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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컬래버레이션에 열광하는 이유

vol.7 THE ERA OF OPEN INNOVATION

by LIFEPLUS


신박한 아이템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1인 창업가가 되고, 나만의 콘텐츠로 손쉽게 1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 그런데 문득 이렇게 되묻고 싶어집니다. 그 아이디어는 대체 어디서 얻을 수 있는 건가요? 영감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맞는 말입니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혼자 사색하며 ‘새로움’을 찾던 시절은 이미 끝난 지 오래.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을지 모르는 지금,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기발함은 무에서 ‘창조’한 유가 아니라, 유에서 ‘발견’한 또 다른 유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니까요. 이럴 때 중요한 건 사물을 다르게 보는 시선,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 경계를 과감하게 넘나드는 유연성이겠죠.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영감을 나누고 발전시키는 것. 이번 달 라이프플러스는 혁신을 넘어 상생과 공존의 길을 열어주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1. 경쟁 대신 컬래버레이션


최근 몇 년 사이 기업 간의 컬래버레이션이 그야말로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상식과 경계를 뛰어넘어 누가 얼마나 더 새로운 협업을 선보이느냐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졌고, 그 결과 탄생한 ‘리미티드’ 제품과 서비스는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Photo by 에비앙 공식 홈페이지 l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한정판 생수와 정수기 유리 물병

# 버질 아블로 X 에비앙

브랜드 간의 협업은 종종 결과물보다 프로젝트 자체로 이슈가 되곤 합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만남이 지닌 강력한 상징성 때문이죠. 매년 유명 디자이너와 협력해온 프랑스 생수 브랜드 에비앙(Evian)이 2019년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와 손잡고 유리 물병을 선보인 것 역시 그런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 화이트의 창립자인 동시에 루이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패션의 경계를 과감하게 넘나드는 버질 아블로의 행보는 ‘컬래버레이션’ 그 자체니까요.



Photo by 현대카드 페이스북(좌), 스포티파이 공식 홈페이지(우) l 애플 뮤직의 현대카드 큐레이션 채널과 스포티파이 앱에서 제공하는 스타벅스 플레이리스트

# 스타벅스 X 스포티파이
전혀 다른 두 업종 간 파트너십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상대방의 전문 기술과 노하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스타벅스는 몇 년 전 자체 제작 CD 판매를 접고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로 눈을 돌렸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선 스포티파이를 이용해 직접 선곡한 음악을 틀고, 스포티파이 유저는 그렇게 추려진 플레이리스트를 언제나 들을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애플뮤직의 큐레이터로 이름을 올리며 슈퍼콘서트, 뮤직 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 등에 이어 음악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죠.



Photo by 멕시카나(좌), 푸르밀(가운데), BGF리테일(우) l 컬래버레이션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뉴트로 브랜드

# 뉴트로 브랜드의 부활
최신 대중문화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은 ‘뉴트로(New-tro)’ 역시 컬래버레이션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복고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즐기기. 한마디로 신구의 만남이죠. 식품업계도 예외가 아니에요. 1980년대 등장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조 멕시카나는 지난 2017년에 출시한 치토스 치킨에 이어 올해 초 치토스 치킨 2탄 '콘스프맛'을 등장시켰죠. 우유에 인디안밥을 말아 먹던 옛 추억을 재현한 푸르밀의 인디안밥 우유, 편의점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출시한 곰표 팝콘까지, 뉴트로 브랜드의 변신이 소비자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2. 고객과 브랜드, 공동 창작자가 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장단점을 가장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사용자, 즉 고객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브랜드는 바로 이 사실에 주목합니다. 덤으로 브랜드 호감도와 고객 충성도 상승까지 노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Video by 레고 공식 유튜브 l 레고 아이디어스 2019 제품 중 하나인 Treehouse

# 레고 아이디어스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는 레고 마니아에겐 꿈이 실현되는 공간입니다. 직접 만든 작품을 사이트에 업로드하고 1만 명의 지지를 받은 뒤 본사 심사를 통과하면 정식 제품으로 상품화합니다. 한 번쯤 레고 디자이너를 꿈꾸었을 레고 마니아의 열정을 이보다 더 영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Photo by 이케아 코크리에이션 공식 홈페이지 l 사용자의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는 이케아 코크리에이션 프로젝트

# 이케아 코크리에이트 프로젝트
이케아 역시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고객을 선택했습니다. 최상의 솔루션은 일상 속 제품 사용자에게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거죠. 2018년 디지털 플랫폼 이케아 코크리에이션(IKEA Co-creation)을 론칭한 것도 그런 이유인데요,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사용자의 의견을 수집하고 기업가, 대학생, 이노베이션 랩 등 다양한 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Photo by DHL 공식 홈페이지 l 고객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파슬콥터. 무인 배송의 변천사를 담은 인포그래픽

# DHL 이노베이션 센터
고객의 아이디어가 제품에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서비스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해요. 드론을 활용한 DHL의 무인 배송 시스템 파슬콥터(Parcelcopter)가 바로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고객이 DHL의 직원과 1:1로 의견을 주고받고 관련 전문가와 파트너를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DHL 이노베이션 센터(DHL Innovation Centers) 덕분이죠.





3. 영감을 공유하는 방법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나요? 컨퍼런스와 워크숍은 그런 이들을 위한 열린 무대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비즈니스 네트워킹, 그 이상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적 행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Photo by 도멘 드 부아부셰 공식 홈페이지 l 2019 부아부셰 워크숍 공식 포스터(좌), 매년 여름 워크숍 장소로 변신하는 도멘 드 부아부셰(우)

# 부아부셰 건축 디자인 워크숍
자연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워크숍은 어떤가요? 매년 여름 프랑스 남서부 도멘 드 부아부셰(Domaine de Boisbuchet)에서 열리는 부아부셰 건축 디자인 워크숍처럼 말이죠.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의 공동 설립자 알렉산더 폰 페게작(Alexander von Vegesack)이 이끄는 이 행사는 딱딱한 학술 세미나보다 신나는 여름 캠프나 휴가에 가깝습니다.



Photo by 모노클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ㅣ개최 도시의 문화를 체험하는 모노클 컨퍼런스의 프로그램

# 모노클 퀄리티 오브 라이프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강연장을 벗어나 거리로 나서는 컨퍼런스도 있습니다. 글로벌 매거진 모노클이 주최하는 모노클 퀄리티 오브 라이프 컨퍼런스(The Monocle Quality of Life Conference)는 유럽의 주요 도시 중 1곳에서 강연과 토론은 물론, 로컬 커뮤니티와 기업가를 만나 대화하고 현지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며 ‘삶의 질’을 논하겠다는 의도겠지요.



Photo by TOA 공식 홈페이지ㅣ유럽 최대의 테크놀로지 축제 TOA

# TOA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의 테크놀로지 페스티벌 TOA(Tech Open Air)는 운영 방식이 눈길을 끄는 행사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된 세계 최초의 축제니까요. 기술뿐 아니라, 과학, 미술, 음악 등 학문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지식을 교환하고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Photo by 어도비 99u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ㅣ수준 높은 강연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어도비 99u 컨퍼런스

# 어도비 99u 컨퍼런스
사물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과 창의력을 기르고 싶은 크리에이터라면 어도비의 컨퍼런스에 관심이 갈 듯합니다. 강연과 워크숍 중심의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컨퍼런스 형식에 가깝지만, 넷플릭스 부사장, 슬랙 브랜드 홍보 책임자, 사운드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등 각계 리더가 참여하는 다채로운 메인 강연 무대로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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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PLUS 컨퍼런스 2019
국내에서도 기존의 형식을 뛰어넘는 신개념 컨퍼런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1일 첫 선을 보이는 LIFEPLUS 컨퍼런스 2019가 그 주인공! ‘Future Ways of [Living]’을 테마로 강연에서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감을 얻고 소셜 다이닝과 워크샵을 통해 소통과 체험으로 발전시키는 특별한 자리가 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LIFEPLUS 컨퍼런스 2019
· 날짜 : 11.1(금) 14:00 - 20:00
· 장소 : 모스 스튜디오

※ 티켓 이벤트 안내
가장 개대되는 세션을 선택해주세요. 추첨을 통해 총 30분(1인2매)을 초대합니다.
· 이벤트 기간 : 2019.10.16(수) ~ 10.27(일)
· 당첨자 발표 : 2019.10.28(월)

▼ 아래 링크 눌러 이벤트 참여하기
https://www.lifeplus.co.kr/conference2019/





좀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로 끙끙 앓고 있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실하다면, ‘누가 무엇을’에 집중하는 대신 ‘누구와 어떻게’로 방향을 살짝 틀어보세요. 미처 생각지 못한 해답이나 새로운 돌파구가 보일지도 모르니까요. 일상 속에서 시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꽤 흥미진진한 도전이랍니다.





Life Meets Life, LIFE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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