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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OCO Aug 10. 2023

임플란트 시술기

유쾌하지 않은 치과 치료

치과 가는 길은 언제나 두려움이 앞선다. 이번에는 얼마나 큰 공사를 해야 할지...

선천적인 요인이 큰 건지, 아무리 이빨을 닦고 치실을 사용해도 이빨과 잇몸에 항상 문제가 생긴다.

치과에 다녀오면 음식 먹기가 힘들게 뻔하니 아침을 든든히 먹고 길을 나선다. 지난겨울에 잇몸 문제로 뽑은 어금니에 임플란트 시술을 할 차례다. 더불어 반대편 어금니도 시려서 찬음식을 못 먹는다.

엑스레이, CT 그밖에 여러 사진을 찍으며 체크한 결과 시린 어금니는 이빨이 갈라져서 금으로 씌워야 한다. 우선 반대쪽 임플란트 시술부터 시작했다. 마취부터 한다. 바늘로 찌르지만 따가운 느낌보다는 쑴먹하는 묵직한 통증이 느껴진다. 잇몸뼈까지 내려가는 시술이어서 그런지 마취 바늘을 여러 군대 꽂았다. 마취가 어느 정도 되니 자리를 수술실로 옮겼다. 어차피 비슷한 기구들과 의자이지만 '수술실'이라는 이름이 살짝 긴장을 느끼게 한다. 잇몸을 절개한다. 지난겨울 어금니를 뽑고 나니 잇몸뼈까지 상해있어서 바로 나사를 끼울 수 없었다. 그새 잇몸뼈는 자라 있었고 그 위에 잇몸이 감쪽같이 아물었다. 아문 잇몸을 다시 절개해야 하니 속상했다. 지난번처럼 재빠르게 아물어 주겠지만 멀쩡히 아문 잇몸에 자꾸 생채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미안해 잇몸 앞으로는 좀 더 잘 관리해 줄게' 

잇몸 아래 뼈가 드러났나 보다. 의사 선생님이 드릴을 잡고 뼈에 구멍을 뚫는다. 마취를 해서 고통이 크지는 않지만 드릴로 턱뼈에 구멍을 내는 경험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치과용 드릴이 돌아갈 때면 실제 고통 보다도 소리가 무섭다. 인간이란 참 독한 존재인 것 같다. 살을 가르고 뼈에 구멍을 뚫어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물고 기능을 회복한다. 이제 뚫린 턱뼈에 나사를 돌려 넣는다. 턱뼈를 손으로 받치고 세게 집어넣는 느낌이 좋지 않다. 절개를 많이 했는지 잇몸을 바늘로 봉합했다. 수술치 고는 금방 끝났다. 수술과정에서 피가 많이 나온 것 같다. 거즈를 꽉 물고 한두 시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그만 얼음팩으로 수술부위를 몇 시간 동안 얼음마사지를 해주라고 한다. 거울로 살펴보니 시술부위가 부어있다.

한 번에 양쪽을 시술하면 힘들기 때문에, 일주일 후 실밥을 뽑을 때 반대쪽 이빨 본을 뜨기로 하고 치과를 나선다. 약국에 들러 처방받은 항생제와 진통제를 받아 집으로 향한다. 시킨 대로 얼음찜질을 열심히 하니 붓기는 가라앉았다. 혀를 조심스레 수술부위에 대보니 꿰매놓은 실이 느껴졌다. 수술과정이 은근히 스트레스였는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수술부위에 봉긋하게 핏덩어리가 생겼다. 수술부위의 통증으로 이빨 닦을 엄두는 내지 못하고 물로 가글만 했다.

가글 할 때마다 피나 났다. 다음날 아침 다시 가글을 하니 핏덩어리가 떨어지고 피도 완전히 멎었다. 일주일 후 치과에 다시 찾았을 때는 이미 잇몸이 많이 아물었다. 실밥을 제거하니 한결 간편했다.

불행한 것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몇 개월 후 박아 넣은 나사가 완전히 고정되면 다시 잇몸을 절개하고 나사 머리에 이빨을 끼워야 임플란트 시술이 끝난다. 몇 개월 후에 겪게 될 고통이니 당분간은 잊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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