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예찬

위대한 행위 예술

by lemonluna

쇼핑을 한다.

고로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쇼핑을 매우 좋아한다.

가끔 쇼핑하면서 이 순간 이 세계에

발자국을 선연히 남기며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과대망상까지

들 정도다.


'쇼핑'이라는 어감 자체가

매우 가볍고 어쩌면 약간 경박스러운 듯한 어감의 느낌이 나는 것이 사실이고,

몇몇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전 쇼핑 별로 안 좋아해요"

"쇼핑에는 흥미 없어요"


주로 그들이 내뱉는 대사들이다.


하지만 쇼핑이란 행위 자체는 어쩌면 실로 엄청난

인생의 수련 과정이 아닐까 싶다.


세상의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 중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한,

디자인도 독특하고

기능도 뛰어난,

그런 물건을 찾아내는 일.


그런 물건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 어느 디자이너의 영감과 손에서 나온

아름다운 라인이 살아있는 원피스를 입고 거울을 보고 있노라면,

한 번도 만나 뵌 적 없는 그 디자이너에게 숭고하고 감사한 마음마저 든다.


이 하나의 물건이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자연의 움직임이 있었는가를 생각하노라면,

모든 물건에 허투루 대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쓰레기 같은 물건을 만나면,

이 거지 같은 물건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 물건을 만들기 위해 수고한 그 사람들이 안타까워진다.

물론 이 물건을 만들기 위해 사라진 나무와 목화솜에게도 미안하다.



'쇼핑'을 좀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옷 , 신발, 핸드폰 같은 물건만 그 대상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눈, 좋은 책을 고르는 일, 이 또한 쇼핑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하다 .


인생의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 하나를 선택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어쩌면

쇼핑 자체는 실로 위대한 예술적 행위다.


멋진 그림을 그리느냐,

졸작을 그리느냐는 별개의 일이지만 말이다.


쇼핑예찬.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