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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이 Nov 21. 2019

 '고요한 밤' 유화, 2019 대구 아트 페어 출품작

'크리스마스 같은 그림이군요!' 미국에서 어느 컬렉터가 제 그림을 보고 한 이야기예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내 그림 어디에고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소재는 없었거든요. 색채 때문이었지요. 제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색이 빨강 초록 황색이거든요. 당연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색감들이기도 하고요.



무교이지만 어린시절부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모아두었던 용돈을 들여 온갖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는 했지요. 2.30대에도 휘황찬란한 네온들보다 트리 장식들의 색감에 홀려 연말의 서울 시내를 정신없이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두근 두근 두근,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거리마다 크리스마스의 색채들이 넘쳐나겠지요! 당분간의 제 그림들 속에는 온통 초록과 빨강, 황금색들이 넘실거릴 듯합니다.^^



고요한 밤 oil on wood 46x61cm _ 대구 아트  페어 출품작


어떤 그림을 보고 그 그림에 빠져드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어떨 때에는 이제껏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기도 하고 또 어떨 때에는 과거 어느 때인가는 분명히 마주했을 법한 친숙한 이미지의 정겨움에 빠져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울 때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그림에서 뜬금없이 나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이에요. 대체적으로 우리는 그러한 순간에 그 그림 앞에서 발길이 자연스럽게 멈추게 되고 오래도록 머물게 되죠..
.  




실제 인물이나 풍경을 직접 마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거의 없어요. 

대체적으로 과거에 경험했던 일들을 떠올려서 그림으로 재현하고는 하는데요. 

그래서 사실과 다른 인물의 모습이나 풍경일 수 있어요. 오히려 그것이 더 좋기도 해요. 

그림은 기억의 왜곡을 탓하지 않잖아요. 오히려 더욱 신비롭게 나타낼 수 있기도하고요. 


그런데 정말로 오랜만에 내 작업대 바로 앞의 실물 테이블을 그리고 있어요. 그저 조금 새롭네요. ^^




'해녀의 의자' 개인전 작품 스무개의 진품 보증서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붓으로, 정성을 다해 정보를 쓰고 서명을 그렸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받아보시는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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