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은 못되더라도 (작가 모집)

라라크루 15기, 작가님을 모십니다.

by 안희정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보셨나요?


얼마 전, 친정엄마와 딸과 함께 극장에서 그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삼대가 함께한 즐거운 극장 나들이였지요.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저와 딸은 눈물로 퉁퉁 불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친정엄마는 그런 우리를 보자마자 “창피해서 같이 못 다니겠다.”라며 멀찍이 떨어지셨고요. ㅎ


모처럼 가족과 함께한 오붓한 시간이 좋아서 그랬을까요? 참 많이도 울었지만, 흘린 눈물만큼이나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지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웬 영화 이야기냐고요?

다름 아닌 감독 장항준의 성공 스토리가 제게 좋은 자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유명한 감독님의 팬이었습니다.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영화보다는 그의 재치 있는 입담과 낙천적인 태도에 더 끌렸습니다.


그런 그의 이번 영화가 천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역대 영화 관객 수 2위(현재 시점 누적 16,617,488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제 ‘감독’이란 말 앞에 ‘거장’이란 수식어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3년을 준비했던 작품이 무산되는 일을 겪고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영화를 만들어 온 끝에 이뤄낸 결과라 누구보다 열광적인 찬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눈부신 순간은 늘 찰나입니다. 어쩌면 인생의 대부분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을 보며, 기어이 일을 내고야 마는 그런 사람을 보며, 문득 다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최근 여러 일로 마음 안팎이 소란스러웠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자 작은 스트레스에도 불안과 걱정이 가슴 깊이 내려앉았습니다. 쓰기도 읽기도 모두 멈춘 채 몇 달의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제겐 영원 같던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니 봄비에 후드득 떨어지는 벚꽃처럼 멀어졌네요. 이제야 고개를 들고 변덕쟁이 봄이 선사하는 초록 잎사귀를 조금은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글을 다시 써보려 합니다.

한동안 손을 놓았기에 쓰는 일이 서툴러졌지만,

멈추지 않고 저만의 글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설사 남들처럼 대단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저 ‘쓰는 일’ 자체의 기쁨으로 제 하루를 채운다면 그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면서요.


당신도, 지금 시작하려는 이 길에서 저와 함께하실래요?


라라크루 15기, 함께 하실 작가님을 모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