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팬

이런 적 처음이야!

by 릴리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은경선생님을 만나는 일.

"독서하셨나요?"

"운동하셨나요?"

"칭찬하셨나요?"

주옥같은 말씀으로 끝도 없는 육아의 나락에서 한줄기 빛처럼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어주는 분.

바쁜 일정 속에 힘들법한데, 항상 해맑은 웃음을 머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분.

학창 시절 연예인에게도 마음 뺏긴 적 단 한 번도 없는 내가 유일하게 빠진 그분.


오래전에 강의를 신청해 놓고, 강의 당일 하필, 태풍이 부는 어느 날이었다.

기어코 비바람을 뚫고, 우산이 다 뒤집어져가는데도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남편에게 문자를 하니, 카톡이 왔다.

"사생팬 나셨네ㅎㅎㅎ“


사전적 의미로 사생팬이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사로운 일상생활까지 추적하는 극성팬'이라고 한다.

그렇다. 내가 사생팬이라니... 공감능력 떨어지는 대문자 T남편의 말이 기분 나쁜 게 아니라, 너무나 찰떡같은 대답이라는 생각에 난 그만 이 단어야 말로, 은경선생님에 대한 나의 마음을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라 못 박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난 매일 아침 이은경선생님 유튜브로 하루를 시작하고, 선생님 인스타 피드에 혼자 빵빵 터지며, 어떤 수업을 하시는지 궁금해 유료강의도 곧 잘 결제해 듣고, 은경쌤이 내신 책, 일력, 다이어리등도 꾸준히 구매하는 열혈 구독자였던 것이다.

둘이 찍은 사진도 있으며, 선생님의 친필 사인도 있다. (팬분들 많이 부러우실 듯^^)


그런 선생님이 브런치 프로젝트를 모집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긴가 민가, 선생님을 믿을 수 없다기보다 나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 섣불리 신청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일 년 뒤, 많은 분들의 후기를 읽고 "어머, 이건 해야 해!"신의 개시처럼 결제 버튼을 눌렀다.


태풍을 뚫고 킨텍스로 강의 들으러 갔던 날 받은 사인, 이날 쌤이랑 찍은 사진도 소장중 ^*^


그렇다.

그것이 나를 또 다른, 새로운 시작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브런치프로젝트 첫날, 오랜만에 느끼는 두근거림과 설렘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엄마로서의 살아있음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의 살아있음이었다.

실로, 이 글쓰기의 설렘은 "운동, 독서, 칭찬" 과는 다른 힘이었고, 활력소였다.

"엄마, 내 이야기도 썼어?"

"엄마, 진짜 작가 되는 거야?"

"엄마, 엄마 책 나오면 내가 꼭 사서 읽을게"

"오~양작가! 축하해!!" "얼른 주위에 알리고 싶어~"라고 말해주는 아들들과 남편 덕분에, 그리고 실력 있는 조교선생님과 여러 매니저님들, 그리고 끝까지 함께 으쌰으쌰 하는 2기 동기분들의 긍정적인 영향력 덕분에,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어릴 적에는 읽고 생각하는 내가 마냥 좋아서 책이란 걸 읽었다. 이제는 나만의 색깔을 지닌 문체들로 그 흔적을 남겨보고자 더 열심히 책을 읽어 내려간다.

느지막이 쓰는 삶이 주는 행복감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작가로서 내 남은 인생을 한 발자국씩 나아가려 한다.


나에게도 꿈이란 게 있었다. 그 시절,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고군분투했고,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날들에 좌절했었다. 마흔을 바로 앞에 둔 나는, 예전보다 더 단단해졌고 편안해졌다. 독자들이 내 글을 읽고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끼고, 단정해짐을 느낄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채워보고 싶다.


그래서라도, 이 팬심을 무기 삼아, 끝까지 은경쌤과 함께 갈 것이다. 또 다른 142명의 사생팬과 함께.


정말, 내 인생에

이런 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