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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트 Jan 27. 2017

작심삼일 막아주는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건강편 - 직토, 눔, 클래스픽

자고로 새해 계획은 작심삼일, 아니 작심세시간이 제맛이라고 했다. 

1월 1일 아침의 다이어트 다짐은 세 시간 후 폭식 점심으로, 공부 다짐은 낮잠으로 덮어주어야 진정한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작심세시간, 작심삼일이 계속되면 자괴감으로 마음이 울적하고, 에 또 괴로워지고 그러기 때문에, 몇 가지 스타트업 서비스들을 활용해 작심삼일을 작심한달로 늘이는, 나름의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았다. 


내가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허리와 무릎 건강 증진이다. 아직 너무 어린, 서른을 목전에 두고 있는 나이로는 부끄럽지만 나는 허리와 무릎이 둘 다 몹시 안 좋다. 몹시. 아주 몹시. 몹시 불편하다. '1년 반 동안의 지방근무로 인해 대중교통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서 그렇다'고 변명은 하지만, 사실 평생 유지해 온 몸에 대한 무신경이 도저히 20대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허리와 무릎 상태를 초래한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올해는 나의 건강을 위해 크게 세 개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애용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한 달을 나와 함께 한 서비스들을 소개하려 한다.





(순서대로) 직토, 눔코치, 클래스픽. 실제로 앱 키자마자 나오는 화면을 캡처하였다. 개인적인 느낌을 제외한 설명은 각 서비스의 홈페이지를 참고했다.






1. 직토


ㅡ 직토는 걸을 때의 팔 스윙 속도, 각도, 회전량 등을 분석해서 잘못된 걸음걸이가 감지되면 손목에 진동을 전달해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이를 통해 올바른 자세 교정을 유도해준다. 나의 활동량(걸음수, 걸은 거리, 수면 패턴)을 함께 측정해주고 최근에는 '더 밸런스 멤버십'도 출시해서 여러 가지 혜택도 제공중이다. 나는 직토 워크 블랙/기본 스트랩을 사용 중이다.


ㅡ 더 밸런스 멤버십을 통해서는 직토 그 자체를 제외한 여러가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문화상품권 제공, 쇼핑몰 포인트 제공, 건강검진 할인, 마일로 서비스 연계 등등등... 더밸런스 멤버십을 소개하는 글에는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해본 사람은 없다'라고 쓰여있다. 근데 내가 안 써본 사람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올해는 직토를 통해 마일로 서비스 할인을 꼭 받아보고 싶긴 하다.


내 직토.......


ㅡ 디자인이 예쁘다. 아직 다른 스트랩을 사진 않았는데 기본 스트랩만으로도 충분히 예쁘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 번씩, 그건 뭐냐고 물어본다. 충전기도 귀엽고 예쁘게 생겼다. 충전기는 사무실에 꽂아두고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앉아있을 때) 충전해주면 충분하다. 크기가 크지 않고 무게도 가벼워 차고 다니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수면 패턴 분석도 얼추 맞는 것 같다. 11번가에서 작년 연말 할인으로 샀는데 아직도 할인 가격으로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ㅜㅜ) 왠지 다 알면서도 속은 것 같은 느낌이지만 뭐 원래 할인이 다 그렇지 뭐..


ㅡ 왼쪽 손목에 꼭꼭 시계를 차고 다니는 편이라 처음에는 직토를 왼쪽 손목에, 시계를 오른쪽 손목에 착용하는 게 적응이 안되고 불편했다. 지금도 완벽하게 적응된 건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편해졌다. 어차피 직토도 시간을 보여주니까 시계 대용으로 편하게 생각해도 된다. 의외로 문자나 전화가 올때 직토 알람이 오는 기능이 편하다. 직토를 사면서 이 기능에 편리함을 느끼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말이다.


ㅡ 솔직히 겨울이라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 장갑을 끼고 다닐 만큼 세심하지는 못해서 주머니에 시려운 손을 넣고 다니는 게 다반사인데, 자꾸만 걷는 자세가 잘못됐다고 진동이 울린다. 실제로 주머니에 손 넣고 걸으면 안 좋은 자세니까 그렇게 나오겠지... 날씨가 따스해지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때는 정말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직토를 끼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주는 경각심(?) 덕에 의식적으로 몸을 곧추세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 걸을지언정, 걸을 때도 척추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단단히 걷기 위해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된다. 이게 가장 좋은 점.



2. 눔 


ㅡ 눔은 생활 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코칭 서비스다. 식사를 기록하고, 운동량을 기록하고, 이 기록을 기반으로 내게 배정된 눔코치와 채팅을 주고받고, 코치가 주는 간단한 미션(BMI 계산해보기 등)을 수행해보는 게 기본 커리큘럼. 체중감량 집중 프로그램과 당뇨병 관리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ㅡ 올해는 내 몸 건강하게 해주는 습관 만들기가 목표이기 때문에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메시지에 홀린 듯 4개월치를 결제했다. 1월 2일부터 시작해서 지금 딱 25일째인데, 한 달 동안 사용해 본 소감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만족.


ㅡ 처음 눔을 결제하고 나니 이틀 정도 지나 코치가 배정되었다. 코치와는 직접 만나지 않고 오로지 눔 서비스 안에서의 채팅으로만 대화한다. 내 코치는 '홍코치'다. 코치들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식단, 운동에 대한 코칭을 통해 정확한 건강관리 방법을 알려준다. 매우 매우 친절하고 다정하게... 


ㅡ 처음 코치를 배정받고 나서 나의 생활습관을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나는 평범한 2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이고, 야근이 많지는 않지만 간혹 저녁 행사가 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살을 빼야 할 때는 식사량을 줄이며 살을 뺐다. 그래서 물론 요요도 자주 찾아왔고 몸무게도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다행히 걷는 건 좋아하는 편이라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는 8,000보 이상을 매일 꾸준히 걸었다.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주전부리를 무의식 중에 찾게 되며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마음보다 무릎과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고자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이야기를 하고 나자 홍코치가 나의 생활습관에서 이러이러한 부분을 저러저러하게 조금씩 바꿔나가면 좋을 것 같고, 하루에 어느 정도의 칼로리를 섭취하면 다이어트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알려주었다. 그때부터 식단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홍코치와는 오직 내 건강, 생활습관, 운동, 식단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아래의 이미지는 실제로 내가 홍코치와 나눈 대화들 중 일부를 캡쳐.





ㅡ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그룹'에 배정되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다만 나는 이 기능은 잘 활용하지 않는다. 그룹에 코치가 올려주는 건강팁 정도만 확인하고 있다. 코치와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적당하다고 느껴진다.


ㅡ 처음 일주일만 해도 얼굴 모르는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어색하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하게 내 몸과 습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니, 갈수록 이 과정이 편해지고 있다. 운동에는 눈곱만큼의 습관도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걸음수를 늘려보라고 자주자주 말해주고 격려해 주는 게 의외로 큰 자극이 되었던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은 대로 괴롭고 적게 먹으면 적게 먹은 대로 괴로워했는데 조급해하지 않고 나 자신의 '습관'자체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깨달아가고 있다.


ㅡ 다음은 식단 등록.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테헤란로 커피클럽에서 눔의 정수덕 이사님이 발표해주신 적이 있는데, 이 '먹은 음식 입력' 서비스와 관련해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에피소드를 밝혀주셨었다. 이 식단 기록을 눔이 자동으로 해줄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식단을 기록한다는 것은, 내가 먹는 것을 내 자신이 인지하고 장기적으로 습관을 고쳐나가는 과정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식단 기록을 자동화해버리니(이미지를 올려버리면 자동으로 칼로리 입력이 되도록) 다들 칼로리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는지 오히려 고객들의 다이어트 진전 속도가 느리게 나타났다는 것. 발표를 들을 때만 해도 무슨 이야긴가 긴가민가 했었는데 직접 내가 먹는 것들을 하루 종일 일일이 입력하고 보니 그때 정수덕 님이 했던 말이 어떤 뜻인지 와 닿았다.

장하게도 1월 2일부터 1월 27일 오늘까지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루 세끼, 간식을 모두 입력했다. 매일같이 식단을 입력하고, 이 식단들을 일주일 치로 모아놓고 보니 내 식습관은 어떤 문제가, 또는 어떤 패턴이 있는지 눈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나는 물을 정말 적게 마시고 끊임없이 탄수화물 주전부리를 하고 싶어 한다. 주전부리를 좋아하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래도 요즘은 주전부리를 줄이려고 하고, 고열량의 음식을 먹게 되면 양을 적게 줄이고 있으며,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고 있다. 이렇게 습관을 새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남은 3개월 동안 눔코치와 함께 어떤 좋은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작심한달은 넘겼으니 이제 작심두달, 작심세달, 영원히 습관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ㅡ 아참, 눔코치 앱에서 다이어트 레시피도 제공해준다. 종류도 다양해서 음식과 다이어트 두 가지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듯.




3. 클래스픽


ㅡ 그리고 야심 차게 카드를 긁게 된 또 다른 서비스가 바로 클래스픽이다.


ㅡ 픽플컴퍼니의 클래스픽은 하나의 멤버십으로 헬스부터 요가, 필라테스, 다양한 GX까지 모든 운동을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O2O 서비스다. 내가 마일로, TLX, 클래스픽 등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 클래스픽을 선택하고 사용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ㅡ 우선 첫 번째 이유는 선릉/삼성과 교대, 역삼 근처 여성 전용 필라테스/발레/피트니스 업체들이 클래스픽에 많았기 때문이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선호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일반적인 피트니스보다는 척추와 허리에 좋다는 필라테스가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해당되는 업체가 많이 뜨는 클래스픽이 가장 끌렸다.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오히려 '운동' 또는 '건강'과 관련된 업체들만 등록되어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정말 딱 오직, 운동, 건강과 관련된 업체들만 등록되어있고 그 외 서비스는 스파, 마사지 정도가 다였기 때문에 오히려 운동 관련 서비스만 집중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ㅡ 두 번째는 기간에 따른 가격의 합리성 때문이었다. 한 달에 39 코인 정기 결제를 하고 나니 근처 필라테스 센터에서 일대일 강습을 받는데도 크게 가격이 부담되지 않았다(그러나 이에 따른 슬픈 부작용은 뒤에서 설명하겠다) 업체가 많으니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봤다. 이것저것 해보며 일단 운동에 대한 흥미를 붙여보고 싶은 나에게는 최고의 조건이었다. 클래스픽의 아주 작은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결제한 코인을 한 달 안에 무조건 다 써야만 한다는 것이 있는데, 나에게는 오히려 이게 강점으로 작용했다. 결제해놓은 코인이 아까워서 한 달 안에 운동을 몰아서 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을 형성해 준 것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한달이라는 기간의 강제성을 스스로 택한 것이기 때문에, 넉넉한 기간을 원하시는 분들은 다른 서비스들을 고려해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결제해놓고 못 쓴 코인이 날라가면 정말 속이 타는 느낌일 것이기 때문에.


ㅡ 무엇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일단 스케줄을 확실하게 잡아놓고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이 편했다. 클래스 픽은 접속하면 시간표가 코인, 남은 좌석수와 한 번에 떠서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내 스케줄 내에 확실하게 고정해두기가 편했다.



ㅡ 1월 둘째 주 클래스픽 결제 이후 총 네 번 클래스픽을 통해 센터들을 방문했다. 한 번은 A 필라테스, 두 번은 B 필라테스, 한 번은 코인이 아무래도 남을 것 같아 타이마사지 센터. 네 번 다 몹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고 집에 가는 길에 별생각 없이 들러본 타이마사지 센터는 나에게 방콕 이민의 꿈을 심어주었다. 


ㅡ 이미 이용자가 많은 업체들은 많은 이용 선배(?)들이 꼼꼼한 후기들을 남겨두었기 때문에 이 후기를 보고 방문하면 코인을 적절하게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정기결제권과 일반권이 있어 혹시나 정기 결제한 코인이 모자라면 추가로 일반권을 구입하고, 딱 쓰는 만큼 결제할 수 있어 허투루 쓰는 비용이 없게 느껴졌다. 올해는 다이어트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척추라도 잘 서는 일 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나 많지만 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우선 체력부터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고 있다. 열심히 세운 계획들을 하릴없이 작심삼일만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어 큰맘 먹고 유료결제를 감행해본 서비스들이었다. 

이번에도 혹시 작심삼일로 끝나버릴까 봐 걱정하기도 했는데 세 서비스 모두, 전혀 지겨움 없이 꾸준히 잘 사용하고 있어 몹시 만족스럽다. 

작심세시간, 작심삼일, 작심일주일... 나 혼자 세우는 계획의 실천 주기가 자꾸만 짧아진다면, 그땐 이렇게 멋진 서비스들을 활용해 조금 더 내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나 역시 올해는 부디 건강한 허리와 무릎을 위한 첫 스타트를 잘 끊었으면 좋겠다.


아직 안늦었으면 좋겠어요.....




번외) 슬픈 O2O 이용기...


ㅡ 클래스픽을 이용하면서, O2O 사업을 전개하는 스타트업들의 골칫거리 상황을 직접 온몸으로 체감하고 말았다. 가장 처음 방문한 필라테스는 A 필라테스였다. 

클래스픽을 통해 A 필라테스를 발견했고, 빈 시간이 많은 것을 확인했고, 등록(결제)을 했는데, 두 시간쯤 후에 A에서 전화가 왔다. 정말 미안하지만 시간을 한시간만 당겨줄 수 있냐고 했다. 기존 회원의 수업이 예약되어 있다고 했다. 만약 기존 회원 예약이 있는 거라면 클래스픽에 그때는 잔여좌석이 없다고 표시해두면 될 텐데 왜 굳이 나에게 이렇게 연락을 하는지?라는 의문이 피어올랐지만 별 문제없다고 생각시간을 당겼다. 방문했다. 한 시간 수업을 잘 받았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은근하게, 굳이 클래스픽을 통해 매번 예약할 필요 없이 자신들에게 결제하면 기존 회원이 되어 더 예약이 손쉬울 것이라는 말을 했다. 단칼에 거절하는 것도 웃겨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운동이 끝난 후 방식이 꽤 마음에 들어 문을 나서자마자 사흘 후인 주말(토요일) 열 시에 예약을 했다. 주말이지만 일찍 일어나서 옷도 챙겨 입고 운동을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아홉 시 사십 분에 연락이 왔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라고 하지만 왠지 늦게 일어난 분위기) 오늘 수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업 20분 전이라 예약취소도 안되어서 나의 코인은 이미 업체 쪽으로 정산이 넘어가버린 상태. 그럼 추가로 결제는 안 할 테니 다음 주에 수업을 하자고 했더니 다음 주는 예약이 다 차있다고 했다(분명 클래스픽 사이트에는 잔여좌석이 모두 있는 상태였는데...) 그러면 다다음주 화요일 7시에 하겠다고 하자, 7시에는 고정 회원님이 있으니 8시에 오면 더 많이 오래 길게 해주겠다고 했다. 알았다고 하고 다다음주 화요일 8시로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다다음주 월요일에 다시 연락이 왔다.

내가 예약해두었던 스케줄이 기존 회원들의 정규수업으로 인해 스케줄이 꼬여버렸다는 것. 6시나 9시에 와달라는 것이다. 열흘 전에 예약했는데도 스케줄이 꼬였냐며 다른 시간으로 해달라고 하자, 그 시간도 클래스픽에는 반영이 안되어있지만 기존 정규 강습이 있어 안된다고 했다. 그럼 내가 써버린 내 코인은...? 이 코인을 코인 또는 현금으로 환불해달라고 하자 이미 정산이 끝나버린 것이라며 현금 환불도 안되고, 다른 날을 잡아 수업을 오라고만했다. 너무 화가 나 클래스픽으로 연락을 해서 환불을 요청해보겠다고 했다.


ㅡ 다른 센터들에 예약을 했을 때도 이와 같은 일이 두세 번 정도 더 발생했었다. 그리고 나서야 많은 센터들이 업체 정보에 써둔 '클래스픽을 통해 예약하기 전에 센터로 먼저 전화주세요' 라는 문구를 이해하게 되었다. 많은 센터가 기존 회원, 단골 회원을 우대하고 싶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를 통해 등록한 고객을 후순위로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회원이 이미 예약시간을 잡아서 남은 잔여좌석이 없다면, 그 시간대는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시스템으로 처리하면 될 문제인데. 이것을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또는 오류가 나서 라는 핑계를 대며 손 놓고 있는 바람에 오히려 더한 불편을 초래하게 되었다. 고객은 클래스픽에서 업체를 조회해보고, 업체한테 전화해서 예약해도 되냐고 시간을 확인해본 후에, 컨펌(?)을 받으면 그제야 결제한다. 

여러 곳에 통화해보고,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는 후기들을 모으면서 결국은 정말 괜찮은 필라테스 센터를 찾았다. 다만 이곳도, 분명 클래스픽에는 10시부터 9시까지 모든 시간이 가능하다고 나와있는데, 매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모든 수업시간이 이미 예약 완료라고 했다. 

'그럼 클래스픽에 잔여좌석 없는 수업은 없다고 표시하면 되지 않나요? 시스템이 많이 어렵나요?' 라고 물으니 '아니 그건 아닌데... 그냥 뭐 까먹기도 하고...' 라는 어물어물한 대답이 돌아왔다. 


ㅡ 다행히 클래스픽 메일, 카카오톡 고객센터로 문의를 하자 굉장히 빠르고 친절하게, 이는 고객이 잘못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클래스픽이 사과드린다며(내가 보기엔 클래스픽이 사과할 일이 전혀 아닌데...)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날아가버린 코인을 모두 복구해주었다. 이후에도 방문 확인 문제로 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문의할 일이 있었는데 업무 시간 중에는 어김없이 한 시간 안에 회신이 왔고 민망하고 죄송할 정도로 빠르고 확실하게 사건을 마무리해주었다. 마치 셜록처럼.... 


ㅡ 다른 분들에게도 여쭈어보니, 위와 같은 일은 O2O 스타트업들이 현장을 관리할 때 왕왕 일어나는 일들이라 했다. 특히 O2O 서비스를 통해 현장을 방문했는데, 앞으로는 이 서비스를 통해 오지 말고 직접 결제를 하라고 한다거나, O2O 서비스를 통해 온 손님들에게 시간/서비스 측면에서 기존에 제시한 것보다 덜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경우들. 클래스픽은 업체에게 더 자세히 일러주지 못해 불편하게 해드렸다며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솔직히 그런 교육조차 제대로 안했겠는가. 실제로 업체들의 스케줄 관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두 귀로 똑똑히 들었는데 단순히 이런 문제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중개하는 서비스에게까지 피해를 주다니 그 모습들이 굉장히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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