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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이 Jan 03. 2019

소주 반병에 계란 프라이 한 개

제주 작가, 유화 일러스트, 미국 전시회

소주 반 병에 계란 프라이 한 개 Oil on wood 18x24"


어렸을 때 작은 공장들이 즐비한 동네에 살았어요. 그 깊숙한 골목 귀퉁이에는 아주 오래되고 좁은 판잣집 선술집이 있었는데 그곳은 이른 오전 출근길부터 손님들로 늘 붐벼대었죠. 기름때에 찌든 후줄근한 옷을 입은 노동자들이 선자리 그대로 소주 반 병에 계란 프라이 하나를 후딱 먹어 치우고 가던 길을 서두르는 모습들이었어요. 아마도 그것이 그들의 아침식사였을 것 같아요. 아니면 해장술이었을까요? 


그런데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뜨자마자 오래전 그때 생각이 문득 떠올랐어요. 그래서 나도 계란 프라이 하나를 해서 소주 반병과 함께 후딱 해치워버렸죠. 내장 따라 뜨끈하고 좋더라고요. 그냥 그런 날 아침이었어요. 오늘은.


https://www.instagram.com/jaey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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