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온나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등 가운데 붙은 등에 한 마리라도 떼어 내지.
나는 네 비빌 언덕이지.
너 생각하는 것보다, 이 언덕 꽤나 판판하고 넓으니까.
눈에 뵈지도 않는 것.
일어나지도 않은 일.
'그카데'같은 실없는 말.
언덕배기 한 구디 다 모아라.
싸그리 묻어 버리자.
지금 발 딛고 선 그 자리 그 시간에 집중해보자.
골 복잡하게 할 것 없이 지금을 살자.
일 할 때는 딱 일만 하고
밥 할 때는 딱 밥만 하고
책 볼 때는 딱 책만 보고
먹을 때는 딱 먹기만 하고
잠잘 때는 딱 잠만 자보자.
차게차게 한 번에 하나만 생각하고
하다 하다 안되면
그냥, '거기까지'인 거지.
멈춘다고 다 끝나나. 그렇진 않더라고.
비빌 언덕 여기 있다. 어줍잖이 방황하지 말고 여기로 온나.
언제든 온나. 언니 여기 딱, 있다.
*구디 : 구덩이
* 차게차게 :차곡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