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라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 슈퍼스타이기에 늘 나의 세대의 노래였던 음악도 좋아했고, 예능 오프더레코드를 참 좋아하며, 나를 예능의 3인칭으로 생각하며 나갈 옷을 정하고 말해보기도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좋아했던 건 효리네 민박. 그땐 내 인생에서 참 험난한 폭풍 같은 시간으로, 몇 번째 퇴직을 하고 제주도 보름 살기 두 번짼가 세 번째 할 때였다. 이미 제주도를 잠깐이나마 살아봤고 그 겨울의 제주도 마지막 날들을 앞두고 효리네 민박 신청자 접수 소식을 봤다. 눈문콧물 흘리며 사연을 썼지만 그 행운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방영된 프로그램을 몇 번이나 보며 제주의 그 공기와 풍경과 냄새를 킁킁 거리며 맡으며 참 행복하게 봤다.
효리언니는 늘 대단하다. '부캐'의 가능성도 알게 됐다. 맞지, 나도 여러 가지 모습이 있지. 그렇지.
이제 5살과 두 돌이 된 3살 아기를 키우는 애기엄마만이 아니라, 허술하고 늘 허허대지만 사랑스러운(?) 아내가 기도, 책을 좋아하고 대화를 좋아하는 친구이기도 하고, 늘 어른인 척하는 학부모이기도 하니까.
효리언니를 가끔 생각한다. 나도 내 안의 효리언니가 있다. 강하기도 하지만 허술하기도 하고 마음 따뜻한 딸과 아내이기도 한 효리언니가.