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사람들 이야기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을 안 하고 앉아있어도 괜찮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이 실제로 매뉴얼에 있다는 걸 들은 적 있다. 그래서일까?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난 집 바로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자주 오는 편이긴 한데, 그럴 때마다 보이는 '특이'한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내 기준에서만 신기한 사람들일 수 있다. 뭐 스타벅스 매뉴얼 상으로는 문제 되지 않는다니까 뭐라 하진 못 하겠지만, 그냥 내가 볼 때는 신기한 사람들.
여자 둘이 있다.
비닐에서 주섬주섬 스타벅스 커피를 꺼낸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컵커피 형태의 음료다. 어쨌든 이 커피도 스타벅스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음 아무것도 안 시키고 몇 시간씩 앉아있는 사람보다는 나은 걸까? 내가 뭐라고 낫다 그르다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냥 신기한 여자 둘이었다.
이런 게 브랜드의 힘인 걸까?
스타벅스는 초단기 임대업이라는 말도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그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사실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보다는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어나 글을 쓰거나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아무것도 안 시켜도 스타벅스 매장에 오고 싶게 만드는 것, 이게 브랜딩의 힘인 건가 싶다. 나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냥 스타벅스 편의점표 컵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뭐 어쨌든 다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긴 하네.
아무것도 주문은 안 했지만, 냅킨은 좀 쓸게요.
이 신기한 여자 둘은 쓰레기도 잘 버리고 냅킨도 마음껏 가져다 쓰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거의 2-3시간 이상 앉아있다가 나갔다. 내 사고로는 저런 행동을 차마 못 하겠던데 세상에는 신기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아간다. 내 사고의 기준에서는 철면피라고 생각되는데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내쫓지 않는 걸 보면 뭐 괜찮은가 보다. 하지만 철면피라는 걸 인지를 하긴 하나 싶은 게, 둘 다 모자를 쓰고 오거나 선글라스, 마스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아무튼 신기하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으로 나눠먹는 할머니들보다, 옥수수를 먹는 사람보다, 과자를 까먹는 사람보다 더 신기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왜 근처에 있는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라 스타벅스를 오는 것일까? 그 편의점표 컵커피 가격이면 바로 근처에 있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장에서 시켜 먹을 수 있을 텐데.. 이렇게라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공간에서 있고 싶은 걸까? 좋게 돌려해서 용기(?)가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왜
바로 옆에 있는 파리바게트,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의 매장에는 가지 않고 스타벅스에 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