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카네기 마스터'가 해설한

[도서]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 Review

by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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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저서에 마땅히 주어지는 숙명이 있다. 다양한 독자들의 이런저런 해석이 붙는 과정에서 때로는 왜곡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은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은 상대방을 내 뜻대로 조종하고 움직이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사업상의 관계에서는 적용할 만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튜브에서 이러한 해설을 발견하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저마다의 감상은 자유이지만 지나친 왜곡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공격적인 반발심 대신에 '책임감'이 스쳤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는 단순한 카네기의 팬이 아닌, 국내 유일의 '카네기 마스터'이기 때문에 잘못된 해석을 막아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 30명, 대한민국 유일의 '카네기 마스터' 홍헌영


1912년, 뉴욕의 YMCA 회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수업이 시작됐다. 강사는 평범한 무명의 청년이었다. 그는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돼지에게 밥을 주고 젖소의 우유를 짜다가 그대로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판매원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별안간 퇴사를 하게 된다.


스피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이것에 대한 실용적 수업이 없네?


기존의 말하기 수업들은 웅변체였으며 문학과 수사학 중심이라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졌다.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멋진 연설'이 아니라, '회의나 영업, 인간관계에서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말하기'라고 여겼던 청년은 파격적인 수업을 창설하기로 한다. 이론 따위는 다루지 않으며 즉석 발표나 피드백이 주로 이루어지는 강의였다.


이 이상한 수업은 '이상하게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얻으며 점점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특히 관리자, 변호사, 교사와 같은 지식인들과 문화인들이 서로서로 추천하며 몰려들었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도 해당 수업의 수강생이었다. 그는 교육을 통해 공포증을 극복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연설하기 시작했다. 놀랍겠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워렌 버핏은 부끄러워서 토할 정도로 발표를 두려워했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인생을 바꾼 이 수업의 이름은 무엇일까?


바로 「카네기 리더십 코스」이며 앞서 말한 무명의 청년은 데일 카네기이다. 수업을 매번 들을 수 없으니 내용을 정리해달라는 요구를 자주 받았던 그는, 코스를 진행한 지 20년 정도 되었을 때쯤에 검증된 원칙들을 정리하여 책을 집필하였다. 그것이 바로 「인간관계론」(1936)이다. 따라서 인간관계론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카네기 자신과 수강생들의 경험이 쌓여서 만들어진 현장 사례집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 홍헌영은 데일 카네기가 설립한 '데일카네기트레이닝 Dale Carnegie Training'에서 부여하는 최고 등급의 트레이너이다. 가장 낮은 단계인 솔로 트레이너가 되는 데에만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며, 저자와 같은 카네기 마스터는 전 세계에 약 30명뿐이다.


카네기 마스터의 자격은 매년 갱신될 뿐만 아니라 데일 카네기의 철학과 교육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직책을 어렵게 얻은 뒤에도 해야 할 업무가 많다. 마스터들은 카네기의 사후에 그를 대신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올바르게 수행할 트레이너와 강사를 양성하고 자격을 인증하며, 프로그램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전 세계의 카네기 마스터들은 매년 1회 이상의 워크숍을 함께하면서 데일 카네기 트레이너들에게 가르칠 사항들, 보완해야 할 점들을 함께 점검한다.


즉, 저자는 대중에게 인간관계론을 전파하는 '카네기 트레이너'들을 다시 가르치는 최고 트레이너이다. 그런 최고 트레이너가 시중의 해석을 참지 못하고 직접 독자들에게로 다가왔다. 정통성과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손수 정리한 내용이므로 데일 카네기가 말하는 인간의 이해, 호감 형성, 협력, 영향력의 원칙을 왜곡 없이 현대적으로 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은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국내에 출간된 일반 번역서와의 차별점


첫째, 대부분의 카네기 책에서는 '편지글'과 '결혼생활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하지만 해당 저서에서는 시원하게 제외되었다. 저자는 데일 카네기의 부인이 개정해서 낸 첵이나 데일카네기코스의 교재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을 굳이 다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불필요한 항목은 망설임 없이 버리는 모습을 보며,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핵심만을 전달하려는 저자의 기본 태도를 알 수 있다.


둘째, 각 장의 제목으로 인간관계의 원칙을 그대로 사용했다. 기존에 출간된 책들은 '꿀을 얻고 싶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나 '논쟁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와 같은 별도의 제목을 주로 사용하곤 한다. 이는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지만 인간관계 원칙과 혼동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카네기의 인간관계 원칙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아서 독자들이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인간관계론」을 읽지 않은 초보자라도 충분히 원문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카네기의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 가운데서 오늘날 독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엄선하였으며, 현대에 맞게 표현을 수정하거나 요약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설과 적용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였으니 해당 책은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친절한 해설집'이나 다름없다.




카네기의 인간관계 원칙은 30가지나 된다. 이 중에서 몇 가지를 선택하여 적용해도 좋지만 전체를 함께 보면 원칙의 이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책에서는 30가지의 원칙을 4부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Part 1. 인간관계의 3가지 기본 원칙

원칙 01. 사람을 얻고 싶다면 비난이나 비판, 불평을 하지 말라
원칙 02. 신뢰의 기초를 쌓으려면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과 감사를 하라
원칙 03.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전체 원칙을 개관하는 장이다. 인간은 누구나 비난받기를 싫어하고 인정받기를 갈망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다는 사실을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원칙들에 바탕이 되는 부분이므로 당연한 내용이라며 흘려 읽지 말고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기를 바란다.


Part 2. 호감을 얻는 사람이 되는 6가지 방법

원칙 04. 어느 곳에서나 환영을 받으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원칙 05. 매력적으로 다가가려면 미소를 지어라
원칙 06. 언제 어디서나 상대의 이름을 잘 기억하라. 당사자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그 무엇보다 기분 좋고 중요한 말임을 명심하라
원칙 07. 즐거운 대화를 나누려면 경청하는 사람이 되어라. 스스로에 대해 말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켜라
원칙 08. 나를 다시 보고 싶게 하려면 상대방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원칙 09. 내 편으로 두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하는 말을 들을 리가 없다. 당연한 사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인간관계의 출발은 호감형 인간이 되는 것이며, 상황별 대처법을 다루기 이전에 내가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인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면 대부분의 일은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뒷장에서 이어지는 설득의 기술이나 심리학 지식들을 열심히 익혀봤자 부질없을 가능성이 크다.


Part 3. 설득, 협력, 협상을 위한 12가지 방법

원칙 10.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논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피하는 것이다
원칙 11. 잘못된 주장을 반박하려면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라. 결코 "당신이 틀렸어"라고 말하지 말라
원칙 12. 최악을 피하려면 잘못했으면 즉시 분명한 태도로 그것을 인정하라
원칙 13.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려면 우호적인 태도로 말을 시작하라
원칙 14. 허락과 승인을 얻으려면 상대방이 당신의 말에 일단 "네, 네"라고 대답하게 하라
원칙 15. 저항을 줄이려면 상대방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하라
원칙 16. 참여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에게 그 아이디어가 바로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게 하라
원칙 17. 이유를 알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라
원칙 18. 타협점을 찾기 원한다면 상대방의 생각이나 욕구에 공감하라
원칙 19. 설득을 마무리하려면 보다 고매한 동기에 호소하라
원칙 20.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면 당신의 생각을 극적으로 표현하라
원칙 21. 다른 방법이 안 된다면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켜라


남들에게 호감을 얻었다면, 이제 상대를 설득하여 열렬한 협력을 쟁취해야 한다. Part 3에서는 특히나 회의나 영업, 비즈니스 협업 등 직장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물론 실생활에서도 편리하게 쓰일 수 있다. 원칙 10에서 다루는 내용은 결국 '상대를 내 감정의 주인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으로, 언쟁에서 이기려고 애쓰다가 평판이나 관계를 잃지 말고 자신을 지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Part 4. 리더십과 영향력에 관한 9가지 원칙

원칙 22. 문제를 언급하려면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원칙 23. 뉘우치게 하고 싶다면 잘못을 간접적으로 알게 하라
원칙 24. 신뢰를 원한다면 상대방을 비평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라
원칙 25. 상대방을 생각하게 하고 싶다면 직접적으로 명령하지 말고 요청하라
원칙 26. 변화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어라
원칙 27. 성공으로 이끌고 싶다면 아주 작은 진전에도 칭찬을 아끼지 말고 진전이 있을 때마다 칭찬을 해주어라. 동의는 진심으로, 칭찬은 아낌없이 하라
원칙 28.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면 상대방에게 훌륭한 명성을 갖도록 해주어라
원칙 29. 작은 변화부터 끌어내려면 격려해주어라. 잘못은 쉽게 고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라
원칙 30.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당신이 제안하는 것을 상대방이 기꺼이 하도록 만들어라


마지막 파트는 특히나 리더들에게 중요하다. 어떻게 저항 없이 상대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본 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뻔해 보이지만, 막상 펼쳐보면 그렇지 않은 내용


솔직히 말하자면,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기기 전에 목차를 읽으며 조금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방법이 안 된다면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켜라'와 같은 몇몇 제목들이 흥미를 끌기도 했으나, 웃으라거나 이름을 기억하라는 내용은 너무도 당연하게 보였다. 밝게 미소를 지으면 상대의 호감을 사고 이름을 실수해서 부르면 욕먹는다.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우리의 컨디션은 매번 좋지 않으며 기억해야 하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남의 이름 석 자까지 장기 기억에 새겨넣기는 어렵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삐딱하던 시선이 조금씩 바뀌었다.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게 몸에 좋다는 걸 알지만 귀찮아서 거르다가, 가족이 그걸 먹으면 정확히 어디에 좋다고 설명해 주는 걸 듣고 다시 손을 뻗기 시작하듯이. 경직적이던 생각이 부드럽게 풀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완성이다.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으며, 그중 무엇을 표현할지는 '내가' 선택한다. 미소를 지어라. 우리는 때로 감정의 지배를 받지만, 우리의 행동으로 감정을 따라오게 만들 수도 있다. ··· 물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사람은 거절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상대가 나를 거절한다면 그것은 그의 자유지만, '좋은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치는 쪽은 바로 그 사람이다. (56-59p)


어제 충분히 숙면하지 못해서 피곤하고 짜증 나더라도 길고양이나 파란 하늘에 집중하다 보면 미소지을 만큼의 여유는 생긴다. 즉, 무엇에 집중할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 미소를 미소로 화답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책임이 아닌 상대의 선택임을 인정하며 부정적 영향을 차단할 수도 있다.


카네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전문가가 개인적인 해석을 최대한 소거하고 객관적으로 집필한 책이다. 덕분에 데일 카네기의 30가지 원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은 '나'의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거미줄과도 같은 인간관계의 가운데에는 바로 내가 서 있다. 그러니 중심이 흔들리게 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사용했더라도 전체가 흔들리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결론에 닿았으며 그렇게 사유하는 과정에서 점점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와 관련된 고민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데일 카네기 New 인간관계론」을 읽으며 각자의 답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정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아지고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의 인간관계에 관심을 갖고,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이며, 해당 저서를 장바구니에 담는 순간, 당신은 이미 반은 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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