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날아 오르듯
그림출처 : 앙리 마티스_춤
푸르고 청아한 물빛을 등에 지고 짙은 숲의 초록빛을 즈려 밟으며 움직인다. 짙은 구리빛 피부, 투박하지만 자연스런 몸선들, 그리고 자유분방하게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면서도 서로를 의식한다. 너와 나의 몸짓은 둥그런 원이 되었다가 꽃잎이 된다.
벌거벗은 채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난 두 손으로 나를 가리고 싶은데. 그러면 다른 이의 손을 잡을 수 없다. 나는 내 속살이 다 드러나는 것을 견디기 힘든데 이 좋은 공동체는 나의 두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추자고 한다.
약하고 바보같은 모습은 전부 다 가리고 싶다. 두 손 두 발로도 부족하다. 얼른 뒤돌아서서 벗어놓은 옷을 다 가져오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가리고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다. 가리는 일에 급급하여 다정하게 뻗은 손들을 보지 못한다.
두 손으로 가릴 데 가리고 혼자 머물 것인가. 양손을 누군가에게 내어주고 붉은 속살 있는 모습 그대로 함께 춤을 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