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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초저성장 시대
재테크  노하우

입사 3년차,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대혼란 상황임에 분명하다.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국내 경기 부진과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미뤄온 한국은행도 더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가 1500조 원에 달하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게 자명하다. 또 금리 인상은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한 많은 사람에게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그나마 나쁘지 않던 부동산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어려움이 조금만 참고 견디면 지나갈 겨울 같은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혹한을 견뎌내야 하는 빙하기의 시작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당분간 고통을 겪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때로는 휴식이 최고의 투자

가장 먼저 말할 것은 때로는 전략적 휴식을 갖는 게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재테크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하지 않고 있으면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여기는 강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많다. 물론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재테크는 상대적인 것이라 예컨대 내 자산이 1억 원 늘어나는 동안 다른 모든 사람 자산이 1억5000만 원 늘어나면 내 자산은 5000만 원 줄어든 셈이 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자. 어떤 투자를 하든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불확실성의 시대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현재 자산을 그대로 지키는 게 상대적으로 더 훌륭한 재테크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마냥 쉴 것인가. 아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첫째, 투자를 쉬는 동안 실탄(종잣돈·seed money)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매월 진행하는 재테크 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면, 관심 있는 투자대상 1위는 늘 부동산이다. 우리나라 과거 부동산 상승률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지금 당장 부동산에 투자할 만한 목돈을 가지고 있는지’ 물으면 열에 아홉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목돈을 만들고자 현재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답은 역시 대부분 부정적이다. 그러니까 돈이 없어 투자를 쉴 수밖에 없는 시기에 투자를 준비하지 않고 그저 성공만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먼바다에 나가 거친 파도와 싸우며 물고기를 잡는 어부도 태풍이 오고 날씨가 궂으면 항구에 정박해 쉰다.

 일반적 투자자와 다른 점은, 어부는 그 시간 동안 망가진 그물을 꿰매고 다음 출항을 준비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어떤가. 금리가 낮다는 핑계로 목돈 모으기에 소홀하지는 않은가. 우리나라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인 3228만 원(2017년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취업 직후부터 월급의 약 40%(113만 원)를 7년간 모으면 1억 원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도 1억 원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투자를 생각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저축 습관을 세워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투자 시장에 불확실성이 증대된 시기에는 목돈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저축은 어떻게 해야 하나.


목돈을 만드는 시기

필자는 ‘푼돈을 모으는 저축 말고 목돈을 만드는 저축을 하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액 적금 계좌를 여러 개 만든다. 이렇게 하면 투자 재료가 되는 목돈이 생기기보다, 흐지부지 소비로 부서질 수 있을 정도의 푼돈만 모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월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짜리 정기적금을 뚜렷한 목적 없이 가입하면 1년 만기가 됐을 때 각각 121만 원, 242만 원, 363만 원을 받게 된다. 이것은 투자에 쓰이기보다 소비의 제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 맞춤형 저축을 하려면 시작할 때부터 월 불입액보다 만기 금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컨대 적금 월 납입액을 42만 원, 83만 원, 124만 원으로 정하면 1년 후 각각 500만 원, 1000만 원, 2000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렇게 만든 돈은 진정한 투자 재목(材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목돈을 만드는 방법으로 정기적금 말고 적립식 펀드를 선택하는 사람도 적잖다. 적립식 펀드는 간접투자의 한 형태다. 금액을 일정 간격으로 나눠 투자하는데 대체로 주가가 급등했을 때 적립식 펀드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주가가 오르면 정기적금만 고집하던 사람도 펀드로 분산 투자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라면 이후에도 주식을 평균가보다 비싸게 계속 사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가입 후 한 번이라도 큰 조정 장세를 만나면 전체 수익률이 하락한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는 약세장에 시작해 꾸준히 저가 매수하다 강세장이 됐을 때 환매 타이밍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또 적립식 펀드라면 수익률이 좋다고 해도 최장 5년 내에는 환매하고 새로운 펀드로 다시 가입할 것을 권한다. 많은 사람이 주가가 급락하면 적립식 펀드 월납입을 중단하고 잔액은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을 하는데 이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금액 비중을 줄이려면 주가 하락기에는 오히려 월 납입 금액을 계속 유지하고 거치돼 있는 목돈을 단계적으로 환매하는 편이 수익률 개선에 더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적금이든 펀드든 결국 저축하는 원금이 수익이나 이자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수익률의 높고 낮음에 앞서 꾸준히 돈을 모으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투자를 쉬는 동안 목돈(실탄)을 만드는 것은 투자를 위한 준비이자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이미 그것 자체로 최고의 투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한국 경제를 덮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두 번째 일은 시장에 대해 관조적(觀照的) 시각을 갖는 것이다. 바둑이나 장기를 두다 보면 대국에 몰두한 당사자에게는 절대 안 보이는 묘수가 옆에서 지켜보며 훈수를 두는 사람에게는 훤히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시각 차이 때문이다. 싸움 한가운데 있는 당사자는 상대방 외에는 다른 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야가 좁고 우발적인 행동을 할 개연성이 높다. 내가 투자를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라면 바둑에서 훈수를 두는 것처럼 시장 상황을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자세다. 그동안은 주식이나 부동산 개별 종목에 집중해 미시적인 정보만을 봐왔을 것이다. 투자 휴식기에 시장 전체를 차분하게 관조하는 훈련을 지속하면, 향후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시기가 됐을 때 뛰어난 안목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그 훈련은 어떻게 하면 될까. 필자는 먼저 매일 금리, 환율, 주가 등 3대 경제지표를 기록할 것을 권한다. 

금리, 환율, 주가 기록의 효과


경(송강호 분)은 이렇게 말한다.  

“난 사람의 모습만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파도를 넘어 바람, 나무를 넘어 숲을 보는 안목은 투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매일 달라지는 시장금리, 그중에서 국고채 금리(3년물)를 보자. 이에 더해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및 코스닥지수를 기록해보자. 이런 지표는 당장 내 자산과 경제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쌓여 경제 흐름을 좌우한다. 지루하더라도 한 달만 꾸준히 기록해보면 어느 순간 이 세 가지 지표 간 상관관계가 보일 것이다. 

이 훈련에 익숙해지면 이제 경제 뉴스를 ‘팩트 체크’ 해볼 차례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 기업 주식은 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거래된다. 이 시장의 큰손은 외국인 투자자다. 미국인 처지에서 환율이 오르면, 즉 달러 가격이 오르면 한국 주식을 사는 게 좋을까. 아니면 달러(현금)를 그대로 보유하는 편이 좋을까. 반대로 달러 가격이 낮아지면, 즉 환율이 낮아지면 어떨까.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환율과 국내 주식 가격이 반비례 경향을 띠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말하자면 ‘환율 상승(달러화 가치 상승) →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 국내 주가 하락’ 흐름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경제 현상이 늘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환율이 상승 국면인데도 주가가 오르거나 주가가 많이 하락하는데도 환율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매일 경제지표를 기록하며 그 이유를 ‘팩트 체크’해보는 훈련을 지속하면 궁극적으로 투자에 대한 넓은 시야와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나무꾼이 잠시 도끼질을 멈추고 쉬면서 도끼날을 더욱 예리하게 가는 일과 같다.

다음 편에 이어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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