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PART 3. 내려놓음. 8장 받아들임

by 라이프퀘스트 한

8장 받아들임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받는 존재로 이 세상에 왔습니다.


부모의 품, 첫 숨, 언어와 음식, 보호와 이름,

심지어 생각과 믿음조차도 모두 누군가로 부터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내가 해낸 것’, ‘내가 쌓은 것’, ‘내가 만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자신을 세우며 세상을 통제하려 하고, 소유하려 하고, 주장하려 합니다.


그러나 뜻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 우리는 좌절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묻습니다.

“왜 이렇게 힘들지?”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그 물음 끝에서 필요한 것은 더 가지는 노력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의 것’이라는 착각을 겸허히 내려놓고,

모든 것이 받은 것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 것이라고 믿었던 소유, 이뤘다고 여겼던 성취,

그 모든 것은 사실은 선물이었습니다.


선물을 준 존재는 누구였을까요?


내가 받았던 모든 것들을 되짚어보면

그 끝에는 언제나 자연이 있었습니다.

햇살 바람, 땅, 시간…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되돌려줄 수 없었지만

그 모든 것을 매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감사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 믿었고 더 달라고,

빨리 달라고, 왜 안 주느냐고 조급해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점점 지쳐갑니다.

더 많이 갖기 위해 애쓰고, 잃지 않기 위해 불안에 시달리며,

비교와 경쟁 속에서 스스로 파놓은 생각의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모든 고통의 시작은 받는 존재라는 자리를 잊은 데 있습니다.

받는 존재임을 기억하는 순간 붙잡을 이유가 사라집니다.


내려놓음은 단념이나 포기가 아니라,

그저 ‘받는 자’로서 다시 서는 일입니다.


그것은 다가오는 삶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용기,

요구가 아닌 환대, 통제가 아닌 신뢰,

판단이 아닌 감사의 마음으로 삶을 맞이하는 태도—그것이 바로 내려놓음입니다.


우리는 바랄 수는 있어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기대는 할 수 있지만

그 기대가 반드시 이루어져 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기대는 일방적이기에 무너지면 실망이 뒤따르고,

실망은 분노가 되고, 분노는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기대 대신 내려놓음을 선택할 때,

비로소 평온한 일상의 가장 깊은 바탕이 드러납니다.


받는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살아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 서게 되면 삶은 투쟁이 아니라 선물이 됩니다.

늦기 전에, 아직 숨이 살아있을 때, 진중하게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받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떻게 받고 있는가?

그것에 얼마나 감사하게 여기는가?”


내려놓음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주어진 것 앞에서 감사히 고개를 숙일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살아있음과 맞닿아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