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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an 15. 2022

<블러프> 포커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이 테이블 위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의 대답은?



1. 문보영 시인을 만나 싸인을 받은 적이 있다. 시인은 어린왕자의 상자를 하나 그리고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두려움’이라 답했다. 시인은 상자에 ‘두려움’이라 적었다. 언젠가 토론 수업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한 적이 있다. 나는 ‘두려워 본 적이 없어 두렵다.’라고 답했다. 이렇다 하게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다. 그런 두려움에 빠져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는 어떻게 거쳐나가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환경만을 거치는 것(지속적인 성공만 하는 것)은 잠재적인 리스크다.


(95) 학습에서 승리는 적이다. 재난은 훌륭한 교사로 우리에게 객관성을 가르친다. 최고의 망상인 과신을 깰 도구는 재난뿐이다. 궁극적으로 승리와 재난은 모두 사기꾼이다. 그들은 늘 바뀌는 결과일 뿐이며 다만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좋은 학습 도구일 뿐이다.

 

Q. 어떤 분야에서 지속적인 ‘승리’를 하다 ‘재난’을 겪으며 크게 학습한 경험이 있는가?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보자. 지속적인 ‘승리’는 하지만 ‘재난’을 겪고 학습한 경험이 없다면 그 분야는 무엇이며, 지속적인 ‘승리’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 최근 한 스타트업의 마케팅 이사로부터 이직을 제안받았다. 신입 채용으로 포지션이 공개적으로 오픈되어 있는 자리였다. 구체적인 처우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 이사와 미팅을 한 번 가진 상태였다. 그는 무조건적으로 함께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한 상태였다. 연봉 등 다른 처우가 낫지 않다면 회사를 옮길 이유가 없었다. 오픈된 신입 티오로 간다면 지금보다 처우가 안 좋을 확률이 높았다. 해서 구체적인 처우에 대한 문의와 마케팅 이사가 아닌 대표이사와 만나서 미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번 ‘튕겼다.’ 그랬더니 대표이사와 협의 후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는 답변이 왔다.


(138) 내가 하는 일 혹은 하지 않는 일 때문에 누군가가 돌아설지 모른다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리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떠보기로 했다. 요즘은 프리랜서 일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답신을 보냈다. 다음 책을 쓰고 있다고 하면서 거절하지 않고 판을 계속 열어둔 것이다. 이제 공을 저쪽으로 넘겼으니 자리의 힘은 내 쪽에 있다. 먼저 상대의 대응을 확인하기 전에는 어떤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때가 되기 전에는 나의 핸드가 얼마나 강한지 아무것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 / 하루가 지난 후 이메일이 왔다. 전보다 원고료를 많이 주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다. 기회였다. 예전의 나였다면 덥석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바로 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더 영리한 전략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그걸로 충분할지 모르겠다고 반격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 일을 받으려면 주로 글을 싣는 잡지사에서 받는 것보다 더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의 베팅에 레이즈를 하지 않고 콜만 하는 셈이었다. 계속 판에 남아서 어떤 일이 생길지 보는 것이다. 다음 이메일에서 1 글자당 3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됐다. 이 판을 이겼다.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어냈다. '고마워요, 공격적인 멍청이 씨. 당신은 나를 참 잘 가르쳤어요."


Q. 누군가의 제안을 단번에 수락하는 대신 ‘튕긴’ 덕분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받으며 ‘콜’을 한 경험이 있는가? 혹은 그 반대의 경험은?



3.

(162) 1966년 미국의 심리학자 줄리언 로터가 처음 소개한 '통제 위치'라는 개념이 있다. 외부 환경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 자신의 행동(기술)에 따른 것일까, 아니면 외부 요소(운)에 따른 것일까? 통제 위치가 내부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실제보다 더 많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통제 위치가 외부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은 크게 중요치 않으며 사건은 예정대로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 대개 통제 위치가 내부에 있을 경우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사건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다. 말하자면 자신의 운명에 대한 통제권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여긴다. 반면 통제 위치가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더 잘 걸리고 일에서도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다. / 하지만 확률 문제처럼 외부에 통제 위치를 두는 것이 정확한 반응일 때도 있다.



Q. 자신의 ‘통제 위치’는 내부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4. 신문방송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3년 전 ‘광고’ 직무로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3년 후 ‘정보기술팀’이라고 부르는 IT부서로 발령이 났다. 팀원 전체 중 유일한 비전공자 팀원이 되었다. 퇴사하지 않는 한 최소한 다음 인사발령까지 팀을 바꿀 힘은 없다. 지금 당장 퇴사할 생각은 없다. 직접 코딩을 하진 않으니 사업을 진행하며 외부 업체를 컨트롤하는 IT 지식을 키워나갈 수밖에.


(196) 뛰어난 플레이어들은 그렇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그런 사고방식은 기운을 뺀다. 자신을 과도하게 피해자로 만든다. 피해자는 이기지 못한다. 테이블 운이 나쁘다고? 플레이를 더 잘하게 만드는 까다로운 테이블일 뿐이다. 테이블은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모든 내면의 힘을 끌어모아서 최고의 게임을 해야 한다. 그것을 공부할 기회로 보라. 계속 나쁜 카드를 받는다고? 그 사실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의 얼굴이 그 사실을 광고하면 모두가 당신을 밀어붙일 것이다. 당신은 순순히 폴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극적인 이미지를 이용할 기회로 삼아 시기적절하게 나서면 갑작스레 우위를 잡을 수 있다. 최고의 플레이어는 포켓 에이스가 없어도 이긴다. 모든 게 보기 나름이다. (중략) 결과는 중요치 않다. 현명하게 선택했다면 같은 선택을 계속해야 한다. 불운한 결말에 집착하는 것은 그저 해로울 뿐이다. 그 쓰레기는 남의 집 마당에 버리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의 정신을 중독시키며 향후 명료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저해한다.


Q. ‘테이블은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모든 내면의 힘을 끌어모아서 최고의 게임을 해야 한다. 그것을 공부할 기회로 보라.’라는 말처럼 지금 당신이 바꿀 수 없는 테이블은 무엇인가? 그리고 앞으로 그걸 공부할 기회로 볼 수 있겠는가?




5.

(168) 실력이 쌓이면 때론 시야를 잃기도 하는데, 말하자면 오토파일럿 상태가 된다. 익숙한 일이니까 운전을 하면서 휴대폰을 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 일이 얼마나 어렵고 운이 많이 작용하는지 잊어버린다. 물론 그럴 때가 불운에 가장 취약하다. 교통사고가 집 근처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집 근처를 자주 다닐 수밖에 없는 데서 오는 기준 비율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안일함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곳에 있을 때 오토파일럿 상태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Q. 너무 익숙한 나머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가 사고가 난 경험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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