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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mony Oct 18. 2015

11. 불러주세요, 안아주세요

살가움이 필요한 때

요즘 집에 있으면 동생이 자꾸만 나를 부른다.

"언니~"

"응?"

"언니~"

"왜"

"그냥 ㅎㅎㅎ"

"뭐야..."


주말이 되면 바닥귀신이 되어 일어나지 않는 아빠에게

다 큰 딸내미(동생)가 다가가서 아빠를 괴롭힌다.

"아빠 일어나~ 내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려줄까?(아빠 등에 올라탄다..;)"

"야야, 나와 아빠 힘들어~ 나와~ 근데.. 너 몇키로야ㅋㅋㅋ"

싫지 않은듯한 아빠의 반응


퇴근 후 드라마를 보고 계신 엄마옆에 앉아 엄마를 부른다.

"엄마~"

"응?"

"엄마아~(엄마에게 기댄다)"

"얘가 왜이래~(토닥토닥)"

"히히 엄마"

(말 없이 안아주는 엄마)


집밖을 나서면 나와 동생은 어엿한 성인이다. 그런데 집에서는

왜이리 어린아이같아지는지


요즘 집에서 우리는 자꾸 서로를 부른다.

서로에게 안긴다. 서로를 만진다.

왜 부르는지, 왜 안기는지, 왜 만지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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