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 참 쉽지 않습니다

세상에 이런 보험설계사도 있습니다.

by 보험설계사 홍창섭

18년째 보험일을 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쉬웠던 때가 없습니다.


처음 보험일을 시작했을 때는

과연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야 할지 너무나 막막했습니다.


아무리 꼭 필요한 보험이고, 나는 다른 보험 설계사들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를 만나는 내 지인, 가족들에게는 똑같이 부담스러운 보험 설계사일 뿐이었습니다.

친한 사이라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보험을 강요하거나 부탁하기는 너무 싫었고,

그렇다고 보험을 가입하려는 사람들의 연락만을 기다리기에는

그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냥 들이대야 한다고, 계속 연락해야 한다고,

내 핸드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연락하고 만나서 제안하고,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많은 선배님들이 조언해 주셨지만,

내 소득을 위해서 부담을 주는 일은 정말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 살아야 했기에, 큰맘 먹고 연락을 하면,

차가운 거절에 상처받기 일쑤였고,

어쩔 수 없이 거절하는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속상한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성과를 내는 다른 동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없다고, 열정이 부족하다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떨어진다며

자책과 반성을 하며

하루하루를 참 힘들게 보냈습니다.


다행히 나의 진심이 통하여, 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소개도 많이 해주시고, 계약도 꾸준히 나와서

이제 큰 어려움은 지났구나 안도하면서도,


매달 새로 시작해서, 이번 달 계약 수당으로 다음 달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생계형 설계사의 삶은 매일매일이 참 전쟁 같기도 했습니다.


때론 운 좋게 샐러리맨 시절에는 꿈도 못 꾸던 높은 수당에 행복해할 때도 있었지만,

단 한건의 계약도 힘들던 시절도 겪으며,

이 일은 자기 관리와 평정심 유지가 정말 중요한 일임은 배웠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보험 환경이 급변하고,

매일매일 수많은 보험 신상품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엄청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판매했던 보험보다 더 좋은 보험이 불과 며칠 사이에 나오기도 하고,

수년 전 판매한 보험이 그때는 최선이었는데 지금 보험과 비교해 보니

괜히 잘못 판매한 건 아닌지 하는 미안함이 들 때도 있고,

그렇다고 이미 가입한 보험을 해지 시키는 것도 결코 더 좋은 선택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신상품 정보, 판매 중지 소식 속에서

고객님에게 어디까지 얼마나 알려야 하는지,

계속 권하는 게 맞는지, 더 이상 권하지 않는 게 맞는지

여전히 어렵고 고민스럽습니다.


치열한 보험 시장의 경쟁 속에서 보험사들은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상품들을 출시했고,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이 아니라, 타먹는 보험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판매는 쉬워졌을지 몰라도, 그만큼 보험금 청구도 많아졌습니다.

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다 줄 것처럼 판매했던 보험들을, 온갖 트집을 잡아가며 부지급 하는 사례가 늘어만 갔습니다.


특히 가입하고, 조기 보험금 청구가 있으면, 보험 조사가 나와서, 보험금 지급을 지연시키고,

온갖 추가 서류를 요구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만과 책임은 고스란히 담당 설계사의 몫이 되어야 했고,

그래서 보험금 청구 알림이나 문의가 오면, 보험금 지급 완료 확인이 되기 전까지는

가슴을 졸여야 했습니다.


부당한 보험금 부지급을 막기 위해서, 보험설계사가 의학공부, 손해사정 보상 공부도

지속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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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설계사라는 길, 결코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을 지키는 가치 있는 일이기에 저 또한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묵묵히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객의 내일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정직한 설계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좋은 설계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그 응원에 부끄럽지 않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 18년차 보험설계사

- 홍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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