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율 속에서 피어난 따뜻한 인연
토요일 오후, 우쿨렐레를 메고 모임에 간다.
동아리 이름은 '유쾌렐레'다
모임을 이끄는 모임장은 내 딸과 동갑이다.
그 외에 회원들도 거의 열 살 이상의 차이가 나는
젊은 친구들이다.
작은 현악기 하나가 나이와 성별, 성격을 모두 넘어 우리를 묶어주고 있다.
음악 앞에서는 나이도, 세대도 사라진다.
그 따뜻한 공기가 좋아서, 나는 8년 동안 이 모임을 떠나지 못했다.
단조롭거나 복잡한 코드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끝을 읽고, 눈빛을 나눈다.
그것이 우리의 인사다.
리듬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잠깐의 쉼을 통한 그 시간이 매번 새로운 계절처럼 내 안에 쌓여가고 있다.
한 회원이 손뜨개로 만든 필통을 내밀었다.
색실이 얽히고 쪼이며 만들어진 작은 주머니 안에
그의 정성과 시간이 다정히 담겨 있었다..
"직접 만든 거예요."
"선생님 작가 되신 거 축하 선물이에요"
“선생님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실보다 고운 온기가 손끝에서 온몸으로 번졌다.
젊은 그녀가 나를 떠올리며 바늘을 들었다는 사실이 이상할 만큼 마음을 흔들었다.
<연필이 가지런하게 들어있는 손뜨개 필통>
<다른 회원이 준비해 온 쿠키>
달콤함이 입안에 퍼졌다
버터 향이 우리를 따뜻하게 감쌌다.
이 모임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안쪽으로 스며드는 온기임을 다시 깨닫는다.
요즘 우리는 12월 첫 토요일에 있을 작은 콘서트를 준비하며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습곡
1.Jake Shimabukuro의 /Pianoforte
2.Depaoepe /분명 다시 언젠가
3.공주의 규칙
4.달리기/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함께하는 회원 들은 대부분 음악을 전공했거나,
그에 가까운 실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이에 한 번 치이고, 실력에 또 한 번 치인다.
안되면 될 만큼 노력하고, 모자라는부분은
채워가며 우리는 하나의 소리를 향해 나아간다.
서툰 손끝이지만, 진심이 있다
그 진심이 모여서 어느새 우리는 ‘함께’라는 이름으로 묶여 <유쾌렐레>가 된 것이다.
코드 하나, 박자 하나를 맞춰가며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을 품는다.
세대의 벽을 넘는 선율 속에서,
내 삶의 위로가 되는 토요일의 다정한 위로.
생각해 보면, 인생은 선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진다.
손뜨개 필통과 쿠키, 그리고 우쿨렐레의 소리까지—
그 모든 것이 내 삶의 위로가 되어준 하루다
멜로디가 저녁 내내 귓가에 매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