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남일 도슨트 Oct 31. 2019

루브르 박물관에 감추어진 보석 같은 그림들

루브르 박물관은 한 해 관람객이 2018년 기준 천만 명이 방문하는 명실 공의 예술의 최고 성지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유물까지 포함해서 55만여 작품이 있고 그중에 35,000여 점이 전시된다고 한다.                 


<루브르를 방문하는 이들이 거쳐가는 곳, 스핑크스와 연관되는 느낌 피라미드 아래>

하지만 그들이 방문해서 들어가고 나가는 곳은 거의 동일하다.


쉴리(앙리 4세의 재상), 드농(루브르 초대 박물관장, 나폴레옹 시절), 리쉴리외(루이 13세의 재상)의 이름으로 3개의 관이 있지만 대부분은 입구인 피라미드 아래를 거쳐서 자연스럽게 쉴리관으로 들어가서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섬의 니케를 거쳐서 보고 모나리자에서 만난다.


그 이유는 루브르의 방문하는 80%의 사람들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가기 때문이다. 루브르의 만남의 광장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루브르에 일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그림이다. 빨리 사진 찍고 나가라고, 혹은 그림 보호 때문에 카메라 플래시 터트리면 안 된다고 소리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열심히 일해야 하는 장소인 것이다. 다른 관은 편하게 책 보면서 앉아서 쉴 수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는 이런 간판도 생겼다.


 "모나리자는 명작들 사이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주변을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한 모나리자가 있는 방. 드농 711번 방, 가까이 한 번 사진 찍으려면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조금 더 본다고 해도 루이 15세의 대관식 때에 쓰였던 관이 있는 곳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인 리젠시regency가 박혀 있기도 하다. 이 비싼 물건은 프랑스의 화려했던 시절의 베르사이(Versaille) 궁전을 연상시키는 아폴론의 갤럴리에 있다.


그 다음에 본 다면 세계 최초의 법전, 함무라비 법전을 보고.,지금(2019년 10월)은 특별 전시로 볼 수 없지만 다빈치의 몇 점 안 되는 유화(그림, oil in canvas)를 비롯한 이탈리아 화가 작품들이 있는 그랜드 갤러리(Grand halle) 정도 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만 아니라면 그 작품이 전시된다는 것 하나만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작품들이 많이 있다. 진정한 루브르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작품들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페르메이르(Johannes vermeer)의 레이스 뜨는 소녀(Lacemaker)와 천문학자(The Astronomer)

리슐리외 837번 전시실


페르메이르는 19세기 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화가였다. 갑자기 유명해진 건 1860년 독일의 아트 디렉터 구스타브 바겐(Gustav Waagen)을 통해서였고 이후 프랑스 작가 막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도 언급이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 화가가 되었다.


200여 년 동안 무명이었기에 그의 일생 또한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고 그의 진정한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은 겨우 38여 점이다.


그중에 2점(레이스 뜨는 소녀, 천문학자)이 루브르에 있다. 특히 레이스 뜨는 소녀는 살바도르 달리가 그렸던 그림이 있고 인상파 화가들 중 모네와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는 르느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천문학자'는 보르도 5대 샤토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어서 와인 애호가들에게 친숙한 유명 유대인 금용 가문 로쉴드(Rothchild)가 가지고 있었던 것을 기증한 것이다.


<천문학자 그림을 가까이서 감상하는 사람 , 모라니자 앞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2. 루벤스(Peter Paul Rubens) 마리드 메디치(Marie de Médicis)의 일생(24점) 리슐리외 801번 방


북유럽 유명 화가는 루벤스는 화가와 외교인을 겸했다. 앤트워프(Antwerp)에서 공장처럼 그림을 찍어냈기에 그의 그림이 없는 유럽의 박물관이 없을 정도다.


마리드 메디치는 르네상스를 후원했던 유명 가문 메디치가의 여인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앙리 4세와 결혼하기 위해서 마르세이(Marseille)항구를 거쳐서 프랑스에 이탈리아의 앞선 문물(먹거리, 의복 등)을 가져온 여인이다.


그러나 한때 앙리 4세가 어린아이를 두고 일찍 암살당한 탓에 프랑스의 실권을 장했던 여인이지만(섭정), 이후 아들과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서 유배, 탈출, 외국으로의 피난 등의 수난을 겪었다.


<메디치의 24점의 일생, 2019년 여름에 모나리자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화려하고 혹은 비참한 인생을 담은 이야기가 거대한 크기의 캔버스로 되어 있다.



3. 렘브란트(Rembrandt ) 다윗의 편지를 들고 있는 목욕하는 밧세바(Bethsabée au bain tenant la lettre de David), 리슐리외 845번 방


“이 비상적인 몸에서 오는 종교적인 관용은 한 영혼의 종교적 우선순위를 허락했다.”


빛의 화가 렘브란트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재혼할 경우 재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유언 때문에 그가 사랑했던 여인 “헨드리케”는 렘브란트의 아이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던 그녀를 위한 그림이다.


성경 이야기를 빌려와 그의 감정적인 풍부한 표현이 그림 속 여인의 체념을 느껴지게 하고 화가가 내레이션을 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한다.


<루브르 박물관의 오디오 가이드는 닌텐도로 되어 있다, 렘브란트의 밧세바>

                            


4. 장 도미니크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터키 목욕탕. 목욕하는 여인. 쉴리 940번 방.


<휴일이라 가족끼리 온 것 같다.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앵그르의 여인이 왜 유명한지 설명해주는 듯한 모습이다>

                              

프랑스의 유명 시인 샤를르 보들레르가 “관능적”이라고 표현하였던 그림인 ‘목욕하는 여인’이다. 벌거벗고 있는 자세는 기존의 그림과는 다르게 앞면이 아니라 뒷면의 여인의 선에 중점적으로 나타내면서 순결함까지 둘 다 갖추고 있는 완벽한 여인의 인체를 그려낸 앵그르만의 독특한 누드화이다.


이후에는 ‘터키 목욕탕’에서는 한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여인과 포즈를 등장시켰다.


<앵그르의 터키 목욕탕 그림을 앉아서 관람하는 사람들, 모나리자는 불가능>


 

이 외에도 추천하고 싶은 그림 및 작품은 너무나 많다. 루브르를 하루 혹은 2-3시간 만에 다 본다는 것 자체가 욕심이 아닐까? 이곳은 최소 3, 000여 년의 역사를 통해서 소장품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문제집처럼 짧은 시간에 끝내는 곳이 아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대해서 있는 오해중 하나는 대부분 훔쳐온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특히 2세기 동안 개인 소장가들의 헌신적인 기증과 소장품 구입 정책이 현재의 명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리슐리외 관으로 입장하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수많은 기증자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최고의 박물관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모나리자 외에도 건물 자체의 역사적, 미학적 가치(성에서 왕궁,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물관)도 있다.


이곳은 매혹적인 여인을 알아가는 것처럼 시간을 가지고 혹은 여러 차례 방문해서 보는 게 맞다.


루브르는 우리가 읽으면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폴 세잔 Paul Cezzane(현대 회화의 아버지)


루브르 박물관 휴관일(화요일)이라 방문 못했으니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바로 또 들어가 봐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