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서 천장을 가만히 바라본다.
왼쪽 코가 아주 꽉 막혔다. '요가 해야 하는데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까?'
역시 처음 동작부터 힘들다. 숨이 막혀서 집중할 수 없다.
중간쯤 지나니 몸에 열이 나면서 한번에 '팍' 코가 뚫렸다.
오늘 수련은 부드러움보다는 이기기 위해 하는 요가였다.
동작 자체가 스트레칭보다는 하체로 지탱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는 온몸에 힘을 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서야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입을 앙다물고 안되는 동작을 흘려보내기보다
어설프더라도 최대한 힘을 내기로 했다.
전투력으로 그냥 무언가 이기고 싶은 마음.
내 몸과 복잡한 생각을 이기고 싶은 마음을
요가 동작을 하며 분출하고 싶었다.
그런 날이 있다. 힐링보다도 싸우고자 하는 열정이 솟아나는 날.
나에게 상처 줬던 사람들의 말과 행동, 게으른 나, 벗어나고 싶지만 제자리를 맴도는 현실 등
갖은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소리치고 싶은데 명확한 대상이 없는 날.
많은 거리를 달리고 잘되지 않는 동작들로 구성된 요가를 하며 응어리를 풀어낸다.
요가 후 스케줄러를 꽉꽉 채운다. 그냥 뭐든 다 이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