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해 얻은 통찰, 서로의 욕구를 채워준다는 것
"죽을 것 같아요."
이별은 참 어렵다. 몇 년 전 친한 친구가 남자친구와 헤어져 사실 그 친구가 내심 부러웠다. 나도 저런 절절한 아픈 사랑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이별을 마주하니 세상에 이런 고통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매우 힘들고 아팠다. 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그 아픈 시간을 이겨내며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그들이 실로 대단했다. 나에게 있어 이별은 그들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시간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오랫동안 관계를 맺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된다. 그런 시간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됐건 종용엔 헤어짐을 경험하게 되는데 서로가 서로를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을 내주었던 크기만큼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별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죽음이 아닌 단지 헤어짐) 나는 그것을 두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모양인 사람이 만나 서로의 모양을 다듬어 맞춰 나가는 시간이다. 이 맞춰감에 있어서 서로가 비슷한 가치와 생각을 갖고 있다면 모양이 잘 맞아서 갈등의 빈도가 낮을 수 있으며, 갈등이 있다고 해도 문제해결이 쉬울 수 있다. 반면 환경, 가치, 성격, 생각, 경험 등이 다르다면 맞춰가는 시간 즉,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다소 힘들 수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사랑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그렇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서로 맞춰나가야 하는 걸까? 즉, '사랑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나는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 사랑을 그래도 조금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소소하게 기념일을 챙겨주거나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인 반면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기념일을 챙겨주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욕구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선 자신에 대한 앎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욕구를 모두 내보인 후에 절충점을 매일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 관계는 언젠가 반드시 머지 않아 이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서로의 욕구가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하고 그 욕구를 채워주려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사랑의 3요소를 열정, 친밀감, 희생이라고 했다. 우리가 소위 '사랑에 빠졌다.'라고 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랑을 '열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열정만으로 사랑을 지속할 순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열정이 식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친밀해져야 하며 그 이후엔 희생(그럼에도 불구하고)도 필요하다. 친밀하다는 것은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서로가 원하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해 준다면 믿음과 신뢰가 형성될 것이다.
이별은 참 놀랍다. 나에게 이별이 없었다면 사랑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지만 사랑 철학도 내게 찾아왔다. 다음 연애를 하기 위해 어떻게 내가 그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이제는 안다. 여러분들도 옆에 있는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한다면 이별보다는 소통을 통해 서로의 욕구를 채워주는 행복한 관계로 늘, 그 사람과 함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