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_시도때도 없이 드로잉

2019.09.17. 불날_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by 이길 col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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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매무새를 가다듬다[이경아]


그리 길지 않았던 연휴임에도,

몸은 나태함에 질펀하게 젖어들었다.


출근길 구두에 발을 쑤셔 넣으면서도

어찌나 마음이 급했던지 ,

양쪽 엄지발가락에 생채기가 생긴 것도 모른 채

냅다 달렸다.


있는 힘껏 사무실 의자에 몸을 던지고 나서야

발끝의 아련한 통증이 밀려온다.


한숨 가다듬으며 자판을 누르니,

화면보호기를 가득 채운 파랑팔랑한 바다가

눈과 코, 온몸으로 깊이 쏟아져 들어온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지금-여기의 시간에 집중해야만

파랑팔랑한 하늘도, 바다도 내 것이 되리라 생각한다.


오늘의 일과 업에 감사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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