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윤 제5강- 장면을 감정으로 나타내기
제1안) Tell을 Show 하기
1. 그는 피곤했다.
- 어제 회식에서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는 서녘에 달이 이윽한 새벽까지 이어졌고 출근을 위한 자명종 소리가 방안을 세차게 울렸지만, 얼굴이 불콰해진 그를 깨우기엔 역부족이었다.
2. 그녀는 설렜다.
- 이런 기분이 아스라한 그녀는 그의 제안에 볼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3. 그는 지루해했다.
- 영화는 멜로였다. 스토리와 주인공의 대사가 따로 겉돌았다. 급기야 그는 목젖이 보이도록 하품을 해댔다.
4. 그녀는 당황했다.
- 평소 양가 부모가 대면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을거로 생각했으나 시어머니의 배려 없고 거침없는 언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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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안)
<중요한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의 상황을 선택하여 앞뒤 상황의 장면을 감정으로 나타내는 글을 1,000자 이내로 써 보시오. (감정 직접 언급 주의, 장면으로만 표현)
베개에 머리를 대면 5분 안에 코를 골며 잠이 든다. 단 한 번도 불면의 증세는 없었다. 심지어 초저녁 쏟아지는 잠으로 인해 고충을 느낄 정도이다. 새벽 두 시를 넘어 세시. 새벽 성당 시간이라면 잠시 후에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서너 시간을 더 잘 수 있다. 하지만 시곗바늘은 각도를 더 넓히며 네 시 다섯 시를 총총히 넘긴다. 내가 오늘 왜 이러나. 어찌해볼 도리없이 동이 터 온다.
잠을 못 자 눈이 퀭한, 면접장에 나서는 나를 남편은 기꺼이 바래다주며 브라보를 외친다. 기다리는 장소가 사전회합을 한 장소인지, 앞 사람이 그때 내 앞의 사람인지도 알아보지 못한 채 한 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면접장은 10분 만에 끝이 났다. 여자분의 질문은 호의적이고 친절했으나 그보다 윗사람인듯한 남자분은 질문을 해 두고 쳐다보지 않았다. 나의 대답도 질문에 명쾌하지 못하고 중언부언 할 수밖에 없었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 손에 든 가방이 버겁게 느껴쟜다. 어쩐지 찜찜한 마음에 아쉬움이 컸고 다시 하자고 졸라볼까를 망설일 정도로 난조였다.
안절부절못하며 그래도 은근히 기대하며 발표를 기다리던 그 날, 괜스레 옆지기의 심경을 건드리며 도무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집안을 왔다갔다 하며 시간을 삭히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지원서를 정성스레 썼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합격자 발표는 저녁 6시. 울렁거리는 마음에 저녁도 챙기지 못한 채 시간도 되지않은 메일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 했다. . 지금쯤 도착했으리. 심호흡을 열 번쯤 하고서 이-메일을 열었다. 맙소사.
'예비 합격생'이라고 했다. 처음엔 한껏 입학을 기대한 덕에 화면을 응시하던 눈이 천천히 잠겼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태세 전환으로 나를 다독였다. '예비하신 대로 하소서'는 내 기도 제목이었다. 뭔가 다른 뜻이 있겠지.라는 생각. 그래도 "예비 합격생"이라지 않은가. 극적인 합격생을 기대하며 도와준 분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기분을 달래기 위해 다음 동작을 단행했다. 합격통지서를 받아놓은 방송대학교에 등록하고 수강 신청을 했다. '노노에 떨어지더라도 나는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며칠 후, 그래도 알아는 보자는 심정으로 전화기를 돌렸다. 휴대폰을 잡은 손이 살짝 흔들렸다. 뚜, 뚜. 발신음이 정확히 두번 울린 다음 상대방이 응대했다.
'이번에 예비 합격생은 몇 명인가요?' '0명입니다.'
'예년에 미등록자는 몇이나 되나요?' '0명 정도입니다.'
'그럼 제가 예비 몇 번인지는 알 수 있나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2월 0일 메일 드립니다.'
면접 후 희망 고문은 지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어쩐지 호의적인 그녀의 기운이 나쁘지 않았다.
월급을 일정하게 받는 것도 아니요, 일주일에 삼일을 종일반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하고, 왕복 세 시간이 소요되는 먼 길. 어쩌면 너무 힘들지도 몰라. 하지만, 올 한해 고생하면 내년부터는 봉사단에 소속되어 봉사를 계속할 수 있지 않나. 같이 하게 될 동기 분들도 궁금하고 수혜자인 할머니들도 궁금해. 어떤 분일까. 작년 한 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살았고 그동안의 나 정도면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자만은 무리였던가보다. 나름 반성한다. 며칠 말수가 줄었다. 대학 입학 보결생의 심정을 한껏 맛봤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면접 연습 때 '만일에 합격하지 못하면 차선으로 어떤 봉사를 하실 건가요?'를 힘껏 외웠었다. 무심하게도 그대로 되려나?
추가 합격은 연락이 온다던 날짜에 약속된 시간보다 정확히 한나절쯤 전, 나를 찾는 낯선 전화가 있었다. 놓쳤다 되찾은 기분을 누군들 알까? 그렇게 노노에 들었다.
또 이렇게 소중하고 진기한 경험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