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지 아닌지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94
진심인지 아닌지
황현민
에스앤에스를 오래 하다 보니
사람들 마음을 알겠더라
열 길 물속을 알아도 사람 속 마음을 모른다고 했지만
모른다는 걸 아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아주 힘든 순간, 정말 중요한 순간,
그 순간에
아주 쉽게 사람들 속마음이 드러난다
너무 오랫동안 에스앤에스를 했다 랜선 친구들 속마음까지 이젠 다 알겠더라
그래서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다가 또 그 순간들이 오면 이제는 그러려니 해야 한다
그러려니 하지 못할 수준이라면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라면 그 친구를 차단한다
그 순간들,
아주 드물게 괜찮은 사람들이 보이기도 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니, 믿을만한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아직 그 순간들이 오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오랫동안 속마음을 들키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순간들,
열 길 맑은 물속을 보듯 사람 속 마음을 알 수 있다
오래 보다 보면 순간들이 많다 그 순간들, 아주 쉽게 사람들 속마음이 드러났다
짧은 그 순간들이 지나면 또 쉽게 감춰지고 잊혀지지만, 사람들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 속마음을 알아서 무엇할 것인가
그보다 더 소중한 것들도 많은데
사람 속 마음을 보려 말고 한결같은 그 마음을 알면 그만이겠다
그 마음은 또 매 순간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 마음이 진짜인지 아닌지
그 사람이 진심인지 아닌지
(C) 11/03/2022.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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