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세상을 향한 영원한 헌사
“이 순간의 빛은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
“풍경 속에서 불현듯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 순간이 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온 힘을 다해 그립니다.
저는 순간을 붙잡아, 영원으로 남기는 화가입니다.
제 그림은 세상을 향한 감사함의 표현입니다.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Isabelle de Ganay : Moments (2025.09.12~2025.10.12)
반가운 친구의 권유로 오랜만에 급 문화생활을 했다.
생생한 도슨트 투어를 듣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는데,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
모네, 피사로, 시슬레와 같은 인상주의 거장들이 영감을 받았던 도시 —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루앙.
그곳의 미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이자벨(1960~) 역시 자연을 가까이에서 탐구하며 감수성을 길러온 작가다.
작가는 자신이 머무는 현장에서 포착한 ‘순간’을 그림에 담는다고 했다.
도슨트는 작품에 등장하는 실제 장소를 구글맵에서 찾아 두어 탭으로 보여주며 설명했고, 정확한 정보를 위해 작가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만나러 간 이야기까지 들려주었다. 그 열정에 절로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을 그려내기 위해
한 손에 붓 여러 개를 쥐고 단 두 시간 만에 유화를 완성하기도 한다는 이자벨.
숙련된 손끝에서 여전히 천진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느껴졌다.
하루 15분만 자연을 접해도 우울감과 피로가 해소된다고 하던데.
그림도 그런 작용을 하는 듯하다.
마음이 맑아지고, 몰입하면 공부하는 것 같고, 여행하는 것 같았다.
예술의 순기능이 아닐까 싶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다양하다. 인상주의 기법이 있는가 하면 다른 방식으로 그려진 그림도 있다. 달리 표현해도 모두 아름답고, 자연이고 꽃인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어쩌면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순간을 감사히.
좋은 전시였다.
도슨트를 따라 한 바퀴,
다시 각자의 속도로 또 한 바퀴를 돌며 감상했다.
덧붙이자면, 이 전시의 조명에만 약 2억 3천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대표님께서 꼭 전해달라 하셨다며 도슨트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