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에게는 스스로를 기록하고 그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단이 동굴벽화, 문자, 그림, 사진, 그리고 움직이는 사진인 영상으로 계속 진화해오고 있고, 미래에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메타버스 등을 이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유튜브가 망하고 모든 콘텐츠 플랫폼이 AR·VR, 메타버스 시장으로 이동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테크월드뉴스에 따르면, 구글, BBC, 타임, 디스커버리 채널 등에서 2016년 이후 출시한 AR·VR 서비스가 수익화가 되지 않아 현재는 사업을 접은 상태이고,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R·VR 콘텐츠에 대해서 고학력∙선진국 수용자일수록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물론 이 설문은 뉴스라는 카테고리에 한정지어 실시된 조사라는 점에서 전체 AR·VR 시장을 예측할 지표는 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AR·VR의 콘텐츠 제작 비용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튜브와 같은 영상 콘텐츠 시장만큼 활성화가 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타버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AI타임즈에 따르면, 메타버스가 그동안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최근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거의 막을 내리면서 예전만큼의 기대감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현재로서 AR·VR도, 메타버스도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시장, 유튜브!
왜 이렇게 다들 유튜브를 보는 걸까요?
왜 이렇게 다들 유튜버가 되려고 하는 걸까요?
사실 유튜브처럼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은 많습니다.
유튜브를 제외한 무료 온라인 영상 플랫폼으로는 해외에선 데일리모션, 비메오 등이 대표적이고, 국내에선 네이버TV, 아프리카TV 등이 있습니다. 유료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넷플릭스나 티빙과 같은 OTT 서비스도 같은 시장내에 포함되어 있고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이제는 어엿한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에 세로 영상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틱톡까지, 그 어떤 시장보다도 치열한 곳이 바로 영상 컨텐츠 시장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유튜브를 가장 많이 봅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영상 플랫폼 중에서 유튜브가 이토록 전세계적인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많은 언론과 연구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다양한 컨텐츠
TV, 라디오, 신문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전통 미디어에서 절대 볼 수 없는 신박하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유튜브에서는 끝도 없이 계속해서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대중적인 주제에서부터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독특한 영상까지, 정말 말 그대로 별의별 게 다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탐색' 메뉴로 들어가면 '인기, 음악, 영화, 게임, 스포츠, 학습' 이렇게 여섯 가지의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유튜브 세상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들일 것입니다.
유튜브가 전통 미디어를 잠식시키는 동시에 그와 공생하고 있는 기이한 관계성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TV 프로그램 다시보기 방식의 콘텐츠입니다. 뉴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와 시청자가 좋아하는 부분들만 잘라 새롭게 편집해서 다시 올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콘텐츠는 실제 TV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 TV를 보면 인기 유튜버들이 심심치않게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유튜브와 TV의 아슬아슬한 공생관계를 잘 보여주는 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2. 상호작용
유튜브가 TV와 가장 크게 다른 점 중 하나는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는 것입니다. 시청자는 영상을 보면서 바로 댓글과 좋아요 등으로 반응하고 유튜버를 그것을 영상 제작에 적극 반영합니다. 시청자와 유튜버 간의 상호작용도 매우 직접적이지만, 시청자들 간의 상호작용도 또한 매우 직접적으로 지속적입니다.
'소셜미디어 및 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상당수의 설문 응답자가 댓글이나 좋아요 등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청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참여하고 또 그것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고, 시청자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해가는 것이 유튜브의 커다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사랑받는 영상 종류 중 하나가 바로 '댓글모음' 영상도 있습니다. 기존의 영상 안에 유튜브 댓글 내용을 같이 넣어 만든 다시 편집한 영상입니다. 영상의 내용과 동시에 댓글도 같이 읽어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혼자 영상을 보고 있어도 절대 혼자라는 기분이 들지 않는 재미있는 스타일의 영상입니다.
아마도 이 댓글모음 영상의 덕을 가장 크게 본 사람 중 하나는 2020년 이른바 '1일1깡'이라는 유행어도 만들어낸 가수 '비'가 아닐까 합니다. 2015년 이후 이전보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중 '깡' 무대영상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뒤늦게 역주행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대세를 잘 이어받아 '싹쓰리'라는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도 결성하고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시즌비시즌'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유튜브 덕분에 다시 주목받게 된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3. 알고리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YouTube 고객센터에 따르면 알고리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YouTube는 크리에이터, 시청자, 광고주에게 안전한 커뮤니티를 조성하기 위해 YouTube의 모든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자동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알고리즘' 또는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YouTube 시스템은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단계에서 콘텐츠와 채널을 검토합니다.
너무 광범위한 개념으로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유튜브는 그 수많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자의 활동을 파악하여 그들이 좋아할만한 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천합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이 재미있게 본 영상이 하나 있다면 유튜브가 그 영상을 기반으로 비슷한 영상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렇게 끝없는 재미있는 영상의 무한 반복이 시작됩니다.
이렇듯 기존 미디어와 다른 다양한 컨텐츠와 유튜브 내에서의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계속 보여주는 구글신의 알고리즘 덕분에 유튜브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영상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유튜브도 분명 사라지겠지요.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한 꽤 오랜 시간동안 그 영향력을 계속해서 펼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튜브가 망할 것을 걱정하는 건 마치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언젠가 먼 미래에 멸종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유튜브가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와 비슷한 동영상 플랫폼은 금방 생겨날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동영상이라는 매체의 힘이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https://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885
https://www.mobiinside.co.kr/2020/03/25/opensurvey-youtube/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