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8퍼센트
by 이호성 Dec 10. 2017

두숟갈 스터디를 마치며

5개월간 진행 된 개발 스터디에 대한 회고

지난 수요일 두숟갈 스터디의 책거리를 했다. 6월 28일에 첫 번째 스터디를 했고 종료까지 5개월이 걸렸다. 스터디 시작에 남긴 것처럼 스터디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를 완주에 두었는데 이렇게 회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다음 스터디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지난 5개월의 스터디를 회고해보려 한다.


스터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


스터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CTO로 일을 시작하게 된 때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에 밀려 실행을 못하고 있었다. 올해 여름, 팀의 주니어가 퇴사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전한 순간 팀에 변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것이 사내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구성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 

개발자의 성장은 회사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지속적으로 하거나 따로 학습을 해야 한다. 이 스터디를 통해서 구성원들이 학습을 하고 회사에서 더 도전적인 과제를 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스터디 주제에 대한 고민은 길지 않았다. Django로 해야만 했다. 회사 업무와 동 떨어진 주제로 스터디를 하기에는 스타트업을 다니는 우리의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우리가 공부한 '두숟갈'

책은 남홍님의 추천을 받아서 Two scoops of Django로 정했다. 사실 책을 정할 때는, 이 책이 베스트 프랙티스를 다루는 책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멤버 구성은?


처음에는 프로덕트 그룹을 대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초기에 디자이너분들도 함께 참여하셨다. 이렇게 스터디를 시작하려 할 때 8퍼센트 개발팀에 한 분이 지원하셨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안영님은 개발자로 당장 팀에 맞이 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함께 스터디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즉흥적으로 제안했다. 안영님이 제안을 받아들이시면서 이 스터디는 외부인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안영님은 스터디가 끝나고 입사를 하시게 되었다.) 

아무래도 회사 구성원들로만 스터디를 진행하면 회사의 사정에 의해서 스터디가 미뤄지게 된다. 한두 번 미뤄지다 보면 흐지부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외부인을 초청해서 스터디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우리 회사의 입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열심히 와주시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스터디가 시작되었다.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내가 메일을 안 받아서 페이스북으로 다시 노크를 주셨다

와 같이 현주님이 연락을 주셨고, 현주님이 중간에 합류를 하시게 되었다. 현주님은 운영하고 계신 블로그를 보니, 성실하게 공부를 지속하고 계시는 분이라 스터디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실제로 그러했다. (그리고 현주님은 스터디 중간에 입사를 하시게 되었다.)


후기를 지속적으로 올리다 보니 스터디에 참여하고 싶다는 분이 종종 있었다. 현주님 이후로는 스터디에 참석하고 싶은 분들께 간단한 조건을 말씀드렸고, 동시에 간단한 테스트를 두었다.  조건은

8퍼센트 입사에 관심이 있을 것

입사에는 관심이 없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스터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하시면 일단 우리 스터디 진도에 맞춰서 요약을 하셔서 Github 에 PR을 달라고 요청드렸다. 이 기준과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하신 분은 희진님이 유일했다.

처음 시작했던 멤버들 중에 중간에 떠나신 분은 4분이었다. 회사를 떠나시거나, 인턴 기간이 종료되거나, 스터디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신 것이 그 원인이었다. 나머지는 끝까지 완주를 하셨다. 


시간은?


사실 이번 스터디 전에도 "루비로 배우는 객체지향 디자인”으로 사내 스터디가 진행되었었다. 당시에는 ‘개인정비시간’이라는 이름으로 매 스프린트가 끝난 금요일의 오후에 회사의 우선순위와 관계없이 개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시범적으로 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을 활용해서 스터디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회사에서 급한일이 생기다 보면 한 두 사람이 빠지게 되기 쉽고, 그러다 보니 잘 진행이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개발팀의 책임자인 내가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사내에서 이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에 힘을 실어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퇴근시간 이후로 스터디 시간을 잡았다. 다른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고, 참석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진행은 어떤 식으로 했는가?

열심히 설명하는 동현님

요약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과 심화 내용을 발표하는 것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했다. 그룹 내의 실력 격차가 꽤 큰 편이었다. 그래서 초기에는 요약을 해서 발표를 하는 것 신입 개발자들에게 맡겼고, 경력 개발자들이 심화 학습을 준비해서 발표했다. 

요약 발표는 책의 내용에 대한 자연스러운 토론을 이어지게 하였다. 하지만 너무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중반 이후에는 스터디 규칙을 조정해서 시간을 제한했다. 

심화학습을 통해서는 경력 개발자들의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신입 개발자들에게도 100% 이해는 아니더라도 키워드를 던져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심화 학습을 따로 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함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모여서 코딩도 하려고 했었는데 잘 진행이 되지 않아 곧 포기하게 되었다. 대부분이 직장인인 만큼 일정 시간 이상을 스터디에 할애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후기를 꼭 써야 하는가?


스터디를 마친 후에는 꼭 조별로 한 명씩을 선정해서 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사실 후기를 쓰는 것은 학습 자체와는 큰 관련이 없다. 기술적인 복습을 하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일기와 비슷한 느낌이었으니까. 하지만 꼭꼭 후기를 요청드렸던 것은 두 가지 정도의 이유였다. 

첫 번째는 회사 개발팀의 브랜딩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학습하는 조직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스터디 이후에 우리팀에 지원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스터디를 진행하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셨다. 

두 번째는 스터디의 지속을 위해서였다. “나 다이어트 계속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1.5Kg 빠졌어요~”라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할까. 그래서 꼬박 꼬박 후기를 내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했다.

그리고 덤으로 다른 스터디원들의 후기를 읽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터디를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현주님과 안영님을 채용했다. 이 두 분을 채용하는 동안 이력서는 한 50개 정도를 받았다. 그리고 면접도 10분을 넘게 봤다. 그리고는 관련 전공을 하지도 않으셨고, 개발 경력도 1년이 넘지 않은 이 두 분을 채용했다. 이 두분의 실력이 가장 뛰어났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면접 본 분들 중에서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였냐 라고 물으면 이 두 분이었다. 회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과 관련된 스터디를 5개월 동안 진행해서 회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것도 채용의 이유 중 하나였다. 

Django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사실 회사에 계신 분들 중 남홍님을 제외하고는 웹서비스 개발 경험도 별로 없었고, Django라는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 해 본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작성하고 있는 코드도 Django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이 스터디를 통해서 ‘무엇이 좋은 것인가?’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개발팀 각자가 ‘좋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어야 행동으로 이어져서 장기적인 개선이 따라오게 되는데,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니 그동안 개선이 없었다.

스터디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또 다른 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고, 그 스터디도 잘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스터디를 하면서 다 함께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했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첫 번째 이유는 스터디를 위한 코딩을 할 만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구성원 간의 실력 차이가 나서 속도를 맞추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웠던 것을 토론했으면 훨씬 더 공부한 내용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텐데 아쉬움이 든다.  

3/4 정도 진행한 후에는 전반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졌다. 책을 읽어 오지 않고 참여하는 멤버들이 생겼고, 출석률도 조금 낮아졌다. 책 내용이 Django 의 기본적인 내용보다 응용으로 넘어간 이유도 있었겠고 초반의 긴장감이 사라진 이유도 있겠다. 긴장감이 사라진 이유는 후기를 미루거나, 요약과 심화를 Github에 올리는 것을 미룬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내가 그 시작인지라 반성한다.


각자의 소감은 어땠을까?

즐거운 책걸이! (남홍님이 뒤로 가셔서 나만 얼굴 크게 나왔음)

그냥 끝을 낸 것으로 좋아요.   

올해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터디가 출발이 되어서 입사까지 하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지금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는데, 좋은 개발팀 혹은 좋은 선배 개발자가 어떤 것이 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 회사를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가 Django로 개발을 시작해서 애착이 있습니다. 최근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잊혀 가고 있었는데, 다시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어요.

저는 개발을 처음 배울 때 하나라도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 스터디를 통해 다들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을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명예의 전당

스터디를 완주하신 분들을 '명예의 전당'에 남긴다. (여기가 명예로운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열심히 공부한 그대! 마셔라!

김연태 

김남홍

박문수

임동현

김희진

노안영

이현주

이호성


참고


8퍼센트 프로덕트 그룹 블로그: 스터디 후기가 올라와 있다. 

두숟갈 스터디 저장소: 스터디 요약/심화 자료가 올라와 있다.

스터디 규칙: 간단한 스터디 규칙이 있다.

스터디 스케줄: 어떻게 스터디가 진행되었는지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터디를 지켜봐 주신 8퍼센트 구성원 여러분들과 스터디를 지원해 주신 JDLab 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keyword
magazine 8퍼센트
8퍼센트 CTO 이호성입니다. 기억하고 생각하고 싶은것을 글로 남깁니다.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