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뻤다.
조그마한 기쁨이라 보여졌지만, 기뻤다.
누군가 내 글을 나누고 싶었고, 또 어떤 누군가는 내 글을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단순히 걸음마를 뗀 기분이라거나 자전거를 처음 혼자 탈 수 있게 된 기쁨과는 달랐다.
내가 자전거를 혼자 탈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그게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
전에 느낀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기쁨이었다.
2차원에 1차원을 더해 만들어진 3차원이 ‘원’을 ‘구’로 만들었듯이, 내게는 지금 순간이 그랬다.
바닥에 붙어있던 내‘원’이 순간 붕 떠올라 ‘구’가 되었다. [물론 아직은 미세하게 작은 질량을 가졌다]
역사 속에서 높은 차원을 알아냈던 이들이 그랬듯, 나 역시 높아진 차원 속에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을 증명할 의무 같은 것들을 가지게 되었다. 해서 내 최대 관심사인 ‘사랑’에 대해 나 나름의 증명들을 해나가려 한다.
증명들이 모여서 하나의 이론을 설명할 수 있을 때, 이론서를 낼 생각이다.
소설책으로 위장한 사랑에 대한 이론서.
"그러니까 조금 더디더라도, 그냥 쓴 글이 아닌 내 마음마저도 설득할 수 있는 글들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