 과태료는 물론이고 구속까지 각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국민들이 타인의 방역수칙 위반을 신고하면 포상금까지 지급하는, 가히 북한의 5호 담당제에 버금가는 제도를 운용했죠. 방역 1 등국을 국가 당면 목표로 삼았던 지난 정부에서 거대조직으로 탄생한 질병청의 가장 중요한 고유 업무는 아마도 감염병 관리라는 미명하에 전체 사회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시스템 개발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들이 만든 지침서를 넘기다 보면, 질병청 소속의 그 많은 공무원들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장소를 낱낱이 쪼개 각자 업무로 나눈 다음 누가 누가 더 기발하고 복잡한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만드는가로 무한 경쟁을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쪼개면 쪼갤수록 세상은 더욱더 기괴한 블랙코미디로 변해갔지만, 이는 자신들이 세금만 낭비하는 잉여가 아닌 것처럼 보이도록 포장하는데 아주 편리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들 눈에는 자신들 한마디에 동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서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를 무한반복했던 이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가소롭게 보였을까요?
코로나 사태 내내 전 국민을 바보 취급하면서 비과학적이며 비윤리적인 통제와 감시를 당연시했던 그들에게 분노와 자괴감을 참을 수 없었는데, 대다수 한국인들은 그들의 방역 지침서를 잘 따르는 것으로 자신의 도덕성과 인격이 증명된다고 믿는 듯했습니다. 이런 벌거벗은 임금님 놀이 수준의 방역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에 한국의 방역성적이 좋은 것이라고 사회를 끊임없이 세뇌시키면서 더욱더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국민을 가스라이팅했던 그들의 기만행위...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