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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Sep 28. 2023

을지로 고기 장사하는 곳, 산청숯불가든

줄 서은 이유 직접 경험하기


[을지로 산청 3시간 웨이팅 후기]

'어차피, 음식 이야기' 친구들과 을지로 핫플이라 불리는 산청숯불가든에 다녀왔습니다.



좋았던 점으로는 일단 고기가 맛있었습니다.


저는 '재래식 소금구이, 고초장 양념구이, 가브리살, 항정살, 검은콩 한우된장'을 먹었습니다.


두꺼운 두께에 마치 회를 뜬 것처럼 넓은 너비를 가진 고기의 모습은 먹어보기도 전에 이미 맛있었습니다.



근데 그중에서도 대체로 생고기 쪽이 맛이 좋았는데, 오겹살은 쫀쫀했으며 가브리살은 쫄깃했고 항정살은 꼬들꼬들하여 개인적으로 입에 맞았습니다.

안내를 해주시고 고기를 구워주시는 분들도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사실 고깃집에서 고기 맛이 좋고, 친절함까지 있다면 더 이상 말이 나올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었기에, 역시나 개인적인 기록용으로나마 몇 글자 적어보려 합니다.



1. 여러 식재료가 쌓여있고 고기를 써는 푸줏간의 공간이 무척 매력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입구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있어, 맞은편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배정받은 사람은 그 공간을 놓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입구 바로 옆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중앙에 크게 배치하거나 말이죠. 물론 공간의 효율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계산하여 정한 동선이겠지만요.



2. 양념이 들어간 음식들은 대부분 짰습니다.  감칠맛은 거의 없는 형태의 자극적인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고기가 맛이 없었으면 모르겠는데, 마지막 한 점이 자극적인 양념고기였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3. 산청 하이볼에는 담솔이 들어갑니다. 담솔에는 송순 농축액이 들어가고 도수가 높은 이유로 화사한 피톤치드 풍미와 씁쓸한 맛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는 술이기도 합니다.



하이볼은 생각보다 벌컥벌컥 마시기 힘든 술입니다. 가장 첫 번째 이유로는 얼음이 목 넘김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시게 되는 술인데, 도수가 높고 드라이한 담솔에 토닉워터의 애매모호한 단맛이 엉켜 술의 씁쓸함이 되레 강조되어, 한 모금씩 마시기가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하이볼은 보통 한 잔정도 마시고 마는 술이라서 단맛을 좀 더 충분히 주어 음용성을 높이고 빨리 다음 술로 넘어가도록 상황을 만들었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4. 고초장 양념구이를 직원분이 구워주셨는데, 사실 많이 탔습니다. 저의 의지가 아닌 직원의 실수로 탄 고기를 먹게 된 상황은 무척 아쉬웠습니다.



5. 반찬은 생각보다 많았는데, 넓은 불판 탓에 어디로 손을 뻗든 뜨거워서 반찬을 먹지 못했습니다. 반찬 접시를 줄이고 개인 접시에 반찬도 두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6. 뜨끈한 밥 한 숟가락에 뜨끈한 된장찌개 한 입을 바라면 함께 주문을 한 거였는데, 공깃밥이 훨씬 먼저 나온 건 아쉬웠습니다.



앞서 언급했든 이는 개인적인 아쉬움이자 생각입니다.


웨이팅은 3시부터 6시 30분 정도까지 한 것 같습니다. 코앞에서 기다린 건 아니고 그 사이에 카페도 가고 근처 타코집도 다녀왔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을 써서 기다렸다는 생각에 좀 더 까다롭게 생각한 부분도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만, 역시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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