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달리기
남자친구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러닝을 했다. 평소에 100m도 겨우 뛰는 나인데, 친구들은 7km를 뛰고 나는 중간에 빠지기로 했기에 결론적으로 총 3.5km를 뛰었다.
1km 까지는 그다지 숨이 차지 않고 뛸 수 있었는데 2km 정도 되니까 점점 숨이 가쁘고 힘들어졌다. 더 오래 뛸수록 체력적으로 버겁고 힘겨워졌다. 처음부터 나는 중간에 빠지기로 했던 목적지가 있었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생각보다 이른 지점에서 나는 헤어졌다.
총 25분을 뛰었는데 마지막 10분 정도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총 네 명이 같이 뛰었는데 내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 내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 된 것은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함께하는 친구들의 격려. 러닝 처음 하는데 이 정도 있는 건 정말 대단하다며 함께 뛴 세 명이 돌아가면서 각자 다른 본인들의 언어로 힘을 주고 용기를 주었다. 남자친구는 역시 기본 체력이 있다며 격려해주었고, 다른 동생은 앗싸 이제 언니랑 러닝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격려해주었고, 직장 동료는 역시 우리 회사 인재라며 무논리의 격려를 해주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뒷사람 등 뒤에 바짝 붙어서 뒷사람 발을 보면서 뛰라는 조언이었다. 획실히 그 조언이 실재적인 도움이 되었다. 막판에 그렇게 뛰니 몇 초가 지났는지, 몇 미터를 뛰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이상 애플 워치를 보지 않게 되었으니까. 3.5km까지 뛰고 친구들을 보내고 난 이후, 땀은 범벅이었지만 마음만큼은 한결 가볍고 건강해진 느낌이었다.
삶의 여정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여정이 길고 험난하고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나 혼자 끝없는 오래 달리기를 하는 것 같고,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두렵고, 이미 경험해 보아서 두렵고,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들이 종종 닥쳐온다. 그러나 다 같이 러닝 하는 것처럼 믿을 수 있는 동역자가 있는 공동체와 함께 한다면 서로에게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러닝 할 때 앞사람에 바짝 붙어 따라가는 것처럼 하나님께 바짝 붙어 따라간다면 인생의 여정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