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싼 집을 구했다

이 집엔 총 다섯 식구가 산다

by 해강

저도 사장님께 여쭤보고 싶었어요. 왜 이렇게 싸게 집을 내놓으셨냐고. 덕분에 살면서도 걱정이 많았답니다. 누가 여기서 살다가 죽은 건 아닌지, 여름에도 겨울에도 어떤 하자가 있을지 일 년 동안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무사히 4계절을 지나 2년 동안 무탈하게 이 집에서 아주 잘 지냈고, 엊그제 재계약을 하면서 2년 더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감격)

벌써 자취한 지 2년이 넘었다니.


첫 자취라 그런지 더 신경을 많이 쓴 집입니다. 3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고, 현재는 일본인 유학생까지 총 다섯 식구가 사는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집 이름은 후보가 몇 가지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카사 베네치아. 집주인 분이 문이며 창틀이며 너무 알록달록하게 칠해 놓으셔서 그게 마치 베네치아 같다고 친구가 그렇게 거창한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제가 살고 있는 반지하 집엔 이질감이 드는 것 같아 결국 3마리의 고양이와 3개의 문(방)이 있다는 뜻의 3 cat 3 door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제일 왼쪽 고양이 사진은 본가에서 키우던 까미를 기억하기 위해서 가져온 그림인데, 떨어뜨려서 액자는 깨져버린 상태로 저렇게 두고 있습니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액자 그림은 아프리카 봉사 갔을 때 아이들이 그렸던 그림입니다. 저 그림은 아마도 2015년부터 잠깐 유럽에 살았을 때도, 친구네 집에서 얹혀살았을 때도, 그리고 이 집까지 제가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항상 두는 그런 그림입니다. 뒤에 있는 꽃은 멘티에게 받은 선물이고, 2개의 고양이 접시는 홍콩에 여행 갔을 때 샀는데 구색을 맞추려면 치즈 고양이 접시를 2개, 총 3개를 샀어야 했는데 너무 비싸서 호두랑 체다 꺼 2개밖에 살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앞에 있는 클레이 점토로 만든 고양이(치즈)는 우리 집에서 2달 정도 살았던 이대 나온 여자, 동생이 만들어주고 갔습니다. 비로소 집의 3마리가 완성이 된 것입니다.



집이 이런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싸게 물건을 잘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집의 살림을 채우는 데에는 당연히 돈이 부족했고, 처음부터 다 갖춰놓고 살기는 어려웠습니다. 매일 퇴근하고 집에 와서 조립하고 만들기를 반복했고, 하나씩 하나씩 살림이 늘어났고, 야금야금 엄마 집에서 가져(훔쳐) 온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마지막으로 저의 삶에 희로애락을 선사해주시는 3마리의 주인님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엉뚱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영업맨 치즈, 낯가리지만 애교왕 공주 호두, 대장놀이를 좋아하고 늘 시끄럽지만 제일 겁이 많은 체다입니다.

체다 치즈 호두


그래서 집이 얼마냐구요? 진짜로 궁금하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일본인 친구는 잘 지내냐구요? 한 학기 동안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슈퍼 E와 슈퍼 I가 만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