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날.

당신이 사준 나의 취향.

by 이소발


당신이 나의 취향을 사주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야.



마트 안에 있는 리빙 샵에서 예쁜 빨간색 앞치마를 봤다. 체크무늬에 긴 길이 원하던 면 소재, 가격도 저렴했다. 왠지 사야 할 것 같은 운명을 느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앞치마가 두세 개 정도 있어서 한편으로는 낭비인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빨려 드는 빨간 체크 앞치마...


우두커니 서서 고민하던 내게 평소 물건에 돈을 잘 쓰지 않고, 내가 사는 패브릭을 전혀 이해 못하는 남편이 말했다.


"..... 뭐하니? 사고 싶어? 집에 있는 것 같은데.. "

"....."

" 그냥 사_ 사사 좋아하는 거네_" 그리고는 무심하게 카드를 줬다.


계속 고민하던 나는 그가 건넨 말 한마디에 결제를 하고 행복하게 집에 돌아왔다.

물론 내 카드로 살 수 있고, 스스로 고민하다 결정을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나의 취향을 알고 존중해 주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어쩌면 말려도 어차피 살 것이니, 미리 수긍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사소하고 작은 남편의 행동은 부인을 웃게 한다.


나는 앞치마를 요리용과 작업(그림 그릴 때 입는)용으로 나누는데, 이 예쁜 빨간색 체크 앞치마는 그림을 그릴 때 입기로 했다. 왠지 요새 그림이 슥슥슥 그려지는 기분이다. 기분 탓이지 뭐.



그림의 저작권은 이소발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