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by 레오군

트레이더 김동조님이 쓴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읽으며, ‘깊은 내공’과 ‘유려한 글솜씨’가 만나면 이렇게 의미있는 책이 나오는구나 싶어서 즐거웠다. 한 장, 한 장이 모두 의미있고 재미있었지만, 특히 요새 고민중인(?) 자녀교육에 대해 정리해놓은 챕터가 유난히 기억에 남아, 한 페이지 정도를 아래 옮겨둠.


스티븐 레빗이 쓴 <괴짜경제학> 내용 일부를 인용한 부분인데... 레빗의 <괴짜경제학>도 의미있는 통찰이 가득한 책이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괴짜경제학 속편으로, <슈퍼 괴짜경제학>도 나와있음;;;)


자. 질문의 요지는 이거다.


“똑똑하고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부모는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가?”



이하 김동조의 책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발췌 (p.165~)


경제학자인 스티브 레빗은 <괴짜 경제학>에서 재미있는 주장을 한다. 그는 자녀 양육 이론 대신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취하기로 한다. 아이에게 나타나는 양상 가운데 인성이나 창의성처럼 데이터로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은 일단 제외한다. 데이터로 검증이 가능한 학교 성적을 가지고 분석한다. 레빗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아이의 학교 성적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골라냈다. 레빗에 의하면 대체로 여덟 가지 요인이 성적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아래 여섯 가지 요인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들이다.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엄마가 첫아이를 출산한 나이가 30살 이상일수록

아이의 부모가 영어를 쓸수록(미국의 경우)

부모가 PTA(학부모회)활동을 할수록

집에 책이 많을수록


다음 두 가지 요인은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아이의 출생 당시 몸무게가 덜 나갈수록

입양된 아이일수록


그러나 다음 몇 가지 요소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이 온전한 것

최근에 주변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한 것

엄마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 아이를 직접 기른 것

부모가 아이를 박물관에 자주 데려간 것

아이를 정기적으로 체벌한 것

부모가 거의 날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것

아이가 TV를 많이 보는 것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아차렸겠지만, 아이의 성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대부분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묘사하고 있고, 영향을 주지 않는 요인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일을 묘사하고 있다. 즉,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며 건강한 부모의 아이는 자녀를 어떤 방식으로 키우거나 상관없이 학교 성적이 높은 경향이 있다. 반면, 아이를 박물관에 데려가든, 아이를 처벌하든, 아이에게 자주 책을 읽어주든, 아이가 TV에 빠져 있든, 이런 것은 자녀의 성적과 별로 상관이 없다. 하지만 레빗이 내놓은 분석의 결론이 냉혹한 이유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주는 일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부모가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런데 여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 양육 책을 집어 드는 시기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라는 점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어버리는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며, 누구와 결혼을 했으며, 어떤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가 하는 것 말이다. 만일 당신이 머리가 좋고, 근면하고, 교육 수준이 높고, 봉급도 많고, 당신만큼이나 운이 좋은 사람과 결혼했다면 당신의 아이들도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하지만 당신이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가 하는 점이다”

– 스티븐 레빗, <괴짜 경제학>


레빗의 말이 잔인하게 들리는 이유는 아이를 생각해 부모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데 있다. 즉, 부모로서 무엇을 해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부모는 ‘선생님’이 아니라 ‘거울’이 되어야 하는 듯.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보다는, 내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육아’라고 한정지어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어쨌든 육아라는 것도 내 삶의 일부임을 고려하면
결국 삶 자체에 충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