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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이 Jan 06. 2023

[졸트] 무언가 굉장히 불편한 영화

제 머릿속에 ‘여자 액션 배우’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는 단연 ‘안젤리나 졸리 (이하 안젤리나)’입니다.


평범했던 여러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그녀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영화 [툼레이더]에서 보여준 액션 때문인데요.


섹시한 외모와 환상적인 볼륨감 있는 몸매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어우러지며 ‘여자 액션 배우=안젤리나 졸리’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한 번 자리 잡고 나니 여간해서는 잘 바뀌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툼레이더]가 개봉되었던 게 2001년이다 보니 그보다 무려 10여 년 전인 1990년에 개봉되었던 [니키타]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여자 배우도 저렇게까지 액션을 보여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영화는 역시나 [툼레이더]였습니다.



그 이후 할리우드에서는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가 줄기차게 제작되고 개봉되어 왔습니다.


개봉 연도와 상관없이 [콜림비아나], [울트라 바이올렛],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킬빌], [레지던트 이블] 그리고 [원더우먼]과 [블랙 위도우]까지.


사실 액션 영화는 소위 ‘남자의 영화’였습니다.


남자 배우들이 주연을 하고 남자 관객들을 위한 내용들로 꾸며진 영화가 대다수였죠.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남자 관객=액션 영화’, ‘여자 관객=로맨스 영화’라는 공식이 성립됐고 마케팅을 할 때도 이 공식에 맞춰 진행했던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액션 영화가 이처럼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장르가 되었던 이유는 역사적으로 성 (性) 역할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자보다 힘이 센 남자들이 사냥 등을 통해 먹잇감을 구해오고, 전쟁터에 나가서 땅과 재물을 확보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성역할 구분에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라는 콘텐츠에서도 ‘액션’이라는 장르는 남자의 장르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툼레이더]와 그 이후에 등장한 다양한 여성 주연의 액션 영화들로 어느 정도 성평등 (?)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 지. 만.

과연 그럴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연 배우는 여자가 하더라도 여전히 액션 영화는 남자를 위한 장르라는 생각을 위에서 열거했던 여러 영화들을 보면서 생각했었는데요, 이번에 우연히 보게 된 졸트 (Jolt)라는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졸트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간헐적 폭발 장애를 가진 한 여자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 남자는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여자가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말 간단하죠?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만 얘기해서는 이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줄거리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주인공 린디는 어린 시절부터 간헐적 폭발 장애라는 질병 아닌 질병을 가진채 성장했습니다.


간헐적 폭발 장애가 맞는지 아니면 분노 조절 장애 또는 충동 조절 장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공통점은 자신의 화난 감정을 통제하거나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분노로 표출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린디는 그런 충동을 제어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 (스탠리 투치)가 개발한 전기 장치를 온몸에 붙이고 다닙니다.



그리고 화가 날 때마다 그 장치와 연결된 리모컨 버튼을 누르면 전기적 충격에 의해 분노 (충동을) 일시적으로 줄이게 되면서 제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불공정하거나 부당한 상황, 약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이 되면 그 분노는 극에 달하는데요, 그래서 영화에서는 린디가 그런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나쁜 일 (갑질)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상을 합니다. 리모컨으로 분노를 억제함으로써 실제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고요.


이런 이유로 인해 린다는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당연히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다 소개팅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저스틴 (제이 코트니)을 만나게 됐는데 의외로 말이 통하는 데다 그녀의 몸에 붙은 전기 충격 장치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 없이 린다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자 두 사람은 그대로 한 침대에서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이제 남들과 같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느낄 수 있게 된 린디는 무척이나 들뜬 채로 행복한 감정을 만끽하다 저스틴에게 전화를 합니다. 아침에 헤어지면서 저스틴이 직접 생선 요리를 해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린디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저스틴이 아니라 경찰 비카스. 이후에 바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저스틴이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채 어느 뒷골목의 쓰레기통에서 시체로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린다는 바로 경찰서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또 사건 해결에 대한 설명을 듣지만, 경찰에게 맡겨뒀다가는 사건 해결이 평생 가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직접 저스틴의 복수를 하기로 합니다.


저스틴은 자신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그녀는 몰래 경찰서 증거 보관실에 들어가 저스틴의 핸드폰을 훔쳐 한 마트의 가전제품 판매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어둠에 숨어 사는 듯한 천재 해커를 만나 저스틴에게 마지막으로 전화한 사람을 찾아갑니다.


그렇게 ‘배리’라는 조폭 두목을 린디가 찾아간 시간, 배리는 사설 격투 시합을 열고는 관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분노를 조절할 수 없었던 린디는 덩치가 자신보다 두 배 이상은 되어 보이는 격투 선수들 여럿을 쓰러트리고는 배리를 붙잡아 왜 저스틴을 죽였냐고 묻습니다.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사용하는 점프 같은 걸로 협박하면서 말이죠.


배리가 얘기한 저스틴을 죽인 진짜 범인은 가레스라는 인물로 어찌할 수 없는 어둠의 세계에서 거물 중의 거물입니다. 미국 정부도 어찌할 수 없는 인물인 건데요, 그만큼 돈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화려한 곳에 살고 사설 경호원들까지 고용하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미 저스튼의 복수를 결심한 린디는 그런 것 따위에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저 직진하는 것이죠. 그래서 쳐들어갑니다.


그리고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며 드디어 가레스를 죽이려고 하는 순간 이미 가레스는 죽어 있고, 죽었다고 알고 있는 저스틴이 등장하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사실 저스틴은 회계사가 아닌 CIA 요원이었습니다.


그리고 CIA에서는 오랫동안 가레스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정부도 어쩔 수 없었던 인물이었기에 계속 실패를 하고 있던 차에 린디를 이용한 것입니다.



즉 린디의 간헐적 폭발 장애를 통한 복수심을 이용, 그녀가 가레스의 경호원들을 처치하고 나면 가레스를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했던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들은 린디는 피가 거꾸로 솟으며 이번엔 저스틴을 향한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아예 건물을 폭발시켜 버리며 저스틴을 죽이고 자신은 탈출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감독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난 영화



일단 이 영화의 국내 흥행을 살펴보면 총 관객수 2,056 명에 총매출 17,813,740원을 기록할 정도로 참패를 했습니다.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영화 [졸트] 리뷰 자세히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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