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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잎디 Aug 01. 2024

새벽 5시 산책, 새벽 기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

2024년 7월, 서울

어김없는 새벽,

봄이 다가올 무렵엔 새소리가 짹짹이며 듣기가 좋다.


한참의 여름이 다가오면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데, 한여름에 가까워질수록 매미는 더 빨리 일어나서 열심히 날개를 비빈다.


5시 평상시보다 조금 어두운 하늘에 놀라며 오늘도 산책을 나간다.


오늘은 내가 몇 년간 새벽기상을 하면서


어떻게 새벽 기상을 할 수 있는지, 조금 더 원활하게 도와주는 방법들을 적어볼 예정이다.


아직은 하늘이 푸르름과 어둠이 공존한다.

계속되는 장마에 공기가 꽤 무거워져 있고, 나무와 풀도 물기가 무거운지 축 쳐져있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운 시간을 피해 담소를 나누기 위해 나와계신 어르신들이 많았다.

좀 전에 눈을 떠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나와는 다르게,

이미 옷을 일상복으로 입으시고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시는 분들을 보며 어르신들의 부지런함을 감탄했다.



아직 어두운 공원


이 장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순간을 담아본다.


그리고 오늘도 이른 시간 나와서 운동하고 계신 분들을 보며 한 번 더 감탄, 그리고 한 번 더 자극

오늘 내가 가장 감탄한 장면


멍멍이가 낮이 되면 더워서 산책을 못할 수도 있고,

주인 분께서 바쁠 수도 있다.


그래서 5시에 나와서 사랑하는 강아지와의 산책이라니

더없이 부지런하고 사랑스럽다.


지나가면서 각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평소엔 그렇게 남얘기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귀를 닫고 살려고 하면서도 나와 같은 시간에 나와있는 다양한 사람들은 다 무얼 하고 살아가고,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궁금함..

주변을 돌아보며 걷다가 한쪽 잔디에 앉아서 서로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는 두 존재를 보며,

오늘의 베스트컷이다! 감탄했다.


아침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새벽의 공기를 느끼면서 오늘도 산책을 한다.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법,

혹은 내 새벽기상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워낙 일상이 되어버렸고,

알람을 듣고 그냥 일어나는 삶인지라 나에게 당연하게 습관이 되어버린 행동 중에 새벽기상을 도와주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5가지 정도 추려진다.


이러한 습관이 없다면 난 새벽 기상을 못할 것 같다.

아주 심플하다.


1. 일찍 자기

2. 알람을 멀리 두기

3. 일어나서 불 켜기

4. 인공눈물 넣기

5. 할 것을 마련해 두기


뭔가 거창한 게 아니다. 그냥 하면 하는 것 들이다.


1. 일찍 자기

  어쩌면 당연한 말인데, 현대인의 삶에서 쉽지가 않은 얘기다.

퇴근을 하고 오면 7시, 씻고 저녁을 먹으면 8시,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저녁 먹고 2시간 뒤에 잠들 수 없으니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고,

이 흘러가는 밤이 아쉽고 해서 일찍 자기가 어렵다.


그래서 난 저녁을 안 먹거나 간단히 먹는다.(어차피 아침을 과하게 먹는다.. 하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한 번도 추천되지 않은 적이 없으므로

나는 이제 몇 년째 취침시간이 10시에서 11시 사이로 고정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딜 가도 11시가 넘어가는 순간 하품은 릴레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2. 알람을 멀리 두기

이건 내가 새벽기상을 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행위다.

나에겐 두 개의 알람시계가 있다. 항상 켜놓고 자는데, 하나는 탁상용 알람시계 하나는 핸드폰 시계.

핸드폰은 옆에 두고 자기 때문에 끄기 쉽다. 탁상용 알람시계는 나의 좁은 원룸에서 가장 반대편에 놓고 잠이 든다. 잠귀가 예민하고 알람을 무시하고 못 자는 나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일어나서 어떻게든 알람을 끄러 움직인다.


그럼 3번과 이어진다.

3. 일어나서 불 켜기

알람 시계를 끄기 위해 눈을 떴든 감았든 나의 다리는 어둠을 가르며 움직인다

그리고 불을 켠다.

불이 꺼진 채로 알람만 끈다면 그건 다시 자겠다는 의지의 의미이다. 나도 그런 날은 그냥 잠들어버린다.


알람을 끄기 위해 움직이고, 알람을 끔과 동시에 전등을 켠다.

이제 시야도 확보되었다.


4. 인공눈물을 넣는다.


렌즈를 낀 채로 졸거나 낮잠을 자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눈이 좀 뻑뻑해져 있다. 그러면 눈을 감고 싶다. 눈을 뜨기 좀 어렵다고 해야 할까.

수험생활 때부터 이어진 나의 습관은 아침에 인공눈물을 넣는 것이다. 유독 눈뜨기 힘든 날, 눈이 너무 뻑뻑한 날에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눈꺼풀이 가벼워지고, 눈이 탁 떠진다.

개운한 느낌이랄까?


5. 할 것을 마련해 두기

나는 내가 새벽 기상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쉽게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취업을 하고 그저 출근 퇴근만 목표로 살 때,

나는 새벽 기상이 어려웠다.

왜 일어나야 하는 건지,  날 일어나게 하는 동기가 없었다.

일어나도 할 것도 없는데 좀 더 잠을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잠을 선택한다. 새벽엔 내가 좀 더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할 일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채널의 영상을 보겠다거나,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를 마련해두어야 한다.


이렇게 다섯 가지이다. 지금은 당연히 하고 있는 루틴들로 내가 새벽과 만나게 도와준다.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은, 새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일 테고 나의 팁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는 하늘


조금씩 해가 뜨고 있고, 주변이 환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 순간의 하늘을 보려고 새벽 산책을 나온다. 산책을 하면서 사진을 찍겠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은 더 천천히 가게 되고, 주변의 아름다움을 계속 찾아보게 된다.


잠깐의 시간을 빌려 나도 조깅 코스를 2바퀴 정도 뛰고, 돌아 나와 하늘을 더 구경해 본다.

아름답다.

새벽은 언제나 돌아오는 건데 늘 다르다. 나의 하루도 늘 돌아오는 건데 내 인생에서 한 번밖에 없는 것처럼 새벽의 하늘도 하루하루 매 순간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순간을 놓치기가 너무 아깝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은 붉은색과 하늘색이 겹쳐지는 순간의 하늘이다. 그리고 그냥 맑은 하늘보다 구름이 있는 하늘을 애정한다. 가끔 그런 하늘을 마주할 때면 내가 이 순간 밖에 서서 이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진다.

아침이 다가오는 서울

6시가 되니 하늘이 밝아졌다.  아침이 왔다.

어느덧 지구는 한 바퀴를 다 돌았나 보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날이 더워진다. 이렇게 가다가 내 출근시간이 되면 뜨거워지는 거겠지?


나도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여러 번 뒤를 돌아서 사진을 찍는다. 여전히 조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아니 밝아지니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초록빛의 잔디와 하늘의 조화가 이뻐서 더 보게 된다. 한 시간을 연이어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려니 이제야 다리가 좀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근데 이 뿌듯함과 개운함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조금 더 길에 산책시간을 즐겼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의 하루를 시작하러 가본다.


8월을 맞이하고, 장마가 마무리되어가며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장마기간 동안 보기 힘들었던 맑은 하늘을 보러 더 자주 새벽 산책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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