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프다. 아픈 사람 중 우연히 천재들이 있는 것이지 천재이기 때문에 아픈 것이 아니다. 아무런 재능도 없이 그저 예민하기만 한 사람도 있다. 예민한 사람은 살아 숨 쉬는 것부터가 고통이다. 가끔은 내 심장소리조차 시끄러워 좀 조용해졌으면 하는 밤이 있을 정도니까.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운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일도 없었다. 내 문제는 풍선처럼 부풀어 버린 것에 있다. 안이 텅텅 비어서 휘휘 바람소리만 을씨년스럽게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