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예쁜 애, 나는 착한 애

외모 열등감 속에서 나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by 무정인

나는 한번도 들은 적 없는 말을, 늘 마음속에서 듣고 자랐다.

'넌 안 예뻐서 안 돼.'

아무도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그 말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닌데, 나는 늘 그렇게 느꼈다.

나는 예쁜 아이가 아니라고. 그래서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아이라고.


그 감정이 처음 또렷해진 날이 있다.

아빠 회사 야유회에 갔던 봄날이었다.

바람이 좋았고, 사람들은 웃고 있었고, 동생은 그날도 예뻤다.

“어머, 너무 예쁘네. 목마 태워줄까?”


동생은 번쩍 들려 올라갔다. 나는 그 옆에 서 있었다.

나도 목마를 타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넌 안 예뻐서 안 돼.’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그렇게 들었다.

그날의 서러움은 아직도 또렷하다.


나는 피나게 노력해야 조금의 관심이라도 받는 것 같았고,

동생은 그냥 존재만으로 사랑을 받는 것 같았다.


부러웠다.

배알이 꼴릴 만큼.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진 내가 너무 싫어서 또 죄책감을 느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이런 마음이 너무 못나 보여서 꺼내지도 못했다.

그럴수록 더 깊이 곪아갔다.

상담을 하며 그 마음을 꺼내기 시작했다.

남루한 마음의 한 구석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햇빛을 쬐고 바람을 통하게 했다.

그럴수록 무거웠던 감정은 조금씩 가벼워졌고 열등감도 옅어졌다.


오늘, 히비스커스 티가 투명한 물에 빨간색을 물들이며 번지는 것을 고요히 바라봤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무정인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양극성장애로 감정의 진폭을 안고 살아갑니다. 잘 버티는 날보다, 자주 흔들리는 날들을 씁니다.상담사이고 엄마이지만, 여전히 나도 잘 모르는 채 살아갑니다.

7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조금 들뜬 날의 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