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즐기자 실용 숫자카드 V2로 보는 무행위의 가치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 광고를 아시나요? 유해진 씨와 이나영 씨의 코믹 연기 때문에 크게 화제가 된 <삼성카드>의 2015년 광고입니다.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것이 많아 복잡한 현대인에게 알아서 맞춰주는 카드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카드 덕분에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유해진은 기분 좋은 춤을 추며 상점을 나옵니다. 이 광고에서 나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유해진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을 것입니다.
열심히 무언가를 해야 살아남는 세상
비단 카드를 쓸 때뿐만 아니라 우리는 너무 열심히 해야 할 것 투성이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취업 시장만 봐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 투성입니다. 어학능력이나 봉사점수 혹은 해외 교환학생 경험 등을 대표하던 ‘스펙’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는 공모전 수상 실적이나 인턴 경험을 요구하는 쓰리 스펙, 식스팩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요즘 기획팀에 지원하는 인턴들을 보면 포토샵을 다룰 줄 알거나 영상편집을 다루는 프리미어까지 다루는 기술 능력자들이 허다합니다. 이제는 대학 입학과 함께 취업 준비를 한다고 하니, 모두가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취업준비를 열심히 한 끝에 직장에 들어가면 또 승진을 위한 어학능력 시험, 혹은 자격증 시험이 있으니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위를 향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학만 들어가면 경쟁은 끝일 줄 알았는데, 이제는 취업도 경쟁, 승진도 경쟁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는 자칫 도태될 것 같은 위기감마저 듭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 세상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모두가 꿈꾸는 세상일 겁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잘하고 싶고 욕심이 나니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 당장 도태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모두가 열심히 하는 스펙의 상향평준화된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열심히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걸까요? 욕심을 버리고, 삼성카드 광고에서처럼 아무것도 안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