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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진행형
by 강미루 Oct 11. 2017

연차를 더해갈수록 스스로에게 가지는 '이것'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는 이야기

20대인 나는 아직 사회초년생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도 이제 겨우 6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연차에 관하여 이야기하다는 것은 웃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지난 6개월간 겪은 이야기와 익히 들어왔던 많은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대략 6주 전에 저녁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왼쪽 팔목에 울긋불긋한 포진들이 올라왔다. 물기를 닦다 징그러운 포진을 발견한 나는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다음날 아침, 바로 피부과를 찾았는데 병명은 '대상포진'이었다. 병명을 듣는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보통 노년에 면역력 약화로 겪게 되는 질병으로 20대 젊은 나이에 겪는 질병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도 가혹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현대인의 질병이기도 한셈이다. 20대에 대상포진을 앓게 된 나에게 의사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그리고 불과 3주 전에는 퇴근길에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정리하려고 했다. 직장생활과 동시에 다니기 시작한 미용실이라 원장 선생님은 내 머릿결 상태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날따라 머리 손질을 해주시던 원장선쟁님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았다. 긴장된 목소리로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정수리 쪽 머리가 왜 이렇게 많이 빠졌냐며, 머릿결도 가늘어지고 부서진다고 하셨다. 그리고 20대에 탈모를 앓게 된 나에게 원장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출처 : tvN <알쓸신잡> 중에서


그제야 나는 나를 뒤돌아 봤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서 스스로를 얼마나 혹사시켰을까?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님이 이야기하기를 피로하다는 건 몸이 과부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커피 속에 '카페인'이라는 성분을 이용해 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교란을 일으키는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그에 대한 결과는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오는 것이다. 지금의 나처럼. 단연 이것이 나만의 이야기일까? 특히, 인생 선배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일 때 '결혼', '부동산'과 함께 꽤나 주된 주제 중에 '탈모'도 있다. 그만큼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연차를 더해가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이 삶을 버텨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들도 잘 알고 있다. 



앞 서 말한 대상포진을 진단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은 내게 일주일 정도 쉬기를 권유했다. 그러나 나는 쉴 수 없었다. 더 이상 학생도 아니고 책임감을 가지고 혹은 버텨야 하기 때문에 회사를 나가야만 했다. 혹여나 나중에 응급실에 실려가더라도 말이다. 물론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지만, 알면서도 자신에게 가혹해야 한다는 것, 그것은 머릿속으로 아니, 가슴으로 너무 미안했다. 나 스스로에게 정말 미안했다. 미안한 가슴을 안고서 오늘 하루도 직장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나는 그때서야 알았다.


연차를 더해갈수록
스스로에게 가지게 되는 것은
'미안함'이라고.




현재, 작가는 '좋은 책과 독서법에 관한 이야기 : 어바웃리딩' 페이지 (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으며, 종종 브런치에 생각을 끄적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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