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The Transformation
아니,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이었습니다.
1888년, 영국의 젊은 의사 헨리 지킬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한 약을 만들고자 합니다. 인간의 본성을 선과 악 이 둘로 나눌 수 있는 약을요.
하지만 이 약을 만들기 위한 실험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실험을 위해서는 어느 누군가에게 약물을 주사해야 하는데, 이런 임상실험을 신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조롱하는 보수적인 병원 이사진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죠.
결국 지킬은, 그 실험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9월 13일 11시 56분, 실험을 시작합니다.
공식에 따라 정확히 조제한 약물을 자신의 왼쪽 팔에 투입하고 약의 효과를 기다리며
다시 실험일지를 쓰는 지킬.
"11시 58분, 모든 게 끝났다.
… "
약의 맛과 약이 퍼지는 기분을 느끼며 다 잘 될거라고 되뇌이던 그 때,
지킬은 갑자기 죽을듯 숨통이 막혀오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정.
2분 전까지 지킬이 있던 그곳엔
세상의 모든 악을 그대로 형상화한듯한 얼굴의 한 사내가 서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에드워드 하이드.
그렇습니다. 바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1막의 장면입니다.
이렇게 지킬의 내면에서 탄생한 하이드는 지킬의 삶을 뒤흔들어 놓고, 런던의 위선자들을 처단하고 다닙니다. 하이드가 나타나는 동안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지킬을 그의 약혼자 엠마는 기약없이 기다리고, 또 지킬의 '친구' 루시 역시 그를 그리워합니다. 지킬은, 하이드는,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요.
<지킬앤하이드>는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는 그렇게 크게 흥행을 한 작품이 아니었으나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며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2021년까지 여덟번의 시즌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뮤지컬을 단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도 '지금 이 순간'은 부를 줄 알고, 그 노래를 조승우, 홍광호가 불렀다는 것을 알 정도이니, 아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께도 반가운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 역시 이 작품 이후로 국내에서는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 데스노트, 웃는 남자 등 인기 작품으로 함께하며 사랑받는 작곡가가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2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을 앞두고 있는데요.
지킬 역 뿐만 아니라 엠마, 루시 역을 비롯해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늘 훌륭한 배우들이 함께 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 시켜주는 작품에
이번에는 과연 어떤 배우들이 찾아올지(돌아올지)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한 장면은
선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지킬에게서 하이드가 깨어나는 장면인만큼 1막에서 큰 전환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본격적인 시작이 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특히 고통에 휩싸여 무대 위를 구르던 지킬이 갑자기 하이드로 변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숨소리까지 멎게 합니다.
아, 오히려 제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에 놀라 헉 소리를 내는 관객들도 많더라고요.
글쎄 영화가 아닌데 한 배우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오늘의 넘버 'The transformation'은
바로 이어지는 하이드의 넘버 'Alive'와 함께 봐야 완성이 되는 느낌인데요.
지킬앤하이드의 공식 음원을 통해서 류정한, 홍광호, 신성록 배우의 버전을 들으실 수 있고,
장면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수년전 한 프로그램에서 박은태 배우가 연기한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 영상을 첨부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정말, 뮤지컬 팬들이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 영상은,,
실제 무대의 반의 반도 담기지 않은 거랍니다.... )
"자정.
모든 게 정상.
기대 이상의 발전.
자유"
https://youtu.be/rw2D82M9bBI?si=srggadig8EjQ_9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