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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Feb 02. 2020

한 꼬리 속 네 알의 완두콩 같은

이렇게 만났으니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다가

잘 놀다가도 다투고 운다. 울다가 언제 그랬냐듯 웃고 떠든다. 첫째 셋째는 조용히 노는 편이고 둘째 넷째는 몸으로 논다. 비슷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네 알의 완두콩들. 청청한 연두색 빛깔처럼 싱그럽기만 하다.


첫째와 둘째는 너무 다르다. 그래서 다채롭다. 자주 다투어도 늘 함께 놀기를 바란다.


요즘 유독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나머지 세 명에 비해 골격과 살집이 있고 아주 활발하다. 첫째와 거의 정반대의 성격이라고 보는 편이 낫겠다. 동생은 형에 비해서 눈치가 빠르고 말이 많으며 유머 감각도 제법 있다. 묵직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바위라기보다는 쉼 없이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같은 아이다. 그래서 형이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책과 영화를 볼 때, 둘째는 학교 운동장에서 주야장천 축구공을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뛰고 뒹굴고 날아다니며 노는 우리 둘째

아직까지도 엄마 쟁탈전이 심각하여 네 명의 아이들이 나를 둘러쌀 때마다 비명을 지르지만, '이제 조금만 더 크면 이런 날도 없겠지' 라는 생각에 온몸이 뜯기는 것 같이 아파도 지금을 즐기려고 한다.


아들 둘 대학생 고등학생을 둔 어떤 부부가 말하길, 아들 손 잡을 때 허락을 맡고 잡는다고 한다. 나에게 지금이 좋을 때라면서 부럽다고. 오늘 이 말을 첫째 아이에게 전하면서 손도 잡고 볼에 뽀뽀도 해줬다. 아들은 엄마 손 매일 잡을 거란다. 지금 손 잡는 것도 아들의 이 말도 마음껏 누려야겠다.

넷째를 낳고 죽도록 힘들었는데 벌써 이만큼 컸다. 엄마쟁탈전에서 늘 승리하는 막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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