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6 일상의 기적. 1장 아무것도 붙잡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각
1장 아무것도 붙잡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각
우리는 살아가며 종종 힘든 시간을 겪습니다.
원치 않았던 일들, 상처,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만큼 지친 순간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든 걸 지나온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게, 다행이야, 고맙구나."
그 순간 깨닫습니다.
무언가를 이뤄야만 충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어디로 가야만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어디엔가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도 없이, 그저 지쳐서,
허무해서, 혹은 이유조차 모른 채.
그리고 마음속에서 이런 질문이 올라옵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려하는가?”
“삶은 꼭 도착해야만 하는가, 아니면 지금도 충분한가?”
“그냥 이대로는 안 되는 걸까?”
“나는 정말 이러려고 태어났는가?”
답은 들리지 않지만,
그 질문들 속에서 무언가 마음 한구석에서 꿈틀 댑니다.
그러다 아주 가끔,
부드러운 바람이 스치고, 햇살이 따뜻하게 비출 때,
마음에 아무런 걸림도 없이
그저 존재할 수 있는 평온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마음이 고요할 때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이 전율처럼 다가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어……’
‘어쩌면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지도 몰라.’
확신은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삶이 더 이상 증명이나 도달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어딘가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당신의 숨이 이어지고, 당신의 가슴이 느껴지고,
눈이 빛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이 완전하다는 자각입니다.
나는 특별한 수행도,
‘자각을 해야겠다는’ 목표도 세운 적이 없습니다.
다만 삶의 고통 앞에서 늘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나는 왜 살아있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정말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이 가능할까?”
그 질문들은 고통 속에서
때로는 침묵 속에서,
때로는 책을 통해서 나를 이끌었습니다.
나는 단지 그 질문을 품은 채,
삶을 통과해 왔을 뿐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애써 찾지 않았어도
그것이 늘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삶은 나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누구인지를 보여주려 했던 것입니다.
마음이 따르지 않는 일,
아무리 애써도 견딜 수 없던 날들,
겉으로만 괜찮은 척했던 관계들,
돈과 성공을 쫓으며 스스로를 잃어가던 시간들—
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건
깊은 허무함과 자신을 잃어버린 공허함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바로 그 시간들이 바탕이 되어 주었습니다.
나는 철저히 상대세계에 빠져 있었기에,
통렬히 무너질 수 있었고,
그 무너짐 덕분에 절대세계의 문에 발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삶의 근원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이 성취해도 더 깊이 고단해졌습니다.
애써 이룬 것들은 언제나 빛과 함께 그림자를 데려왔습니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졌고,
기쁨 뒤에는 허무가,
성취 뒤에는 불안이 따라왔습니다.
세상에서 얻는 모든 결과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살아있음에 모든 것을 맡겼을 때는
과정과 결과가 전혀 달랐습니다.
억지로 애쓰지도, 무언가를 이루려 매달리지도 않아도
삶은 오히려 더 조화롭고,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그 흐름 안에는 불안도, 두려움도 없었습니다.
오직 흔들림 없는 평온과 매이지 않는 자유만이 있었습니다.
삶을 끌고 가려는 것과,
살아있음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두려움에서 나오고,
후자는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삶 속에서 천천히 분명히 드러난 나의 체험입니다.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손을 놓아보세요.
생각, 감정, 불안, 기대, 평가…
그 어느 것도 붙잡지 않아도, 당신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 비로소
당신은 진정한 자신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붙잡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 고요한 자각 속에서,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그 흐름 속에서 삶은 이미 완전하며, 당신 또한 이미 자유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