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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Milk Jan 10. 2024

메콩강의 매력이 무엇이라 묻는다면

라오스에서의 3주 part 1

2024년을 2년 전부터 계획했다.

내가 계획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2024년은 나와 남편에게 가장 설레고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일찍이 시간 나는 대로 계획을 세웠다.

2024년은 남편의 연구년이 시작되는 해였으며, 원래도 남편의 방학 스케줄에 맞춰서 일 년에 최대 2 달반 가량 여행을 해왔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욕구나 불만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2024년에는 남편이 벼르고 벼르던 수많은 연구 계획들을 실천할 수 있는 해였으며 덩달아 나도 그의 계획에 참여하게 되면서 조금은 사치스러운 ‘세계 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계획해 왔다. 기도와 리서치 그리고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한 세계일주의 첫! 목적지는 라오스.. 2023년 12월 29일의 연말에 라오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로  그곳으로 향했다.


작년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싱가포르에서 시작해서 말레이시아와 태국 그리고 라오스를 거치는 기차여행을 했었다. 꽤나 피곤한 모험이었지만 마지막 종착지였던 라오스에서의 2박 3일을 보내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라오스에서 한 달을 보내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그때는 라오스의 비엔티안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2박 3일, 밤비행기였기 때문에 온전한 3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을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서만 보냈다. 그때 처음 느낀 라오스에 대한 인상은 매우 신선했다. 서울의 인구가 라오스 전체의 인구라고 하면 감이 올려나? 이 적은 인구 덕분인지 비엔티안 같은 수도도 한적했고 걸어 다니기에 적합했으며 자동차와 오토바이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운 좋게 찾은 아기자기한 카페는 쾌적했으며 와이파이도 꽤나 빨랐고 음료의 맛도 좋았다. 그리고 또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먹은 소시지는 독일의 소시지와 영국의 소시지 그리고 미국 위스콘신의 소시지와는 비교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맛이었다. 입에 넣자마자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쫀득한 식감과 너무 짜지 않은 적당한 간. 그리고 소시지의 밑에 깔려있는 마늘과 고추, 신선한 생강과 함께 피시소스에 찍어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하지만 라오스 맥주와 먹었던 소시지의 맛은 여기저기서 꽤나 다양한 음식을 먹고 요리를 즐기는 남편과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 후에 방문한 바에서는 라오스식 럼주를 맛볼 수 있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럼주를 하나하나 맛보며 몇 가지를 구매해서 서울로 가지고 왔다. 사람들은 무례하지도 그렇다고 과도하게 친절하지도 않았다.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발리 사람들의 다정함과 부드러움에 반했기 때문에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높아 있었다. 하지만 작년 동남아 기차여행을 하며 생각보다 동남아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여행객들에게 친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무례하지만 않으면 여행객 입장에서 여행을 하며 크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웃음을 나누고 친절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발리 사람들의 다정함 때문에라도 발리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우리는 언젠가 다시 발리를 방문할 것이고 이것 만으로라도 그들의 친절함이 관광업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크게 불만 없이 한적하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특이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라오스를 방문한 후 우리는 2024년의 첫 여행지로 라오스를 선택했다.


12월 초 중순까지 남편의 미국 여권이 도착하지 않아 생각보다 늦게 비행기표를 사게 됐고, 고작 4시간 50분 정도가 걸리는 라오스까지 가는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과도하게 올라가 있었다. 라오스를 가는 티켓을 이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생각한 우리는 중국을 경유하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그렇게 8시간 정도가 걸렸어야 하는 비행은 인천 공항의 상황과 그날의 날씨 때문에 연착을 하게 되었고 중국 상하이에서 갈아타야 했던 우리는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해서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뻔한 긴장감을 경험하고, 상하이 공항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다. 첫날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우리의 짐은 도착하지 않았고 나와 남편 그리고 다른 한국 남성분의 짐은 내일이나 내일모레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는 밤 12시가 다되어 갔다. 그냥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첫 호텔로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하나밖에 없는 속옷을 손으로 빨고 그대로 잠에 들었다.


라오스의 둘째 날 아침에는 더 기가 막힌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카페를 찾아 나선 남편이 약 15분이 지났을까? 급하게 호텔방으로 돌아와 ATM기계가 자신의 현금 카드를 뱉어내지 않는다며 같이 가주기를 요청했다. 당황스러운 요청에 씻지도 못하고 바로 그 기계로 갔으나 12월 30일 더군다나 토요일에 은행업무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였다. 호텔 직원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으나 서비스가 멈춘 주말이자 새해를 앞둔 연말의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냥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와 내가 가져온 한국 카드와 남편의 미국 카드로 현금을 찾아 사용해야 했다. 새해 전야인 12월 31일에는  루앙 프라방(Luang Prabang)으로 기차를 타고 옮겨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방문한 비엔티안에서는 유유자적하게 쇼핑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기로 했다.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소시지 집은 여전히 다양한 관광객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리고 1년 만에 방문한 라오스의 소수민족 여성들이 직접 만드는 옷과 가방, 신발 그리고 장신구, 리빙 인테리어 용품을 파는 샵들도 그대로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소소한 쇼핑을 즐기고 시원하고 깔끔한 라오스 맥주와 라오스식 파파야 샐러드, 그리웠던 소시지 그리고 라오스식 스티키 라이스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8시쯤 공항에서 메일이 도착했다. 10시쯤 넘어서 가방이 도착할 것이니 내일 찾으러 오라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To be continued …



Her works

주소: Chanthabouly District, Rue Setthathilath, Vientiane 01000


라오스 소수민족 여성들의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

가격이 라오스 기준 저렴한 편은 아니나, 좋은 질의 특이한 제품을 서울의 반값에 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샵도 쾌적하고 직원들도 친절합니다!


Copyright 2024, Lenamilk  All rights res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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